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은 우리나라에선 설과 추석만큼 큰 명절이다. 달은 풍요로움의 상징으로 율력서에서는 "정월은 천지인 삼자가 합일하고 사람을 받들어 일을 이루며, 모든 부족이 하늘의 뜻에 따라 화합하는 달"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대보름날 자정을 전후로 마을의 평안을 비는 마을 제사를 지냈다. 고창에서는 정월대보름에 고창농악전수관 주관으로 고창농악을 배우러 오는 젊은이들과 함께, 농악단이 집집마다 다니며 액을 물리치고 한해의 복을 비는 대보름굿을 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이번에 성송면 낙양마을(이장 유정훈)에서 구황산 농악단(단장 유채호)과 서울의 고창 농악전수생들이 함께 한 정월대보름굿을 둘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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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정월대보름굿의 순서와 각 굿의 내용
잡귀를 쫓고 새해 복을 불러들이는 마을 정월대보름굿은 [당산굿-샘굿-문굿-마당밟기-조왕굿-철융굿-샘굿-성주굿-뒷풀이]의 순서로 진행하는데 ‘당산굿’은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마을의 수호신인 당산에게 지내는 굿이다. ‘샘굿’은 마을이나 가정의 우물또는 샘에 축원을 하는 굿이다. ‘문굿’은 집 대문에서 주인에게 문을 열어달라는 의미로 치는 굿이며 ‘마당밟기’는 땅에 묻혀 있는 잡귀를 밟고 위로하여 진정시키고 지신의 내력과 복을 비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왕굿’은 조왕신에게 축원을 하는 굿으로 여기서 조왕은 부엌을 관할하는 신이다. ‘철융굿’은 장독대를 지키며 그 맛을 유지하는 신이자 뒷마당의 토지신인 철융(륭)에게 축원하는 굿으로 집 뒤쪽을 관장하는 수호신이라 한다. ‘성주굿’은 집안을 지키는 수호신인 성주신에게 지내는 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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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정월대보름굿 이야기
낙양마을은 20여 세대에 인구 25명 남짓의 작은 마을이지만 농악단이 오기 전날부터 손님준비로 분주하였다. 잔치음식을 준비하여 성송면 소재지에서 먼저 굿을 치고 온 농악단에게 점심을 대접하고 본격적인 정월대보름굿을 시작하였다. 먼저 마을의 당산과 사당에서 굿을 치고 마을의 저수지와 철융이 계신 언덕을 돌아 마을 주민 집집마다 다니면서 주인을 청하는 문굿을 치니 집 주인이 나와서 수줍게 농악단을 맞이하였다. 정성스럽게 차려진 상앞에서 농악단이 마당밟기와 신명나는 샘굿과 성주굿을 치고 액막이 타령도 불러주면 집주인이 농악단과 함께 흥겨운 뒤풀이를 하며 정월대보름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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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소원
마을회관에 오순도순 모여계시는 어르신들에게 소원을 여쭈니 대답은 한결 같다. “건강하면 됐쟈~ 자식들 잘되고 마을 잘되고~ 그거면 됐지. 뭘 더 바랴~”라고 하신다. 오랜만에 마을이 정월대보름굿으로 들썩이니 어르신들 얼굴에 화사한 웃음꽃이 피었다.
뒷이야기
서울에서 고창농악을 배우러 다닌지 2년째 되었다는 한 대학생은 이틀간 이어진 강행군에도 행복한 웃음을 띄우며 개인주의로 팽배한 도시에서 살다가 많은 이들과 어우러져야 하는 농악을 접하며 배우다 보니 “사람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어 농악이 너무 좋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미정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