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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식 갖춘 고창 고인돌 - 이숙희(고인돌 문화해설사)

남방식 고인돌 북방식 고인돌 만나 새로운 문화 창조 일어난 것

2005년 10월 04일(화) 17:59 [(주)고창신문]

 

고창 고인돌에 대한 고고학적인 조사는 1965년 아산면 상갑리에 위치한 3기의 고인돌 발굴 조사가 실시되면서 시작되었고, 1983년 고창 운곡댐 수몰지구인 아산면 용계리와 운곡리 고인돌에 대한 발굴 조사가 이루어졌다. 1990년에 상갑리와 죽림리 고인돌 442기에 대한 지표 조사가 이루어져 각 고인돌에 대한 고유 번호가  부여되고, 사적 제 391호로 지정되었다.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면서 도산리에 있는 5기의 고인돌을 추가로 해서 고창의 상갑리․죽림리 고인돌은 1.8km 구간에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고인돌 기수가 모두 447기가 있다. 훼손된 고인돌까지 합한다면 1,000여기의 고인돌이 이 곳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다고 본다. 또한, 고창이 보유하고 있는 고인돌의 기수는 2,000여기 정도로 학계에 보고되어 있다. 단위 면적 당 고인돌의 분포도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조밀한 것으로서 고창 고인돌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고인돌이 죽림리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것에 대한 연구 결과는 아직 없지만 이 곳은 선사시대에 심원만을 통해 들어 온 사람들이 인천강 지류를 통해 점차 내륙으로 이동하며 살면서 고인돌을 축조한 것이라고 추정해 볼 수 있다. 왜 이곳에서 집중적으로 고인돌을 축조하게 되었는지는 우리의 상상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래서 고창 죽림에 나타나는 고인돌은 구릉과 같은 방향으로 나란하게 열을 지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비교적 이른 시기에 나타나는 고인돌의 모습으로 추정되는 것은 해가 뜨는 방향과 해가 지는 방향인 동˙ 서 방향으로 나란하게 나타나는 고인돌이고, 시기가 그보다 늦은 시기로 추정되는 고인돌은 남˙북 방향으로 나란하게 나타나고 있다. 죽림에 있는 고인돌군 중 5코스와 3코스에서 그 모습을 확연하게 볼 수 있다.

고창 고인돌이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게 된 가장 큰 가치는 형식의 다양성에 있다.

고인돌은 전체 북방식과 남방식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한강을 기점으로 해서 한강 이북에 많이 분포되어 있어서 북방식, 한강 이남에 많이 분포되어 있어서 남방식이라고 명명하였다. 고창에도 역시 남방식 고인돌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고창 도산리에는 지석이 판석으로 되어 있고, 상석이 판석으로 되어 있는 전형적인 북방식 고인돌 한 기가 있다. 그 고인돌은 평양에서 나타나는 북방식 고인돌과 많이 닮아 있다. 또한, 상석과 지석 사이에 평양 고인돌과 마찬가지로 쐐김돌이 나타난다. 이러한 고인돌이 경기˙충청 지역을 건너뛰고 고창에 나타나므로 해서 고인돌 문화에 있어서 문화충격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싶다. 남방식 고인돌이 북방식 고인돌을 만나 새로운 문화 창조가 일어난 것이라고 추정해 본다. 그런 가설을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이유는 죽림의 1코스와 2코스, 3코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죽림의 1코스에서는 5개의 굄돌을 가진 전형적인 남방식 고인돌이 있다. 그 옆으로 북방식 고인돌에서 볼 수 있는 판석으로 만들어진 키가 낮은 지석과 함께 남방식에서 볼 수 있는 두툼한 상석을 가진 북방식 계통의 고인돌이 있다. 북방식 지석과 두툼한 남방식 상석이 만나 새로운 형태의 고인돌을 만들어 낸 단순한 변화의 모습이다. 또한, 그 뒤로는 상석의 무게가 약 30t에 이르고, 장축길이에서는 양 면을 판석으로 만들고 다른 두 면은 4 개의 굄돌을 이용해 판석과 굄돌을 혼합하여 고인돌을 축조한 보다 새로운 변화의 고인돌이 보이고 있다.

