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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람사르 습지에 등록된 고창갯벌의 중요성 재조명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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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람사르 등록 습지 생태 보고 “순천만 갯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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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8월 17일(화) 09:16 [(주)고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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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만 | ⓒ (주)고창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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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말똥게 | ⓒ (주)고창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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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순천만 서식 새. | ⓒ (주)고창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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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짱뚱어 영역싸움 | ⓒ (주)고창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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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순천만 부두 | ⓒ (주)고창신문 | |
검은 갯벌에 펼쳐지는 한여름 녹색 갈대 군락과 붉은 칠면초
위 치 : 전라남도 순천시
람사협약습지등록 2006년 1월 20일
면 적 : 75㎢
순 천 만
당신이 삶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할 무렵
당신은 먹먹한 외로움에 옆구리를 쓸어
안으며 이 곳 순천만을 찾아도 좋다.
그러면 더 오래된 외로움이 당신을 안아주리라.
그 텅 빈 적막에 저녁이 찾아오면 당신은 젖은
눈시울이 되어 순천만의 일몰을 바라보아도 좋다.
아침 머나먼 나라에 날아온 철새떼들이 일제히
날아오르리라.
당신은 이 대자연의 화음에 말없이 호응하면 된다.
숨죽인 채 이 광경을 바라보라.
눈을 들어 흑두루미와 먹황새의 고고한 몸짓을,
오랑부리저어새떼들의 그 숨막힐 듯 황홀한 군무를
바라보고, 눈을 내려 바람에 속삭이는 칠면초 군락을
쓰다듬어 보라.
더 어두워져서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
이 생명의 순롓길을 가슴 속에 새겨두고 영혼의
발걸음으로 되밟아 올 일이다.
- 순천만 갈대 밭 가운데 글쓴이도 없이 돛 위에 그려져 바람에 펄럭이는 시-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순천만. 몇 년 전 가본 적도 있어서 순천만 답사를 앞두고 특별한 설렘이나 기대는 없었다. 그러나 그 때의 느낌과 지금의 느낌이 이렇게 다를 줄이야……. 람사르 협약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몇 년 전의 나는 갈대가 주는 낭만에 약간의 호기심을 느낀 관광객에 불과하였기 때문에 그저 갈대밭 샛길을 몇 발자국 걸어보고 순천만을 다 보았다고 생각하였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라는 구절이 다시 생각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 글귀는 정조시대 유한준의 "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지즉위진애 애즉위진간 간즉축지이비도축야: 알면 곧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으로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니 그것은 한갓 모으는 것은 아니다.)"라는 글귀를 캐내고 가공한 미술평론가 유홍준에 의해 널리 사랑받는 보석이 되었는데, 이 구절을 통해 비로소 무의식 속에 묻혀버릴 나의 의식을 표현하게 되었으니 그렇게 모든 사람들의 무의식에 잠겨있는 감정이나 생각들을 적절하고도 아름답게 표현해내는 재능이 지금 이 시점 너무 부러울 따름이다.
남해안 중서부에 위치한 순천만은 행정구역상 전라남도 순천시와 고흥군, 여수시로 둘러싸여 있다. 지도상으로는 길게 뻗은 고흥반도와 여수반도로 에워싸인 큰 만을 순천만이라 하는데, 행정적으로는 순천시 인안동, 대대동, 해룡면 선학리와 상내리, 별량면 우산리, 학산리, 무풍리, 마산리, 구룡리로 둘러싸인 북쪽 해수면만을 순천만이라 일컫기도 한다. 행정구역상의 순천만의 해수역 만을 따진다 해도, 75㎢가 넘는 매우 넓은 지역으로 2006년 1월 20일 람사르 협약에 의한 보호습지로 지정 등록되었다.
순천만은 그 역사가 자그마치 8000년이나 된다. 지질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지구상의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해수면의 높이가 160m쯤 높아지면서 우리나라의 서해가 육지에서 바다로 변하고 한반도의 모양이 지금의 형태로 변하였다고 한다.
이때 기수지역으로 바뀐 순천만은 강물을 따라 유입된 토사와 유기물 등이 바닷물의 조수작용으로 인하여 오랜 세월동안 퇴적되어 왔고, 그 결과 지금의 넓은 갯벌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질은 백악기의 하양층군과 유천층군으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만의 주위로 구성되어 있는 백악기 지질층 밖으로는 신생대의 퇴적암류가 자리하고 있다.
