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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살리는 시민문화, 햇살문화도시 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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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5월 14일(수) 13:25 [(주)고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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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_ 문화도시의 고유한 멋과 미래Ⅱ ① 밀양 문화도시
도시를 살리는 시민문화, 햇살문화도시 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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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장병수 센터장 | ⓒ (주)고창신문 | |
문화는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지만, 또한 인간을 빚어내는 틀이기도 하다. 유목민에게 별자리가 방향이 되듯, 유목의 삶에 비유되는 인생에서 인간은 문화라는 별빛 아래 길을 묻는다. 정답은 없을지라도 그 물음 속에 인간다운 성찰과 품격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도하는 문화도시사업은, 문화의 힘으로 지역의 균형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국비를 들여 ▲지역문화 여건 개선 ▲지역 고유문화 기반 문화콘텐츠 발굴 및 지원 ▲창의적인 문화인력 양성 등을 지원한다.
지난 2019년 12월 1차 문화도시 지정을 시작으로 2022년 4차 문화도시까지 모두 24개 도시를 지정했고, 지난해 12월에는 광역 선도형 모델인 ‘대한민국 문화도시’ 13곳을 추가로 지정했다. 이 중 1차로 지정된 7곳의 문화도시는 2024년을 마지막으로 사업이 종료되어 현재 30곳 지자체에서 문화도시 사업이 진행 중이다.
고창군은 2023년 제4차 문화도시에 선정되었고, 올해로 3년 차를 맞아 좀더 성숙하고 완성도 높은 문화도시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과업을 안고 있다.
이에 고창신문은, 고창문화도시 사업이 좀더 완성도 높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난해에 이어, 타지역 문화도시 사업의 특징과 내용을 취재하고자 한다.
문화도시 취재와 보도는 지역민들의 문화도시사업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며, 고유하고 독창적인 문화현상을 촉진함으로써 지역민의 삶에 보다 풍요롭고 다채로운 활력을 제공할 것이다.
글 싣는 순서 –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① 밀양 문화도시
② 김해 문화도시
③ 강릉 문화도시
④ 영월 문화도시
⑤ 목포 문화도시
⑥ 영등포 문화도시
☼ 밀양 아리랑의 도시, 밀양
그 첫 번째 순서는 밀양 문화도시이다.
경상남도 밀양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아리랑’의 지역 원형 중 하나이다. 밀양강이 흐르는 산과 물의 도시, 밀양은 한때 경남 최대 인구를 자랑했지만, 현재는 인구 10만(2025.4.기준)으로 인구소멸지수가 높다.
또한, 송전탑 갈등이 불거졌듯, 산업과 공동체 사이의 균형에 대한 고민도 함께 안고 있는 도시다.
☼ 2023년 ‘최우수문화도시’, 2025년 ‘올해의 문화도시’ 선정
밀양문화도시센터는, 원도심 공동화 현상을 비롯하여 고령화와 산업쇠퇴 등 지방소멸을 밀양 문화환경으로 진단하고 침체된 지역 상황을 문화로 대응하고자 한다. 밀양의 위기를 ‘비’로 비유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삶을 회복하는 문화적 힘을 ‘햇살문화’로 명명한다.
'삶의 회복 새로운 미래, 햇살문화도시 밀양'을 비전으로 내세우며 2021년 제3차 문화도시로 지정된 밀양은 2023년 ‘최우수문화도시’에 이어 2025년 '올해의 문화도시'로 선정됐다.
문체부의 평가에 따르면, 밀양문화도시는, 폐교 이후 18년 동안 방치됐던 옛 밀양대학교 부지를 '햇살문화캠퍼스'로 재탄생시켜 지역문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게 했다. 또한 '밀양대 페스타' 개최, 도심 빈 공간 문화재생, 예술인 아트마켓 운영, 햇살문화 브랜드 구축, 햇살문화 공동체 조성, 시민 리빙랩 운영 등으로 지역문화 활성화에 기여했다.
2024년 밀양대학교 개교 100주년을 맞이해 열린 제4회 밀양대 페스타에는 시민 3만 명이 방문했고 지난해 11월에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 ‘열두 달'에 2개월간 14만 명이 방문한 성과가 그 가시적 근거가 되었다.
