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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_신우영어조합법인

"소외계층 일자리제공과 이윤창출 함께"

2014년 04월 22일(화) 10:49 [(주)고창신문]

 

지난해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신우영어조합법인>은 대표인 김미경(43) 씨를 필두로, 사회적기업으로서 발돋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직원의 반이 65세 이상이라는 <신우영어조합법인>은 예비사회적기업임과 동시에 여성친화일촌기업이기도 하다. 소외계층 일자리제공과 이윤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고 있는 <신우영어조합법인>. 본지는 이번 604호를 통해 ‘함께 가는 기업’으로 비상을 꿈꾸는 <신우영어조합법인>을 방문했다.
- 편집자 주

ⓒ (주)고창신문

“아이고 안녕하세요. 찾아오시느라 수고가 많으셨네.”
고창읍에서 차를 타고 30분쯤 이동해 도착한 <신우영어조합법인>은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회사였다. 도착하자마자 눈에 보인 건 바쁘게 바지락을 분류하는 사람들. 입구에는 ‘바지락 살 작업장’이라고 쓰여 있었다. 차에서 내린 기자가 막 작업장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신우영어조합법인>의 이사 중 한 사람인 이강숙 씨는 “진짜 작업장부터 보고 와서 봐요”라며 기자를 이끌었다.
다시 차로 10분쯤 갔을까. 여느 가정집과 다름이 없어 보이는 곳에 차를 세운 이강숙 씨는 웃으며 “이곳”이라고 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따라간 곳에 ‘진짜 작업장’이 있었다.

ⓒ (주)고창신문

작업장에는 예순은 훌쩍 넘겼을 듯한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바지락을 까고 있었다. 앉은 자리의 통마다 잔뜩 살이 오른 바지락이며 껍데기가 각각 분류되어 쌓여 있었다. 손에 쥔 바지락 하나 당 5초 내외. 하얀 작업복을 입은 어르신들은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베테랑이었다.
“이 분들이 우리 회사에서 제일 중요하신 분들이에요. 보통 3~40년 이상 이 일을 하신 진짜 기술자 분들이거든요.” 바지락을 캐는 작업이나 분류하는 작업 등에는 어느 정도 기계의 힘을 빌릴 수 있지만, 바지락을 ‘까는’ 작업만큼은 100% 수작업으로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강숙 씨의 설명이다. 한 분께 조심스레 연세를 여쭈어보자, “65살인가 먹었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더욱이 최고령은 95세란다. 연령대는 높지만 분위기는 여느 회사 못지않다. “집에 안 있고 돈을 버니까 기분이 좋지.” 가끔은 근로시간이 끝나고 남은 바지락을 집으로 가져가기 위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한단다. 남은 바지락을 집으로 가져가 작업을 하게 되면 시간외 수당까지 지급해준다는 것이다. “서로 더 깔라고 난리여.” 어르신은 말하면서도 바지락을 놓지 않으셨다. 효율적인 작업은 물론, 사회적기업이 내포하는 ‘노인일자리 창출’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 (주)고창신문

다시 찾은 바지락 살 작업장에서 <신우영어조합법인>의 대표 김미경 씨를 만날 수 있었다. 김미경 대표는 직원과 함께 바지락을 골라내고 있었다. 고무장갑을 낀 직원의 손과 김미경 대표의 맨손이 대조되어 보였다. “장갑을 끼면 답답해서 일을 못해요.” 김미경 대표는 환하게 웃으며 작업장을 소개해주겠다고 나섰다.
해감(뻘 제거), 선별, 포장, 운송으로 나뉜 이곳 작업장 역시 분주하다. 그날 생산하고 그날 유통해야한다는 것이 김미경 대표의 신념이다. 현재 <신우영어조합법인>에서 생산하는 바지락은 ‘바지라기’라는 브랜드로 유통되고 있다. “유통에서 어긋나면 큰일이죠. 항상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하거든요.” 김미경 대표는 작업장을 소개시켜주면서도 자꾸만 바지락으로 손이 간다. 하얀 작업복을 입고 계셨던 어르신들처럼.
사회적기업을 꿈꾸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 까다로운 조건과 절차에서 대부분이 포기하게 된다. 김미경 대표도 처음에는 많은 반대에 부딪혔다고 한다. “처음에 시작했을 때, ‘힘든 사람들 데리고 어떻게 하려고 하냐’는 말이 많았어요.” 이런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과감히 <신우영어조합법인>을 창립하고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시켰다. 그 과정이 녹록치 않았음은 물론이다. 김미경 대표의 눈이 먼 곳을 향했다. “나 같은 사람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어떠한 점이 가장 힘들었는지를 묻자 김미경 대표는 ‘행정적 절차와 규제’를 들었다. “수산업이라는 게, 물때에 따라 작업이 달라지기도 하고. 계절에 따라 신선도 때문에 하던 일도 달라질 수 있잖아요. 이렇게 정해진 근무시간처럼, 저희 상황에서 실제로 지키기 어려운 것들이 아무래도 힘들죠.” 그녀는 서류상으로 보이는 것들 말고 사업장의 ‘실정’을 봐줬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계속 노력해서 이번엔 사회적기업 인증도 받을 거예요”라며 각오를 다졌다.
<신우영어조합법인>에서는 다문화가정, 노인계층 등 다양한 취약계층이 함께 일하고 있다. “저희 회사가 예비사회적기업도 있지만 여성친화일촌기업으로도 선정됐어요. 이사들도 다 마을사람이에요.” 김미경 대표는 <신우영어조합법인>이 더 크게 자리를 잡으면 군내 개인업자들도 함께 포용하고 싶다고 한다.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우리 지역 유통업체가 없어서 불이익을 보던 것 때문이었거든요.” 김 대표는 서로 경쟁하기보다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것이다.
전국 바지락 생산량의 약 35%는 고창 갯벌에서 생산된다고 한다. 풍요로운 수자원과 속 깊은 이들이 만나 지역과 소외계층까지 챙길 심산이라니.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사조가 아닐 수 없다.
꼭 봉사 같은 직접적인 활동이 아니더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걸으며 주변을 환하게 만드는 이들이 있다. 매년 더 넓게 퍼질 꽃씨를 품기 위해 피어난 저 꽃들처럼. 환하게.

하우람 시민기자

고창신문 기자  .
“서해안시대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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