순천만 일대의 평균 기온은 13.9℃로, 다른 지역에 비해 연교차가 작은 기후를 나타낸다. 남해에 인접하여 해양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1년 중 가장 추운 달의 평균 기온이 0℃ 일 정도로 온화한 기후를 갖고 있다. 연강수량은 1308㎜이며, 대부분 여름철에 내린다. 겨울철 기온이 비교적 높아 고등원예재배가 발달하였다. 연간 일조시간은 2504.6 시간이고, 연평균 일조율은 45%이다.
순천만은 오랜 역사를 가진 만큼, 반만년 우리 조상들의 역사 속에도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삼국시대 때는 지금의 도사, 별량, 해룡 등이 광활한 갯벌과 모래로 되어 있었음을 입증하는 기록이 남아 있다. 또 조선시대에는 홍두 지역에 곡물을 저장하여 임금께 진상하는 해창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홍두는 예전에는 갯벌이었으나 근세에 간척을 통해 들로 바뀐 곳이다. 현재의 인안들과 중원들 역시 이전에는 갯벌이었으나, 식민통치 때 일본인에 의해 간척되어 들로 바뀌었다. 일제 시대부터 지금까지 수십 년 간의 경제개발로 순천만의 많은 갯벌이 간척되어 없어졌다. 그러나 만의 서부와 북부에는 아직도 세립질(細粒質) 퇴적물의 축적이 활발하여 갯벌이 점점 확장되고 있다.
간조 시에 드러나는 갯벌의 면적만 해도 총면적이 12㎢에 달하며, 전체 갯벌의 면적은 22.6㎢나 된다. 순천만이 특히 일반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거대한 갈대 군락 때문일 것이다. 순천 시내를 관통하는 동천과 순천 상사면에서 흘러오는 이사천의 합류 지점으로부터 순천만의 갯벌 앞부분까지 총면적 5.4㎢에 달하는 거대한 갈대 군락은 ‘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장관을 보여준다. 갈대밭은 가을에만 아름다울 거라 생각하였는데, 여름의 푸른 갈대밭도 이에 못지않다. 바람불면 쓰러지고 일어나는 갈대들의 몸짓이나, 속삭이듯 말을 걸어오는 그들의 세월을 가늠할 수 없는 이야기들은 빈약한 내 언어의 창고를 부끄럽게 한다. 이렇게 가까이 만나는 갈대도 좋지만, 멀리서 보는 광경에 우리는 또한 매혹당하지 않을 수 없다.
갈대밭 사이를 가로질러 보이는 용산(순천시 해룡면 선학리)을 30분정도 오르면 순천만의 경관이 한 눈에 들어오는 용산 전망대가 있다.
용산 전망대에 오르는 길은 애초의 가파른 계단길이 폐쇄되고 지금은 조금 편하게 돌아가는 길만이 열려있는데, 초입에 유모차를 가져갈 수도 있는 편안한 길이라고 안내되어 있으나 어지간한 장사가 아니면 유모차까지는 좀 무리일 듯 싶었다. 길의 초입을 지나 이제 오르기 시작한다 싶었는데,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명상의 길’과 ‘다리 아픈 길’이다. 가만 보니 사람들이 대부분 ‘다리 아픈 길’로 들어선다. 뜨거운 여름날 뙤약볕아래 사람들은 왜 다리 아픈 길을 선택하는 것일까? 나 역시 망설일 것도 없이 다리 아픈 길로 들어섰는데, 그 이유는 바로 ‘시간’이었다. 잠시 돌아갈 여유를 가지지 못한 우리의 삶은 멀리 갈대밭 너머 남해의 끝 숲 속에서마저 그 치열함을 떨쳐내지 못하는 것인가?
숲길엔 성급하게 떨어진 아기 도토리와 아기 밤송이들이 마실 물을 가져오지 못한 나의 타는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벌써 가을을 예고하고 있었다. 중간 중간 사진을 찍느라 지체한 시간까지 합하여 30여분 올랐을까? 잘 지어진 전망대가 반갑다. 전망대에서의 순천만은 S라인을 보여주며 포즈를 취해준다. 밀물 때는 바닷물이 펑퍼짐한 옷처럼 그녀의 S라인을 감추어 버린다한다. 굴곡진 수로와 잘 어우러진 갈대밭과 붉은 칠면초 군락은 모든 곳에서 뜨고 지는 해마저 신비하게 만들고 흔한 바람마저 아름답게 만든다. ‘아! 그래서 2006년에 한국관광공사 최우수 경관 감상형 관광지로 선정되었구나!’ 싶다.
