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농번기다. 활동이 많은 만큼 사고발생율도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계절이다.
우리나라 농업의 기계화 비율은 벼농사의 경우 98.4%에 이르고 밭농사도 60.2%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높은 기계화율과 안전성은 별개의 문제이다.
국제노동기구(ILO)가 광업, 건설업과 함께 농업을 3대 위험 산업으로 분류한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 기본적으로 농업은 주로 실외에서 육체노동으로 이루어지는 노동집약적 특성이 강하고, 농작업 과정에서 농약 등 화학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더욱이 소규모 영세농 비중이 높은 농산업 분야의 특성과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농촌의 고령화 등은 농업의 재해발생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에서는 지역단위 농작업안전재해 예방 및 지원 업무에 필요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담은 표준조례안을 마련해서 지자체의 조례 입법을 독려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에서는 본청과 완주군에서 관련조례가 검색된다. 본청에서는 2023년 5월 8일 제정된 ‘농어업작업안전재해 예방 및 지원 조례’를 일부개정하여 2024년 1월 18일 시행하고 있고, 완주군에서는 ‘농업작업안전재해 예방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2024년 4월 11일 제정·시행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발간한 『2023 농작업 안전재해 주요통계』 중 2017년~2022년도 산업재해 발생현황을 살펴보면 농산업근로자가 전체근로자보다 재해율과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의 경우, 전체 근로자의 재해율은 0.65%인데 농업근로자의 재해율은 0.81%로 0.16%P 높다.
이러한 현상은 2022년에만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농업인안전365’의 ‘최근15년간 농업분야 산업재해현황’을 살펴보면 2007년부터 15년간 분석한 자료에서도 농업분야 재해율이 매년 전체 산업 재해율을 앞질렀음을 알 수 있다. 두 비율의 차이는 2011년에 0.79%P로 가장 컸고 2022년에 0.16%P로 가장 적게 나타났다.
인구 1만 명당 사망자 수를 비율로 나타낸 ‘사망만인율’에 있어서도 2018년 이후 줄곧 농업근로자의 사망만인율이 높게 나타났다. 가장 차이가 컸던 2018년에는 전체 산업 사망만인율 1.12%에 비해 농업인 사망만인율은 1.68%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화 현상이 심각한 농어촌 현실에서 더욱 우려되는 것은 연령이 높을수록 농작업 관련 손상률이 높고, 이같은 현상은 연령별 산업재해 발생 현황에서도 다르지 않다.
2017년~2021년도 연령별산업재해 발생 현황을 보면 60세 이상에서 농산업근로자가 전체근로자보다 재해 발생이 높았다. 2021년 자료의 경우, 60세 미만에서는 전체산업근로자의 재해발생율이 높았으나 60세 이상에서는 전체 재해율이 29.7%인데 비해 농업 재해율은 42%로 12.3%P 차이를 보였다.
근로자수별 산업재해 발생율도 농어촌의 우려되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2017년~2021년도 근로자수별 산업재해 발생 현황을 보면 농산업근로자의 경우 5인 미만 근로자가 작업하는 환경에서 재해발생 비율이 45%이상으로 나타났고 사망발생율도 50%를 차지했다. 이는 대다수 농업관련 사업장이 5인 미만이고 재해예방을 위한 업무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함을 방증하고 있다.
농업기계교통사고 치사율은 연평균 15.2%로 우리나라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보다 높다. 2022년의 경우, 농업기계교통사고 치사율은 17.6%인데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은 1.4%로 16.2%P 많았다.
운전자 연령별 농업기계교통사고 발생율은 65세 이상에서 전체 사고건수의 71.9%를 차지하고 월별로는 농번기인 5월과 10월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통계치는 재해에 취약한 농업분야의 열악한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2022년 6월 「농어업인의 안전보험 및 안전재해예방에 관한 법률」에 안전재해예방을 위한 사업 규정이 신설되었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농업작업 안전재해 예방사업을 총괄할 ‘농업인안전추진단’을 설치하고 농작업 안전 정보 플랫폼(농업인안전365)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지역단위 농업작업안전재해 예방 및 지원 업무에 필요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담은 표준조례안을 마련해서 지자체의 조례 입법을 독려하고 있다.
조례 제정이 능사는 아니지만, 지자체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재해예방과 안전지원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유석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