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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교육문화회관, 사랑채처럼 드나들며 치유받는 공간으로

2025년 08월 27일(수) 12:37 [(주)고창신문]

 

인터뷰 - 선운교육문화회관 오인 관장


선운교육문화회관, 사랑채처럼 드나들며 치유받는 공간으로


ⓒ (주)고창신문

고창읍 선운교육문화회관에 지난 7월 오인 관장이 부임했다.
선운교육문화회관(이하 회관)은 운영진이 바뀌며 새 기운과 의지를 담은 신선한 각오로 한층 더 성숙한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본지는 회관을 찾아 오인 관장으로부터 그의 삶과 철학, 그리고 회관의 미래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어떤 것에도 머물지 않는 평정한 마음으로
붓글씨와 한문 고서에 유난히도 매료되었던 어린 시절을 보내고, 스무 살에 『금강경』을 만나 출가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금강경』을 읽었을 때, 평소 삶의 고민과 맞아떨어지는 깊은 울림을 느꼈고, 그때부터 부처님 제자로서의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수덕사의 비구니 도량인 견성암에서 시작했던 참선 수행으로 이끌었던 경문(經文)이 바로 『금강경』의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이었습니다.
육조대사 혜능 스님이 깨달음을 얻은 계기가 되었다고 알려진 이 게송은 ‘어떤 것에도 머물지 않고 평정한 마음을 가져야 함’을 의미합니다. 즉, 어떤 대상에 접촉할 때 생겨나는 좋은 느낌, 싫은 느낌 등 분별심과 집착을 버리고 청정한 본래의 마음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출가수행자로서의 삶을 45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개인 사찰은 운영하지 않고 오롯이 선방과 참선 수행에 전념했습니다. 불교의 본질은 기복(祈福)이 아니라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도 간화선(看話禪) 수행은 저를 받치고 있는 정신적 반석입니다.
이제, 김포 중앙승가대학 교수로 정년을 1학기 남긴 시점에서 선운사와 인연이 닿아 고창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고창에서의 생활을 시작하면서 주변 지인들에게 “사회 속에서 공부하러 간다”고 말했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불교라는 온실 속에서 생활했지만, 고창에서의 삶은 생활 속에서 부처님 말씀을 실천하고자 하는 회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선운사가 『금강경』을 독송하는 도량이라는 것을 알고 신기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부처님 제자로서 첫발을 내디딜 때와 마찬가지로 마무리도 『금강경』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생활 속 문화로 고창의 젊은 세대 만날 것
관장으로서 현실적으로 느끼는 고민은 오늘날 우리나라 불교가 당면한 과제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호남지방의 불교는 젊은 세대 유입이 부족하여 신도층이 고령화되고 있는데 이러한 원인은, 불교가, 사찰이라는 관광자원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하고 사회적 소통에 소극적이라는 평가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회관은 젊은 세대와 만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 생활 문화 속에서 불교의 장점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교문화를 전공한 경험을 잘 살려서 회관을 불교와 청소년, 그리고 지역문화가 활발하게 만나는 장소로 정착시켜 나가고 싶습니다.
특별한 의식이나 종교적 틀 속에만 머무르는 불교가 아니라, 일상적 삶 속에서 고창군민과 자연스럽게 만나는 회관이 될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가고 싶습니다.

지역과 함께하는 문화거점
회관 1층 담마베이커리카페를 비롯한 갤러리, 2층의 백파홀과 스터디카페, 그리고 3층의 명상실 ‘보리수 아래’는 단순한 공간을 넘어 지역민의 문화 거점이며 이를 ‘고창의 랜드마크’로 만들고 싶습니다.
회관 3층 법당에 모셔진 반가사유상이 청년 부처님의 상징이라는 점도 청소년들에게 친근함을 주는 공간으로 기능하고자 하는 회관의 목적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오늘날 청소년들이 절을 찾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회관은 지역 청소년들에게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각종 장학사업을 비롯하여, 방과 후 아카데미, 공동육아 나눔터, 그리고 반야스터디카페까지 모두 지역 청소년들에게 열려 있습니다.
공간이 필요한 지역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공간을 내어주고, 문화를 매개로 다가간다면 청소년들이 불교적 가치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번은 초등학생들이 회관 2층 백파홀에서 놀고 싶다고 해서 문을 열어 준 적이 있습니다. 특별한 놀이기구가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즐겁게 깔깔거리며 한참을 놀다 간 아이들을 보며, 회관이 아이들의 추억 속에 즐겁고 따뜻한 기억으로 남는 것 자체가 보람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추억이 씨앗이 되어, 언젠가 그들의 삶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이 발현될 거라고 믿습니다.

명상,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길
올해는 버스킹 공연을 시작으로, 치유·예술 프로그램을 일상화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버스킹·전시·강좌 등이 꾸준히 이어져 인문적 성찰과 치유의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현재도 1층 담마갤러리에서는 27일부터 문을 연 ‘치유미술전_윤재철 담마초대전’이 9월 17일까지 진행됩니다.
3층 법당 겸 명상실은 불자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입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셔도 됩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경험이지요. 최근 조계종 총무원에서 ‘하루 5분 선명상’을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 생각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마음을 내려놓는 훈련은 곧 삶의 지혜로 이어집니다.
아이들과 청년, 주민들이 이 공간을 사랑채처럼 드나들며 배우고 즐기고 치유받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곧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일이자, 저의 회향입니다.
회관은 2014년 선운사 본·말사 스님들과 불자님들의 후원으로 고창읍 뉴타운에 부지를 매입하여, 2019년 건물을 완공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뜻을 받들어 지역인재를 양성하고 청소년 포교를 통해 부처님 가르침이 후대에 이어지도록 역할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선운교육문화회관은 나눔과 봉사의 정신을 바탕으로, 교육과 문화, 사회복지를 통해 고창 지역민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리며, 자주 방문해 주시길 바랍니다.

유석영 기자

고창신문 기자  .
“서해안시대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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