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박물관 탐방 ⑧ 포항 등대박물관
|
|
우리나라 등대 1백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등대박물관
|
|
2014년 07월 03일(목) 15:22 [(주)고창신문] 
|
|
|
| 
| | ⓒ (주)고창신문 | |
글 실은 순서
① 과천 말박물관
② 강진 청자박물관
③ 대구 방짜유기박물관
④ 보성 한국차박물관
⑤ 해남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
⑥ 대전 화폐박물관
⑦ 상주 자전거박물관
⑧ 포항 등대박물관
우리나라 등대 1백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등대박물관
포항 등대박물관
주소: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해맞이로 150번길 20
한 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어둠은, 우리를 위험에 빠뜨리는 사악한 존재처럼 불안과 두려움의 대상이다. 악의 실체에 대한 고민을 접는다면 다행스럽게도 어둠의 실체는 없다. 빛이 있는 곳에서 어둠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경험적 인식이 그 증거이다. 그러나 인간의 본질적 가치를 추구하는 일이 힘들고 외롭듯, 빛을 지키는 일도 외로운 일이어서 등대는 인기척이 뜸한 육지의 끄트머리나,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외로운 섬에 서 있다.
작은 섬, 등대의 운명이 외롭기 때문에 등대원의 삶도 외로운 수밖에 없다.
수평선 너머로 해가 질 무렵, 태양과 더불어 활동하는 대부분의 생물들이 하루를 마무리 하는 시간이지만 등대원의 손길은 오히려 더욱 바빠진다. 축전지와 등명기의 상태를 점검하는 등 만약의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장비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주변의 무인등대나 등표를 일일이 감시하는 것도 등대원의 몫이다. 그 빛은 밤새 바다를 움직이는 지휘봉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멀리 동이 트면서 여명이 밝아 오면 비로소 밤새 바다를 지키던 등대의 불을 재우고 해상의 기상상태를 관측하면서 또다시 다가 올 밤을 대비하는 일이 등대원의 일상이다. 정보기술과 해양과학기술의 발달로 첨단 시스템이 도입되어 등대원의 업무도 점차 정보화되어 가고 있지만, 바다와 갈매기를 친구삼아 단조롭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육지에서부터 필요한 물건들이 도착하는 날이나 되어야 비로소 사람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쓸쓸하고 고단한 생활은 여러 면에서 불편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노고가 있기에 배는 어둠 속에서 제 갈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등대가 하는 일은 먼 바다에서 육지로 오는 배나 가까운 바다를 항해하는 배들에게 뱃길을 안내해 주는 것이다. 낮에는 우뚝 선 모습과 색깔로 위치를 알려주고, 캄캄한 밤에는 환하게 불을 밝혀 멀리 있는 배들에게까지 길을 안내해 준다. 또 눈, 비가 내리거나 안개가 자욱한 날에는 ‘뚜우’ 하고 소리를 내거나 전파를 보내어 등대의 위치를 알려준다. 자동차는 눈에 보이는 차선을 따라 움직이지만, 배는 아무런 표식도 없이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를 항해하기 때문에 차선을 긋듯이 요소요소에 등대를 세워 배가 항로를 따라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할 것이다. 이런 업무를 항로표지업무라고 하며 해양교통안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업무이다. 항로표지의 효시는, 인간이 어로행위 등 생업을 위해 바다로 나아가면서 육지에서 점점 멀어지게 되자, 원거리에서 육지 식별이 용이한 특정 지형이나 어떤 형상물을 항해에 이용하면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특히 안개가 짙을 때나 야간에는 불을 피우거나 소리를 내어 위치를 알려 주었는데, 이것이 등대 발달의 계기가 되었다. 등대의 기원은 인류가 해상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원전 4000년경까지 거슬러 올라 갈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기록된 등대는 기원전 280년 경 지중해 알렉산드리아항 입구에 세워진 ‘파로스 등대’이다. 인류 고대 문명의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간직한 파로스 등대는 1308년과 1349년에 있었던 대지진에 붕괴되어 안타깝게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파로스 등대 이후, 장작불이 아닌 기름램프를 사용하는 근대식 등대가 등장한 것은 15세기 중반부터이며, 그 후 반사경 및 렌즈의 개발에 의해 광력이 크게 증가되었을 뿐만 아니라 등명기를 회전시켜 일반 불빛과 구분되게 함으로써 등대의 기능과 역할이 한층 강화되게 된다. 이러한 등대의 발전은 ‘바스코다가마’의 아프리카 일주항로를 비롯하여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마젤란’의 세계 일주 항로 개척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 되었으며, 이와 같이 등대의 역사와 인류의 해양개척사는 그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포항에 있는 국립등대박물관에는 세계의 유명한 등대들의 아름다운 모습과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국립등대박물관은 1985년 당시 경북 영일군과 포항지방해운항만청에서 건립하였으나 이후 1995년 국토해양부의 전신인 해양수산부로 시설이 이관되면서 본관인 등대관을 증축하여 2002년 정식으로 개관하게 되었다. 