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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고창농악보존회 임성준 신임 회장

고창농악, 사람을 품는 성숙한 공동체로

2026년 03월 25일(수) 16:22 [(주)고창신문]

 

인터뷰 – 고창농악보존회 임성준 신임 회장


고창농악, 사람을 품는 성숙한 공동체로



↑↑ 임성준 고창농악보존회 신임 회장

ⓒ (주)고창신문



고창농악보존회에 새로운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3월 26일, 고창농악보존회 정기총회를 통해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임성준 전 사무국장이 그 주인공이다. 1990년대 중반, 배낭 하나 메고 고창의 소리를 찾아 내려왔던 ‘막내’가 30여 년의 세월을 거쳐 이제는 단체를 이끄는 ‘어른’이 되었다. 6년간 보존회를 헌신적으로 이끌어온 구재연 전 회장의 뒤를 이어, 고창농악의 100년 대계를 설계할 임성준 신임 회장을 만나 그가 그리는 고창농악의 미래를 들어보았다.

■ 전통은 그 자리에 있는 것
임성준 회장과 고창농악의 인연은 3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주에서 학교를 다니며 농악을 접했던 청년 임성준은 “고창에 가면 노선생님들이 옛날 방식 그대로 농악을 가르친다”는 소문 하나에 이끌려 겨울날 성송면 양사동을 찾았다.
“밤눈을 헤치며 꽹과리 소리만 듣고 찾아간 그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시던 선생님들의 표정이 잊히지 않습니다. 최고가 되겠다는 욕심보다, 굿을 대하는 그분들의 행복하고 평온한 모습이 제 할아버지 같아 마음이 움직였죠. 나도 저렇게 늙어가고 싶다는 희망이 저를 지금까지 붙잡아 두었습니다.”
이후 그는 보존회 사무국장부터 이사, 감사 등 보존회의 다양한 자리를 두루 거치며 고창농악의 산증인이 되었다. 그는 취임 소감으로 ‘변화’보다는 ‘성숙’을 강조했다. “무언가를 획기적으로 바꾸기보다, 전통문화유산 단체로서 ‘우리는 언제나 그 자리에, 그 모습으로 있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예술적 변용과 원형 보존의 ‘황금 밸런스’
임 회장은 고창농악의 단순한 음악적 퍼포먼스를 넘어, 삶의 용기와 희망을 주는 ‘무형유산’으로서의 가치에 집중한다. 그는 보존회의 역할을 ‘전통의 고수’와 ‘현대적 활용’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으로 정의했다.
“보존회 산하에 아트컴퍼니 ‘고풍’, 교육원 ‘드림’, 학예연구실 등을 둔 이유는 예술적 밸런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고창농악보존회가 전통적인 부분에 집중한다면, 고풍은 현대적인 공연 미학을 고민하죠. 저 또한 보존회장이자 이수자, 그리고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이 모든 정체성이 조화롭게 섞여야 한다고 믿습니다.”

■ ‘미래 전승자’를 위한 과감한 투자
이러한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 임 회장은 ‘사람’과 ‘공간’의 조화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본격 가동되는 ‘연수 레지던시’는 외지에서 고창농악이 좋아 찾아온 청년들이 전수관에 머물며 배움과 일, 생활을 병행하는 프로그램으로, 보존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프로젝트다.
동시에 그는 지역 인재 발굴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임 회장은 “전문가 양성도 좋지만, 고창의 아이들이 농악을 접하며 자라야 진정한 의미가 있다”며, “드림을 통해 운영 중인 어린이 농악단을 창단 수준으로 끌어올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이어지는 전승 구조를 완성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인적 투자를 뒷받침하는 기반은 고창농악전수관과 지난해 개관한 신규 숙소동 ‘고운채’다. 임 회장은 “쾌적한 숙소동인 고운채는 연수생들의 안락한 보금자리이자 전수관의 수용력을 높이는 핵심 기반”이라며, “이를 적극 활용해 4월 개강하는 ‘고창농악 전통예술학교’를 비롯한 전수 교육과 체험 사업을 더욱 안정적으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덧붙였다.
최근 이명훈 상쇠의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예능보유자 지정에 대해서도 임 회장은 “15년 만의 경사”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단체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에, 예능보유자를 중심으로 교육 체계를 더욱 강화하여 고창농악의 전승 체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임성준 회장은 고창농악이 보존회만의 전유물이 아닌, 고창 지역민 모두의 자부심이자 문화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고창농악이 필요한 순간에 항상 곁에 있는 것, 누구나 잠시 앉아 쉬었다 갈 수 있는 유산이 되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 30년 막내의 진심이 담긴 ‘성숙한 리더십’ 아래, 고창농악보존회가 그려갈 새로운 6년과 그 이상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김민찬 기자

고창신문 기자  .
“서해안시대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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