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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땀에 담긴 염원, 3대를 잇는 고창자수

2025년 11월 20일(목) 21:50 [(주)고창신문]

 

한땀에 담긴 염원, 3대를 잇는 고창자수

ⓒ (주)고창신문


모양성 서문 아래 전통예술체험마을이 올해 8월 26일 문을 열었다. 고창문화관광재단이 고창군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이 공간은 고창군의 전통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오랜 세월 선조들의 삶과 함께 호흡해 온 고창의 전통예술은, 이제 체험과 교육, 공연을 아우르는 새로운 문화공간에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예인(藝人)들의 예술혼으로 다시 숨 쉬고 있다.
본지는 전통예술체험마을을 무대로 활동하는 예인들의 삶과 철학, 그리고 그들의 손끝과 숨결을 통해 전해지는 고창 예술을 조명하며 이들의 활동을 소개함으로써, 전통예술체험마을에서 살아나는 전통의 가치를 알리고, 지역 문화의 깊이를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통자수의 공간, 풍요재
고창전통예술체험마을의 가장 큰 아래채인 ‘풍요재’는,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박미애(66) 자수장(민수)이 작품을 전시하고 자수를 전수하는 공간이다. 자수장은 우리나라 전통자수기법으로 수를 놓는 전문 수공예 기술을 가진 장인을 일컫는다. 고창자수는 조선시대 민간 자수(민수)를 중심으로 여성 생활 문화의 한 맥을 이어 왔으며 실의 색이나 실 꼬는 법, 바늘땀에 의해 원근이나 깊고 낮음의 입체감을 표현하는 기법이 매우 섬세하고 화려하다. 또한 베개 속을 여섯 등분해 채워 광목으로 겉을 싸서 완성하는 육골침은 고창자수의 명물이다.

2022년 전북무형유산 자수장 지정 영예
고창 아산면에서 태어난 박미애 자수장은, 태어나면서부터 어머니 최인순 여사의 공방에서 자수를 보며 자란 자수 집안의 딸이다. 딸에서 딸로 이어진 3대째의 자수명가는 1대 외조모 故 강지선, 2대 어머니 故 최인순에 이어 박미애 자수장으로 이어졌다.
한때는 장래희망이 의사였지만, 타고난 재능과 감각은 결국 그녀를 자수의 세계로 이끌어 18살이 되던 해부터 어머니의 자수공방에서 정식으로 자수를 배우기 시작했다. 어머니로부터 고창자수의 맥을 이음과 동시에 1983년 서울시 무형유산 한영화 선생과 1987년 국가무형유산 한상수 선생으로부터 전통자수 기법인 궁수(宮繡)와 민수(民繡), 매듭 등 정교한 표현기법을 배우고 체계화했다.
박미애 자수장은 어머니의 뒤를 이어 1990년 고창자수 공방을 인수한 뒤 본격적인 작품 활동과 공방 운영에 나섰으며, 이후 고창자수박물관에서 공방장과 행정실장 등을 두루 맡아 전통 자수의 전승 기반을 다졌다. 이러한 활동과 공로를 바탕으로 2022년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자수장’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박미애 자수의 특징은 전통 유물을 재현하고 전통 문양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등 섬세하고 화려하며, 적절한 색상 배합과 잘 짜인 구도의 전통자수를 이어왔다고 평가받는다.
박미애 자수장의 이야기를 통해 자수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자수의 몰입감이 주는 행복과 보람
한국 전통 민간 자수는 여인들의 염원이 켜켜이 스며든 세계였습니다. 여인의 무릎 위에서 피어나는 무늬들은 고달픈 하루를 견디게 하는 치유의 시간이자 말로 다 내지 못한 소망과 희망이 피어나는 작은 우주였습니다. 한 땀 한 땀의 바늘마다 그런 염원들이 깃들었습니다.
자수는 그런 과정을 통해 위로받고 마음을 다스릴 수 있도록 하는 힘이 있습니다.
꽃잎 하나 수놓는 데 한나절이 걸리는 지난한 시간을 견뎌야 하지만, 그 몰입감이 주는 행복과 작품을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자수의 길을 지켜 준 엄마와의 약속
50년 가까이 자수에 빠져 살고 있지만, 위기도 많았습니다. 어린 시절이 꿈이 ‘의사’여서 자수를 ‘내길’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웠고, 결혼 후에는 먹고살기 어려워서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더욱이 2000년 대 값싼 중국산 제품들이 시장을 잠식했을 뿐 아니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만든 자수 제품을 공예전에 출품하여 상까지 받았는데, 그 창작품을 중국에서 똑같이 복제하여 2천원에 판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분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때 절실하게 느낀 것이 창작품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의 필요성입니다.
빚도 지고 자수를 그만두고 싶은 상황이 많았지만, 그 위기들을 버틸 수 있도록 해준 것은 ‘엄마와의 약속’입니다.
엄마는 마지막까지 문화재 지정을 준비하셨고 증서 수여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돌아가셨기 때문에 저에게는, 전통자수의 전승이라는 대의적 사명감과는 별도로 엄마의 염원을 이루어 드려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습니다. 자수장으로 지정된 뒤 엄마의 무덤에 증서를 놓아드리고 나서야 비로소 제 역할을 다했다는 안도와 감사가 밀려왔습니다.

고창 자수 박물관의 꿈
지금 저는 누구보다 행복하고 평안합니다. 자수장으로서 인정을 받았고, 각지에 제자들도 많아 전북, 전남, 서울, 충청에 전수자 4명을 두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꿈은 전수 제자들을 문화재로 키워내는 것과 ‘고창 자수 박물관’을 설립하는 것입니다.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우리 자매들의 작품을 함께 전시할 수 있는 전수관을 만들어서 고창 자수의 민수 전통을 살리는 것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석영 기자

고창신문 기자  .
“서해안시대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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