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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것에는 조상들의 삶과 정신이 녹아있는데 고리타분한 것으로 치부되고 잊혀지는 것이 안타깝다.
“어머니의 뱃속에서부터 흙을 빚어 온 거나 다름없다”고 말한 동곡자기 대표 유춘봉(47)씨는 현대적인 것에 치여서 사람살이의 지난 시절이 통째로 부정되는 풍토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국청자의 최종주자인 최남성님을 사사한 춘봉씨의 큰 아버지 유길상선생이 아버지인 동곡 유하상선생에게 전수하고 아들인 춘봉씨가 그 대업을 이어 받아 도예가의 길로 들어섰다.
도자기를 굽는 일을 ‘자기와의 싸움’, ‘자기를 이겨내는 일’이라고 표현하는 그는 “흙.불.혼으로 자기를 만드는 지리하고 어려운 수 없는 반복의 과정이 사람을 변화시키고 인간과 인생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자기를 빚으면 빚을수록 어려운데 옛날의 경우 장인이 명을 다하면 그 기술까지 대가 끊기는 것이 늘 안타까웠다”는 유춘봉씨.
다른 지역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지만 아버님의 끈끈한 명맥과 살아있는 전통이 이곳에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떠날 생각조차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그를 또 한번 안타깝게 만드는 것은 복분자에 쏠려 있는 지나친 관심이다. ‘고창은 청자의 고향(한국도자사 2001년판)’이라고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역설하였듯이 고창에서 발굴된 용계리 청자 가마터는 갑발을 사용한 수준 높은 청자를 구워 낸 초기 청자의 대표임이 분명한 사실로 나타났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도 있듯이 고창이 가지고 있는 문화.역사적 가치를 소홀히 한다는 것은 후손된 도리가 아닌 듯싶다.
“고창이 경유형 관광지다 보니 관광객이나 수학여행단의 기억 속에 쉽게 잊혀지는 경향이 있다”는 그는 “고창의 문화와 역사적인 측면을 연계한 관광 상품 개발도 좋지만 지역에 ‘도예 체험장’을 만들어 체류하는 관광지로 탈바꿈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관광객이 수학여행단이기 때문에 청자의 고향인 고창을 찾는 학생들에게 고창의 정신과 얼을 느끼고 돌아가게끔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 ‘도예 체험장’이라고 한다.
“여행 온 2박 3일 동안 첫날 도자기를 만들고 떠나는 날 찾아갈 수 있도록 기술력도 확보하고 있어 주 5일 근무제로 가족단위의 관광객이 늘어가고 있는 것에 발맞춰 체류형 관광객을 유치할 명분이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여성회관에서 3년째 도예 강사로 교육 하고 있으며 관내 학교에서도 그의 손을 거쳐 가지 않은 학교나 유치원이 없음은 물론 전주, 정읍, 광주, 목포에서도 학생들이 다녀갔을 정도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이다 보니 전통자기의 보존과 중흥을 위해서 열심히 정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전통자기에서부터 생활자기까지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예술 활동 속에서도 현대인들의 건강을 위하여 고창에서 생산된 천일염을 황토용기에 담아 구워낸 황토소금도 출시한지 3년이나 됐다고 한다. 이 황토소금은 아버지 때부터 구워서 먹었던 음식인데 쓴 맛이 전혀 없고 맛이 좋아 소비자들의 반응이 굉장하다.
전통의 소중함을 알고 그 전통을 응용하여 소금을 만들어 낸 유춘봉씨는 “전통의 아름다움을 지키고 가꾸는 것은 결국 지역사회가 함께 해야한다는 점에서 자치단체가 해당분야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키워갔으면 하는 바람”을 덧붙였다.
위치 : 고창군 고창읍 주곡리
전화 : 562-0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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