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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딸기’의 명성을 세계로, ‘덕화딸기농원’

육묘와 선별의 어려움 극복할 수 있는 시설과 기술 시급

2020년 11월 20일(금) 14:43 [(주)고창신문]

 

ⓒ (주)고창신문


옥녀봉이 두 팔로 감싸 안은 요람 같은 마을, 다섯 겹이불 속에서 딸기가 붉게 익어간다. 바야흐로 딸기 철이 다가오고 있다. 신림면 덕화리 ‘덕화딸기농원’은 곧 시작될 딸기 수확을 앞두고 수런수런 들뜬 분위기가 공기 중에 가득하다.

예전에 딸기 철은 5월이었지만, 이종헌(34) 덕화딸기농원 대표는 “성탄절 즈음에 나오는 12월 딸기가 가장 당도가 높고 맛있다.”고 말한다. 11월 중순부터 수확이 시작되면 첫 수확에는 하우스 3동 전체에서 7상자 정도 나오는데 3일 후에는 20상자, 그 다음 3일 후에는 40상자, 이런 식으로 배가되다가 화방이 터지면 하우스 1동에서 80상자 정도 출하된다.
첫 수확 때가 가장 기쁘다는 이 대표는 올해 수확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가격은 그에 반비례하여 12월에는 한 상자에 2만 원에서 2만5천 원 정도 하다가, 1월에는 만 팔천 원, 2월에는 만 오천 원, 3월, 4월에 접어들면 만 원으로 떨어진다. 11월부터 수확이 시작되어 다음 해 6월까지 지속적으로 수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빨갛게 잘 익은 딸기 하나를 들어 보이며 “요즘에는 이 딸기 하나에 2천 원 하는 셈”이라고 말하는 이 대표의 표정에는 자부심이 가득하다.

올해로 4년째 딸기농사를 짓고 있는 이 대표는 딸기농사를 마라톤 경주에 비유한다. “벼농사가 6개월 농사라면 딸기농사는 18개월 농사라고 보아야 합니다. 보통 9월 중순 경에 식재를 하면 그 순을 모주로 삽목 해서 다른 육묘장에서 다시 새로운 농사가 시작됩니다.” 돌림노래처럼, 시작은 다르지만 똑같은 두 과정이 병렬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과정이 길다보니 기술력에 따라 성패가 달라진다. 하우스 피복을 “내 살 같이” 돌봐야 하고 특히 겨울에는 3시간만 무관심하게 놓아버려도 농사를 망칠 정도라고 한다.
모든 과정이 하우스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등 단점에도 불구하고 투자비를 단기간에 거둘 수 있다는 것이 딸기 농사의 장점이다. 평당 10만 원 정도 순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하우스 3동 농사를 지으면 6천만 원을 순수익으로 기대할 수 있다.

몇 년 전만해도 벼농사만 하던 이 대표가 딸기 농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벼농사 후 겨울 동안 할 일을 만들고 싶어서였다. 딸기 농사가 그렇게 긴 시간이 필요한 농사인 것을 모르고, 벼농사 6개월, 딸기 농사 6개월을 지을 요량이었다. 첫해 하우스 한 동, 200평을 지었는데 2천만 원의 소득을 올리고 사업적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하였다. 이듬 해 600평 농사를 지었는데 비용 절감을 위해 자가 육묘에 도전하였다가 수익이 삼분의 일 정도 감소하는 뜨거운 맛을 보고 육묘기술의 필요성을 절감하였다. 육묘는 하우스에서 이루어지는데, 고창은 해발이 낮아 하우스 안의 기온이 40℃ 까지 오른다고 한다. 딸기는 30℃ 가 넘으면 피해를 입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극복할 수 있는 육묘기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지금은 하동에서 모를 사오기 때문에 모 구입에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한다.

‘고창 수박’하면 모두가 인정하지만, ‘고창 딸기’하면 “고창에서도 딸기가 나와?” 할 정도로 고창은 딸기 농사에서는 후발주자이다.
농업기술센터에서 3년 전부터, 선두주자인 완주군 삼례의 장광식 마이스터 교수님을 모셔다가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연구 지원한 결과, 지금은 30농가가 딸기를 재배하고 있고 재배기술도 많이 향상되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제일 시급한 문제는 육묘와 선별이다. 선진화된 육묘시설과 기술만 있어도 초기 투자비용의 상당부분을 절감할 수 있다.
딸기 선별 역시 딸기의 부가가치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같은 딸기여도 선별에 따라 크게는 한 상자 당 두 배까지 차이가 난다고 한다. 고창 딸기가 품질 면에서는 어디에 내놓아도 떨어지지 않지만 선별과 포장 기술이 없어서 제 값을 못 받기 때문에 안타깝다는 설명이다. 오래 농사를 지은 사람들에게는 선별이 큰 문제가 아니겠지만 고창의 딸기 농가들은 귀농인이 많다보니 농사초보자들이라 선별에 애로 사항이 많다.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야 하는데 농가의 수도 적어서 일손이 부족한데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움이 가중되었다. 자동선별기가 꼭 필요한 상황이지만 2억이나 되는 큰돈이 투자되기 때문에 행정적 지원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고창의 딸기 농가들은 ‘딸기 연구회’와 ‘딸기 공선회’를 조직하여 공동선별, 공동출하, 공동정산까지 같이 하며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 조직에서 총무로서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 이 대표는 아이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아이들과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빨리 빚을 다 갚고 안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농민으로서 바람이 있다면, 내가 지은 농산물이 국내의 밥상 뿐 아니라, 국기(國旗)를 달고 다른 나라에 수출되어 외국의 식탁에도 오르도록 하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다.
‘고창 딸기’가 ‘고창 수박’만큼 명성을 얻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원한다.
유석영 기자

고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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