이러한 성과를 이끌어낸 중심에는 밀양문화도시 장병수 센터장과 백미은 사무국장을 비롯한 4명의 밀양문화도시센터 구성원들이 있다.
장병수 센터장은 관광학 박사로서, 축제콘텐츠를 만드는 등 밀양의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했다. 문화특화지향 조성사업과 문화예술진흥조례 제정에 기여하면서, 밀양문화도시가 예비도시가 되고 법정문화도시가 될 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고창신문은 '햇살문화캠퍼스'에 자리한 밀양문화도시센터 사무실을 찾아, 장병수 센터장과 백미은 사무국장으로부터 밀양문화도시의 주요 특징과 성과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 외주 용역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이끌어낸 시민참여
밀양문화도시센터는 전국에서 가장 적은 인원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문화도시사업비의 일정 비율을 인건비로 사용할 수 있어서, 1인당 급여가 높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우리 직원들은 최저 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으며 문화도시사업의 성공에 매진하고 있다.
처음 2년간은 문화생태계 구축에 초점을 두고, 기획자 양성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면, 3년째부터는 프로그램을 통해 길러낸 인적자원을 활용하는데 중심을 두고 있다.
또한, 모든 사업을 외부 용역에 의존하지 않고 직원들이 직접 주도가 되어 해왔기 때문에 그동안의 활동을 통해 맺어진 인연과 관계들이 지금은 문화도시센터의 주요한 인적자원이 되었다. 만약 프로그램을 외부 용역에 맡겼다면 센터와 시민들이 지금과 같은 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특히, 밀양문화도시센터는 운영의 묘를 살리기 쉽게 예산을 계획하는 편이다. 그래야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쉽고 좀더 실질적이고 효율적으로 예산을 쓸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감사 지적을 받기도 하지만, 보다 중요한 일을 위해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왜 그렇게 되어야 하는지’ 진심을 다해 설명드리고 성과로 이를 보여드리기 때문에 납득을 하시는 편이다.
☼ 방치된 장소를 복합문화공간으로
문화도시센터가,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집중하고 있는 것은 콘텐츠 개발과 공간운영사업이다.
대표적인 예로 (구)밀양대학교 부지에 오픈한 카페 ‘열두달’과 방치된 고택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시킨 ‘볕뉘’를 비롯하여 숙박시설 ‘문화객가 사랑채’ 등을 들 수 있다.
이는 방치되어 도시이미지를 해치는 공간을, 문화가 집중되고 상권이 모여드는 곳으로 재탄생시켰을 뿐 아니라 문화도시사업 종료 후에도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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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밀양대 페스타 | ⓒ (주)고창신문 | |
☼ 시민문화의 힘을 보여준 밀양대 페스타
구 밀양대학교 부지였던 이곳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잡풀만 무성한 폐허였다. 밀양문화도시센터는 ‘밀양대 페스타’를 이곳에서 개최함으로써 밀양대학교 도시재생사업에 큰 동력을 제공했다.
4년 전, 이곳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풀이 어른 키만큼 자라있고 유기견들이 돌아다니고 있어서 발을 들여놓기가 무서울 정도였다. 그때 풀숲에서 발견한 강아지들은 지금 문화도시센터에서 같이 생활하고 있다.
당시 1억도 안되는 사업비를 들여 제1회 밀양대 페스타를 했을 때, 코로나시국임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호응하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많은 시민이 밀양대학교에 대한 향수와 그리움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고 그 모습은 우리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이제 이곳은 밀양시 뿐 아니라 문체부, 기재부, 행안부, 중기부, 교육부 등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고, 경남도교육청의 커뮤니티 도서관 ‘지혜의 바다’가 들어올 예정이다.
☼ 문화적 성과가 매출로 이어진 카페 ‘열두달’
문화도시센터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카페 ‘열두달’은 (구)밀양대학교 5호관 건물을 리모델링 한 것으로 1층은 봄, 여름, 2층은 가을, 겨울, 3층은 문화해설공간으로 꾸며졌다.