보는 각도가 달라지면 안 보이던 것이 보이게 되는데 용산 전망대에서 갈대밭을 내려다보면 평면에서는 보이지 않던 미스터리 써클이 신비감을 준다. 기름위에 뜬 물방울처럼 흩어지지 않게 손을 꼭 잡고 강강수월래를 하고 있는 것 같은 갈대들은 어쩌면 효율적인 세력 확장을 위해 원형진을 전략적으로 구사하는 전사들 같기도 하다. 또한 깊이와 조건에 따라 갈색, 검회색, 하늘색, 상아색, 청회색, 투명한 비취색이 교차하면서 달라지는 색색의 바다와 바람의 신호에 맞추어 카드 섹션 하듯 움직이는 갈대밭의 모습은 산을 오르느라 기꺼이 땀 흘린 자에게만 베푸는 그들의 선물이다.
좋은 계절 좋은 날씨를 고를 처지가 못 되어 뜨거운 여름날 땡볕아래 용산에 올랐지만,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가슴이 탁 트이는 비경은 땀으로 홀딱 젖은 볼썽사나운 몰골을 충분히 보상해 준다.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갯벌에 의존하여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생명체들의 삶이 보인다. 갈대밭 샛길에서 보이는 갯벌에는 갯벌의 지주(地主) 짱뚱어를 비롯하여 이름도 재미있는 붉은발말똥게와 농게, 갈게, 방게, 밤게, 콩게, 칠게 등 수 많은 게들과 갯지렁이, 조개류 등이 살고 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한가하고도 바쁜 그들의 삶이 인간의 삶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한가롭게 일광욕을 즐기는 녀석이 있는가하면 지느러미를 세우고 입을 벌려 상대를 위협하며 영역싸움에 여념이 없는 짱뚱어 녀석들도 있다.
이러한 저서생물뿐 아니라 칠면초, 방석나물, 함초, 나문재, 갯잔디, 갯메꽃, 갯개미취, 모새달, 해홍나물 등 염습지에 뿌리를 내려 살아가는 다양한 염생식물들도 순천만의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일년 동안 일곱 번 색깔이 변한다하여 이름 지어진 칠면초는 처음에는 녹색이지만, 점차 홍자색으로 변하여 그 화려한 붉은 빛깔은 녹색이나 황금색의 갈대군락과 검은 갯벌에 아름다운 효과를 준다.
은신처와 먹이가 풍부한 곳에 새들이 깃들기 마련이어서 순천만에는 천연기념물 19종을 포함해 230여 종의 새들이 서식하거나 겨울을 나기 위해 온다. 매년 겨울이면 천연기념물 제228호 흑두루미와 검은목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민물도요, 큰고니, 흑부리오리 등 수천마리의 물새들이 월동하고 봄, 가을에는 저어새와 노랑부리백로, 도요, 물떼새 등이 중간 기착한다. 순천만은 전세계 습지 가운데서도 희귀종 조류가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흑두루미는 매년 300마리 이상 월동하는데, 10월말 찾아오기 시작하여 이듬해 3월말까지 머문다. 장수와 행운, 부부애, 고귀함을 상징하는 두루미는 2007년 10월부터 순천시의 시조(市鳥)로 지정되었다. 귀한 것은 한 번에 얻어지지 않는 법이니 흑두루미를 만나러 겨울에 다시 와야겠다.
만나기 힘든 스타 흑두루미보다 더 반가운 것은 늘 옆에 있어주는 친구 같은 백로와 왜가리 그리고 목소리 걸쭉한 갈매기였다. 우리가 용산 전망대를 올라갈 때 보았던 왜가리는 급히 먼 바다로 떠나는 물길을 길목마다 지키고 있었는데, 돌아오는 우리의 지친 발걸음이 그 옆을 다시 지날 때에도 그 자세 변함없이 충실한 파수꾼처럼 서 있었다.
그의 당당하고 우아한 모습은 용산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미스터리 써클 갈대군락과 함께 순천만의 상징처럼 남았다.
기획취재 - 김희정·이숙희, 글 - 유석영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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