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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를 맞아서

2020년 07월 30일(목) 13:04 [(주)고창신문]

 

코로나19 시대를 맞아서

ⓒ (주)고창신문

방송작가 염국화

사회적 불평등 연구의 석학으로 꼽히는 로버트 라이시 교수가 코로나19로 새로운 4개 계급이 출현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계급은 ‘원격 근무가 가능한 노동자’들이다. 노동자의 35%에 해당하는 ‘원격근무가 가능한 노동자’들은 전문적인 기술을 지닌 사람들로, 노트북으로 장시간 업무를 해낼 수 있고, 화상회의를 하거나 전자 문서를 다룰 수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이전과 거의 동일한 임금을 받는다.
라이시 교수는 이 계급을 “위기를 잘 건널 수 있는 계급”이라고 했다.

두 번째 계급은 ‘필수적 일을 해내는 노동자이다.
전체 노동자의 약 30%로 의사·간호사, 육아 노동자, 농장 노동자, 음식 배달원, 트럭 운전기사, 경찰관·소방관·군인 등이다. 위기 상황에서 꼭 필요한 일을 해내는 이들로, 일자리는 잃지 않았지만 코로나19 감염 위험 부담이 뒤따른다.

세 번째 계급은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이다. 작은 회사나 식당 등에서 일하거나 제조업체 직원들로 코로나19 위기로 무급휴가를 떠났거나, 직장을 잃은 사람들을 가리킨다. 마지막 계급은 ‘잊혀진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곳, 이를테면 감옥이나 수용소, 노숙인 시설 등에 머물고 있다. 이들은 물리적 거리 두기가 불가능한 공간에서 머무르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가장 높다.

사회는 빠르게 변화해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 시대’로 불리는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 ‘코로나 시대’에 맞는 새로운 계급분류법이 등장했으며
사람들은 나름의 생존방식을 찾아가고 있다. 한 때 모두가 선망했던 직종인
항공업과 여행업은 난항을 겪을 거라고, 불과 반 년 전까지만 해도 누가 예상할 수 있었겠는가. 많은 직종의 사람들은 무급휴가를 받았고 어떤 직종의 사람들은 가혹한 노동시간에 휘둘리게 되는 이 현실은, 너무나 가혹하게 느껴진다. 녹녹치 않은 상황이지만, 이것을 이겨내야만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수 있다. 중세 유럽도 흑사병을 겪은 뒤에 ‘르네상스’라는 찬란한 시대를 맞이하지 않았나. 예상치 못한 시련은 사회혼란을 가중시키고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지만, 먼 훗날 돌아봤을 때 중요한 역사적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제대로 살아남는 거다. 사회의 아픔을 온 몸으로 버텨내며 살아남아서 먼 훗날 이 중요한 시기를 서술했을 때, 후손들에게 좋은 예가 되어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이전의 관습들을 벗어나야 한다. 우린 어렸을 때부터 ‘학생은 반드시 학교를 가야한다’고 배웠다. 이를 독려하기 위해 ‘개근상’이나 ‘정근상’과 같은 것들도 만들어졌다. 하지만 코로나 19시대가 시작되면서 아이들은 정상적으로 학교에 등교하기 힘들어졌다. 이 때 우리가 해야 할 건 걱정이나 한탄이 아니다. 온라인 수업이나 원격수업으로 아이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재빠르게 찾아내야 하며 맞벌이 부부도 안정적으로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환경도 갖춰야 한다.

국가의 지원을 받아 ‘아이 돌보미’들이 더 많이 생겨나도 좋을 것 이다. 아이들이 매일 학교에 가지 않으니 이전보다 스트레스 지수가 낮아졌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모든 일에는 명과 암이 있으니 일단은 명을 찾아내는 것에 집중해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이전의 상식이었던 ‘학생은 당연히 학교를 가야지’와 같은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학교를 안 가도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면 지금의 어려움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을 익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나. 코로나 19시대를 맞아 재택근무가 늘어난다면, 상하 관계가 분명했던 이전의 조직들보다 유연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올 수도 있을 것 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면, ‘이전이 좋았지. 언제 다시 돌아가나’는 한탄은 일단 접어두자. 지금의 상황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것들을 빠르게 찾아내서 사회에 미칠 좋은 영향들을 극대화 시켜야 한다.

다만, ‘나 혼자’ 혹은 ‘우리 가족’만 잘 되면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희생자를 만들고 사회적 약자를 모른 척 하며 만들어가는 변화는 오래갈 수 없다. 코로나 19시대를 맞아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 소상공인이나
일용직 노동자들과 같은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해주고 안전망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물론, 이는 일반시민의 힘으로만 이뤄질 수 없다. 정부가 나서줘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정부가 약자를 위한 법안을 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목소리를 보태고 힘을 실어주는 거다. 물론 내 옆에 있는 이웃을 따뜻하게 챙겨주는 것도 중요할거다. 우리는 지금까지 ‘위기에 강한 민족’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코로나19라는 위기도 우리는 잘 이겨낼 것이며, 이 위기는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이다.

그러나 그 기회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것을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사회의 아래층에 있는 사람들까지 보듬으며 함께 가려고 할 때, 새로운 기회는 우리에게 문을 열어줄 것 이다.

고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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