작년 11월에 오픈한 이후 방문객들이 너무 많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고, 지난해 2달간 매출액만 해도 2억5천을 기록했다.
애초에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밀양문화도시센터가 주도하고 역할을 했던 사회적 문화적 성과들이 예술인들에게도 수익 창출의 결과로 나타나 더욱 보람을 느낀다.
‘열두달’ 카페 공간도 외부 용역에 맡기지 않고 문화도시의 감독 하에 지역 설치미술 작가, 목수, 인테리어 하시는 분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공간을 만들어나갔다. ‘열두달’이 현재의 모습으로 탄생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흔해 빠진’ 공간을 만들기 싫어서, 이미 끝낸 설계를 다 뒤집었다면 짐작이 될 것 같다. “전국 어딜가나 흔한 도시재생공간을 만드는 것은 예산낭비일 뿐”이라고 간곡하게 행정을 설득했고, 3년 예산을 미리 집행할 수 있도록 밀양시와 의회가 적극 협조해 준 덕분에 현재의 ‘열두달’이 완성되었다.
문체부가 높이 평가한 부분은, 문화도시센터와 밀양시, 시의회가 이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 서로 얼마나 소통하고 노력했는지 하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과정들은 모범적 사례로서 전국 유일의 모델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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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밀양강 꽃불놀이와 공연 | ⓒ (주)고창신문 | |
☼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스함, ‘볕뉘’
또 다른 공간운영 사례인 ‘볕뉘’와 ‘문화객가 사랑채’는 온전하게 문화도시센터의 프로그램비로만 만들었다.
‘볕뉘’, ‘문화객가 사랑채’는 교동복합문화공간으로, 예로부터 ‘교동’은 고을의 교육과 문화를 상징하는 곳이었다.
밀양시의 교동은 밀성(密城) 손(孫)씨 집성마을로,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택(古宅) 등을 비롯하여 밀양향교가 있어 고풍스런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밀양문화도시센터는 이처럼 문화유산과 향교가 모여 있는 교동에 문화앵커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취지로, 방치되고 수리와 변형이 가능한 고택 세 채를 10년 이상 임대했다. 폐허와도 같았던 고택은, 3년여 시간을 공들인 끝에, 카페 ‘볕뉘’와 숙박시설 ‘문화객가 사랑채’로 재탄생했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기존 서까래와 기둥을 살려 최대한 전통 고택의 멋을 부각시키면서 새로운 공간 활용을 위해 보강 작업에 정성을 기울였다.
조그마한 햇볕의 기운을 의미하는 ‘볕뉘’는, 햇살문화도시인 밀양과 이미지를 연계하고 햇볕의 따사로움을 연상할 수 있도록 센터직원들이 공들여 지은 이름이다.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서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진심을 담았다.
공간의 곳곳을 장식하는 장식품들은 모두 밀양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의 작품으로, 전시비를 지급하여 지역예술인들과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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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차없는거리 청년소상공인 먹거리 골목 | ⓒ (주)고창신문 | |
☼ 문화도시 이후 밀양시 문화설계
이밖에도 빈집 5채를 예술 플랫폼으로 개조한 ‘미리미동국(彌離彌凍國: 밀양시의 옛 이름)’, 원도심활성화를 위해 행사 기간 중 차없는 거리를 만들어 문화와 상권을 형성한 ‘신나는 대로’, 매년3월 전국 캄보디아인들이 모이는 캄보디아 축제를 굵직한 행사로 들 수 있다.
현재까지 문화도시사업으로 조성된 볕뉘 등 문화공간들과 햇살캠퍼스 내에 여러 공간들은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운영할 예정이다.
또 문화도시 사업과 연계하여 공예와 민속예술 분야에서 2023년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예비 회원 도시로 선정된 바 있으며, 문화도시사업이 종료된 후 밀양아리랑 등 지역 고유의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향후 예비 창의도시의 지위를 넘어 정식 창의도시로 도약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시립예술단의 전초사업으로 로컬콘텐츠에 기반한 전통에술공연단을 만들었다. 공연을 보기 위해 전국을 넘어 세계에서 밀양을 찾도록 해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글 유석영, 사진 김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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