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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한 해가 시작되었다. 생각해보면 또 다른 이라는 말은 신비하다. 이제 세월의 바퀴를 또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과 함께 그래도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여유와 함께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해는 지난해보다는 나으리라는 희망을 약속하는 말이다.
인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길을 걸어가는 것과 같으니 결코 서두르지 말라. 일본의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남긴 유언이다. 상황이 무르익기를 기다려 최후의 승자가 되는 때를 기다리는 대기만성을 가르키는 말이다.
그가 75세 때까지 고단위의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건강 덕이었다.
17세기 당시에 드물게 장수를 누렸던 것은 지금의 스즈오카현 하마마스에 살고 있을 때 끼니마다 보리밥을 먹고 매사냥으로 건강관리를 전념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옛술 연구가들은 이에야스가 오랫동안 특별히 양조해 마신 인동주의 자양강장 성분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야스가 본거지를 하마마스로 옮기면서 이 술이 진상품으로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겨우살이 덩굴이란 이름으로 알려진 인동초는 엄동설한을 이겨내고 봄에 다시 순을 내기 때문에 인내와 끈기를 상징하는 말로 사용돼왔다.
우리에게 영화로도 친숙한 마거릿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는 유명한 말로 끝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원문에는 “내일은 또 다른 하루의 시작이다.”로 되어있다.
남북전쟁의 패배로 인해 가문이 몰락하여 부와 영화가 바람과 함께 사라진 남부의 한 여인의 삶을 그린 대작인데 아름답고 콧대 높은 대지주의 딸 스칼렛 오하라는 기회주의적이고 이기적이지만 생기발랄하고 자신의 꿈과 야망을 포기하지 않는 구석이 있다.
질투와 이해관계 때문에 세 명의 남자와 결혼하지만 결국 첫 번째 남편과 두 번째 남편은 죽고 세 번째 남편 레트는 첫사랑 애슬리를 잊지 못하는 그녀를 버리고 떠난다.
사랑도 재산도 모든 것을 잃어버린 스칼렛. 그러나 그녀는 절망하지 않고 자신의 땅
타라로 돌아가 새로운 시작을 하기로 결심한다.
이 소솔의 여주인공 스칼렛을 내가 좋아하는 이유는 상실과 좌절과 절망 속에서도 오히려 더욱 강인하고 성숙해지고 실패 속에서도 다른 새로운 시작을 하는 그녀의 감성과 지성의 능력 때문이다.
새로운 해의 시작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지난해에 좌절하고 실망하고 마음 아팠던 기억이 있다면 이제 다 뒤로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내일은 또 다른 하루의 시작이다’라면서 스칼렛의 인생을 반면교사로 삼아보자.
찬바람을 이겨내는 겨울 소나무를 보면 역경을 딛고 우뚝 선 사람을 보는 것 같아 옷깃을 여미게 된다.
언제나 성공한 사람의 뒤에는 수많은 고뇌와 좌절과 고통이 숨어있을 것이다.
인생의 목적은 자신을 아는데 있으며 글 쓰는 목표는 삶 속에 햇빛을 반짝이게 하는데 있다는 시인 에머슨의 말이 생각난다.
사마천의 인간 평가 방법이란 글이 절로 떠오른다.
인간평가는 불우했을 때 어떤 사람과 친했는가, 부유했을 때 누구에게 나누어주었는지, 높은 지위에 있을 때 어떤 사람을 등용했는지, 궁지에 몰렸을 때 올바르지 못한 짓을 하지 않았는지, 가난했을 때 탐취하지 않았는지 자문해야 할 것이다.
진정한 성공이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를 이겨내고 바르게 전진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건 살아있는 자신을 사랑하고 연마하는 것이리라.
우리 생활 주변 곳곳에 있는 인동초 문양은 그 질긴 생명력과 시들지 않은 지조와 부끄럼 없는 양심을 떠올린다. 혹독한 이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올 것이다. 어제 비가와도 오늘 목련은 핀다. 하루 하루를 두려움 없는 부끄러움 없는 성실한 삶을 건강하게 열심히 살자. 그 속에서 인생의 행복과 성공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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