2코스에서는 고창에서만 볼 수 있는 고창식 고인돌이라고 하는 고인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고인돌은 지상석곽식 고인돌이라고도 하는데, 북방식 고인돌의 부류로서 여러 장의 판석을 이용해 무덤방을 만들었다. 무덤방은 약간 반지하 형태로 나타나고, 판석보다는 두툼한 상석을 가지고 있다. 이 고인돌의 특징은 북방식 고인돌 부류에 속하면서 남방식에서만 볼 수 있는 굄돌이 나타나고 있다는 데에 있다.

3코스에서는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다는 '위석식' 고인돌이 있다. 현재 제주도에서는 봉분 주위를 돌담으로 둘러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고인돌의 모습은 제주도에서만 나타난다고 해서 제주도식 고인돌이라고 하는데 그런 고인돌의 모습이 고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고창의 성송면과 대산면 상금리 고인돌들은 또 다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이 곳 지형의 물줄기는 고창으로 흘러들어오지 않고 영광 법성포로 연결되고 있다. 그래서 영광 홍농에서 나타나는 고인돌이 이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산면 상금리 고인돌은 장성에서도 비슷한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지금은 행정구역상 다른 지역으로 나뉘어졌지만 문화적 측면에서 본다면 같은 문화권의 사람들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성송면, 대산면 일대에서 나타나는 고인돌의 모습을 주형주식 고인돌이라고 한다. 굄돌의 높이가 북방식 고인돌처럼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마치 기둥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주형주식 ’고인돌이라고 명명하였다. 이 고인돌은 북방식의 판석을 이용하지 않고 굄돌을 이용해 고인돌의 높이를 올려놓아 제단으로서의 모습을 잘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역에 있는 고인돌의 모든 형식이 바로 고창에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바로 그 다양한 형식을 가지고 있는 고창 고인돌의 가치가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고창의 고인돌은 유물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또 다른 특징이다. 유물이란 부장품과 제기로 사용했다가 고인돌 주변에 묻거나 뿌려놓은 것을 말한다. 이런 부장품이 고창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것은 부장품을 묻지 않는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이 곳 고창에서 살았다고 할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일제 때 일본인들이 모두 도굴했다고 하기도 하나 그 근거는 확실하지 않다.

고창의 고인돌은 A.D 1세기경까지 축조되었을 것으로 본다. 고창에는 단독으로 능선의 정상 부근에서 나타나는 고인돌을 볼 수 있다. 아산면 학전리, 고수면 황산리, 성송면 암치리˙ 예지리˙ 산수리 고인돌에서 그 예를 볼 수 있다. 이런 고인돌의 상석은 거칠지만 조각한 흔적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상석은 마치 거북이 모양 두꺼비 모양˙ 멧돼지 모양˙ 들소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고창에 있는 고인돌들은 저마다 특징을 가지고 오늘날 우리 앞에 서 있다. 우리에게는 고인돌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가치 인식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이다. 현재 영국의 스톤핸지가 신비한 축조의 비밀 하나 가지고 수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우리는 그보다 더 나은 가치를 고창 고인돌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창 고인돌은 문화적 우월성을 가진 범민족적 경쟁력이다. 이에 우리는 자부심을 갖고 홍보에 주력한다면 세계가 주목하게 될 것이다.

최근에는 관광이 각 자치단체의 관심사이다. 고창은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무한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 그 가운데서 고창 고인돌은 머지않아 고창뿐만 아니라 전라북도에서도 효자상품으로 부각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고창 고인돌에 대한 홍보는 무엇보다 먼저 선행되어져야 할 것이다.

고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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