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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자원봉사단체가 활성화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는 않은 것 같다. 나라가 잘 살수록 선진국화 되어 갈수록 자원봉사의 손길은 더 필요하고 빈익빈 부익부라는 자본주의의 병폐에 맞게 사회의 그늘진 곳은 더욱 생겨나기 마련인 것 같다. 요즘은 개인적으로 살만한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과거 30년 전만 해도 보릿고개 시절을 견디기 힘들었고, 우선 본인의 의식주 해결이 급선무여서 남을 돌본다는 것은 그리 쉽지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부쩍 늘어난 사회봉사단체의 수가 (조금은 성격이 다른 시민단체까지 포함한다면) 1,000여개를 넘어선지 이미 오래이다. 우리 고창군에도 자원봉사단체 협의회에 가입한 단체가 70여개이니 이 작은 지역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봉사원들이 너도 나도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앞 다투어 노력하고 있는 것인가.
일단, 남을 돕겠다는 베풂과 나눔의 정신은 너무도 소중하고 지역사회를 위해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문제는 참 봉사자가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예로부터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하라는 참된 베풂의 가르침도 있지만은 어디 사람의 마음이 다 똑같겠는가. 또한 좁은 지역사회에서 자원봉사도 경쟁의 시대가 되었으니, 오른손이 하는 일 왼손이 모르게 하는 봉사단체는 극히 드물고, 경쟁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많은 단체들이 실적 부풀리기, 신문방송 홍보에 기를 쓰고 있다. 단체마다 단체 나름대로의 특성이 있기 마련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각 사회단체 봉사단체는 모두가 비슷비슷한 봉사활동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수혜자의 자세에도 조금은 문제가 있다. 얼마 전 일본 방문에서 점심으로 도시락을 주면서 가이드는 ‘오벤토’의 얘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일본인들은 무조건적으로 누구를 도와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일부이긴 하나 우리나라의 수혜자가 자원봉사자의 손길을 너무나 당연시 받아들이는 반면, 일본인들은 국민 각자가 1인분의 몫을 제대로 해 내야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을 받는다는 것이다. 1인분의 몫을 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벤토’를 먹는, 무조건 남한테 의지하고 도움을 바라기 보다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각자 주어진 몫을 완벽히 해 내는 것이 그들의 국민성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는 너무 도와주는 것이 많다고 다시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씀하시는 뜻 있는 분도 계셨다. 그렇다고 그들의 자원봉사활동이 대한민국에 뒤지지는 않는다.
나라마다 나름대로의 문화가 있으니 우리는 우리식의 자원봉사가 필요하고 봉사자는 참 봉사자의 자세를 갖고 활동을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수혜자는 수혜자대로 무조건 도움을 바라거나 당연시하기 보다는 봉사자에 대한 고마움도 가져야 할 것이고 스스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가꾸며 사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본래 자원봉사의 원조라 할 수 있는 계나 향약, 두레 같은 상부상조의 미풍양속이 이어져 내려오다가 산업화로 인한 물질만능의 시대에 이기심과 개인주의가 팽배해짐에 따라 잠시 주춤해졌다.
1991년 통계청의 사회지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15세 이상의 국민 중 자원봉사 경험자는 5.4%로 미국의 50% 일본의 9%에 비해 매우 취약한 실정이었다. 우리나라는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치루면서 자원봉사가 도약의 계기를 맞고 봉사단이 조직되고 체계적으로 범국민적으로 전환점을 이루게 된다.
특히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자원봉사는 지역적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강화되면서 수요와 활동분야는 급격히 증가하였다. 자원봉사가 활성화됨으로써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바도 크고 사회공동체 유지에 기여하며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올바른 여가선용을 통한 에너지 창출과 자아실현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보고 있다.
봉사! 봉사하는 마음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며 봉사는 쉽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나는 직장의 업무상 봉사자 관리를 하는 직업을 갖고 있어 내 자신 스스로도 봉사자가 되어 누군가를 돕고 싶어 지난해에 고창고 학부모 지도단에 가입하여 활동해 보았다. 매주 토요일 시설과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 여러 활동을 하면서 봉사가 쉬운 것이 결코 아니며 애로점도 알게 되고 땀 흘린 뒤에 느끼는 참 봉사의 기쁨도 함께 알게 되었다. 자원봉사는 누구의 강요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참여하여야 하며 봉사를 통하여 어떠한 대가도 바라서는 아니 된다.
국민의 50%가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한다는 미국은 수입의 일정액을 적립하여 사회에 환원하는 정신으로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지역의 한 구간을 개인 혹은 단체에서 지정해 놓고 자발적으로 환경봉사에 지속적으로 참여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자원봉사의 정착을 위해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이고 헌신적이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실천을 통한 내실 있는 봉사활동이 필요하다.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그늘진 사각지대가 많고 자원봉사자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해마다 연말연시 혹은 설 추석명절, 또한 평시에도 어김없이 ‘얼굴 없는 몇 분의 천사’들로 인해 가슴 뭉클할 때가 많으니 선진복지국가로 가는 길은 그리 멀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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