그 후 21,227㎡의 면적에 기획전시관, 테마공원, 등대 휴게실 등이 추가 건립되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산업기술의 발달과 시대적 변화로 사라져가는 항로표지의 시설과 장비를 영구히 보존, 전시하기 위해 건립된 등대박물관은 항로표지와 해양수산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꿈을 키워주는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2008년 6월부터는 무료로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박물관은 등대관을 비롯하여 해양관, 야외전시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등대관에는 지난 백여년간 전국 연안 곳곳에서 밤바다를 비추던 각종 등명기의 렌즈, 전구, 회전장치, 전파표지, 음파표지 등 장비용품과 등대역사자료를 포함한 여러 종류의 등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등대의 발달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등대원 생활관은 과거 등대원들의 생활 모습을 재현해 놓아 사명감없이는 지탱하기 어려운 거룩한 등대지기의 생활을 피부로 느끼며 체험하게 한다. 해양관은 우리나라의 해양개척사와 선박의 발달과정, 해운항만과 해양연구 등에 관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어 해양교육장으로서도 매우 유익한 공간이다. 기획전시관의 영상실에서는 등대원의 하루, 아름다운 등대 등의 영상물들이 정기적으로 상영되고 기획전시실에서는 등대와 바다를 테마로 한 사진전, 그림전, 시화전 등이 개최되어 등대와 바다를 예술적 소재로 승화시켜 우리의 정서를 순화시킨다. 야외전시장에는 1930년대에 사용되던 무신호기인 공기사이렌 나팔, 각종 사이렌 그리고 등부표, 무선표지용 안테나 등 오래된 유물들이 실물 그대로 전시되어 있어 유물을 관람하면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테마공원과 휴게실은 바다와 인접한 등대박물관 후면에 위치하여 잔디와 해송 사이로 바다를 조망할 수 있으며, 국내에서 유명한 등대들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어 기념촬영장소로 적합하고, 바다가 보이는 휴게실은 연인들끼리 등대의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장소로 마련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긴 해안선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3,000여개 섬들로 이루어져 옛날부터 해양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항로표지 또한 중요하였다. 삼국사기 등의 기록에 의하면 해상왕 ‘장보고’가 활약하였던 ‘통일신라’는 활발한 해상활동으로 오늘날의 국토해양부와 유사한 관서가 있었고,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비교적 체계적인 항로표지업무가 정부에 의해 수행되었음을 엿볼 수 있다. 근대적인 항로표지업무는 1903년 팔미도, 소월미도 등대 및 백암, 북장자서 등표를 신설 점등하면서 시작되었다. 1945년 해방과 더불어 등대시설 증설로 항로표지를 확충하였고 1948년 대한민국 통위부 조선해안경비대를 거쳐 교통부 해운국 표지과에서 항로표지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6.25전쟁의 발발로 많은 시설이 피해를 입어 해상교통안전이 크게 위협받게 되었다가, 그 후 정부의 적극적인 전쟁 피해시설 복구 및 등대 근대화 사업이 추진되어 1957년부터 전기식 대형등명기와 발전기가 도입되고, 공기압축기의 음파신호 기능도 강화되었다. 1960년 이후 정부조직의 변화로 인해 등대업무는 교통부 해운국, 해무청 시설국, 해운항만청 개발국 등으로 이어져 오다가 1996년 해양수산부가 발족되어 해상교통안전 업무를 수행하며 장족의 발전이 있었고, 현재는 국토해양부에서 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유인등대 41기, 무인등대 850여기 등 약 4,000여기의 항로표지시설이 설치되어 우리나라 해양교통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등대는 운영요원의 유무에 따라 유인등대와 무인등대로도 분류하지만, 기능상으로 형상표지, 광파표지, 음파표지, 전파표지 등으로 분류한다. 주간에 형상이나 색채 등을 이용하여 그 위치를 알리는 입표, 부표 등을 형상표지라 하고, 야간에 등화를 이용하여 위치를 알리는 등대는 전통적 광파표지의 예이다. 시야확보가 어려운 안개 속에서 큰 소리를 내어 위치를 알리는 무신호기 등은 음파표지, 특정한 전파신호를 내어 선박의 위치를 알 수 있게 하는 레이다 비콘, 로란-C, DGPS 등을 전파표지라 한다.
등대는 이와 같이 항로표지라는 중요한 목적으로 설치된 시설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일반인들에게 등대는 경치좋은 곳에 우아하게 서 있는 낭만적인 건물로 밤바다를 지키는 쓸쓸한 의인(義人)같은 예술적 영감을 주는 장소로서의 의미가 더 클 것이다. 밤바다의 배를 안내하듯 문명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은 조용한 낭만과 휴식의 장소로 등대를 찾기 때문이다. 박물관이 위치하고 있는 호미곶은 호랑이의 모습을 닮은 한반도의 호랑이 꼬리부분이라는 뜻의 지명으로,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이기도 하여 새해의 기운을 가장 먼저 받는 상서로운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등대 1백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국내 유일의 국립등대박물관에서 등대의 빛과 더불어 바다로 뻗어 나갈 우리나라의 상서로운 미래를 기원해본다.
글, 사진 : 유석영, 조창환
|
|
|
|
고창신문 기자 . “서해안시대의 주역” - Copyrights ⓒ(주)고창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주)고창신문 기사목록 | 기사제공 : 
|
|
|
|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