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어릴 적 울 엄마는 첫 닭 울음소리에 왜 귀 기울였을까?
대 창살 부엌문이 숨죽여 열리더니....
치마폭 바람일세라 발 앞꿈치 살포시 내딛어 뒤뜰 우물가 정안수 한 사발을 합장하여 받아들고 가마솥 웃 지방에 정성 드려 올려놓고 두 손 모아 치성한 뒤 하루를 시작하셨다.
오십 생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기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있는 향수가 아닐까?
울 엄마 새색시 적 가슴앓이하며 벙어리 삼년, 눈멀어 삼년, 귀머거리 삼년.
석삼년의 세월을 보내고도 울 할매 시집살이는 끝남이 없고 못생긴 배꼽은 며느리 배꼽이요, 열리지 않는 감나무는 며느리 감나무란다.
그래도 조금은 입맛에 맞는 구석이 있어 며느리 주머니가 있었으니 조금은 살아 볼만도 하였는데 그러던 어느 날 우리 집 울안에 며느리 밑씻개가 자라기 시작하면서 울 할매 시집살이는 절정을 이루고야 말았다.
껄끄러운 갈고리 줄기가 있어 손으로 만질 수 없도록 따가운 그놈의 야생초가 왜 하필이면 우리 집 울안에 자랐을까?
울 할매는 호기를 만난 듯 며느리가 뒷간에 볼일을 볼 때마다 밑씻개로 쓰도록 하였으니 밤 봇짐을 싸지 않을 며느리가 몇이나 있겠는가..
며느리 밑씻개가 우리 집 울안에 자생하는 날부터 숨죽여 치맛바람 날 새라 열렸던 대 창살 부엌문은 또다시 열리지 않고 고부간의 갈등은 더욱 골이 깊어 어느 누구도 해결 할 수 없는 우리들의 숙제로 남아버렸다.
고인돌 들꽃학습원장 이 학 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