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심쟁이는 자라서 도박쟁이가 되고 개구쟁이는 자라서 오입쟁이가 될 것이다.
하늘거리는 치맛바람에 눈 돌아가지 않을 남정네들 없고 코끝을 스치는 분단장 내음에 침 삼키지 않을 남정네는 누구겠는가?
어느 고을에 이름난 개구쟁이 계집은 자라서 소문난 오입쟁이가 되었는디 그 여인네 치마폭에 스치고 간 남정네는 수 백 명쯤 되었다고 하더라.
갈대숲이고 억새풀 밭이고 요즘처럼 선선한 가을이면 온 산야가 알록달록 눕기 좋은 비단 금침이니 이 가을을 어찌 그냥 넘기겠는가.
잘빠진 놈 하나 홀려 억새풀숲에 자리 깔고 누워 방아를 찧다가 뭔 일이 잘못 될라고 독이 찬 독사 놈이 있었던가.
“누울 자리보고 발 뻗어야 하는디 왜 꼭 독 오른 독사위에 벌러덩 누웠디야.”
결국 물리고 말았으니 그냥 그 자리에서 죽었다고 하더라.
사시나무 떨 듯 떨다 죽은 오입쟁이 혼백은 가을바람에 살랑이며 올 가을엔 쑥부쟁이 꽃으로 피어나서 바람날 듯 한 남정네들을 홀리고 있다.
고인돌들꽃학습원장 이 학 성
학습원 홈페이지: www.flowery.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