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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이렇게 살다보니 나즈막한 연못 속에 별 연들이 다 모여 벌, 나비를 불러 모아 자리를 깔고 판을 벌였다.
언젠가 굴러들어와 박힌 돌을 빼어내고 주인 행세하는 저 붉은 연은 중국연이고 알록달록 이름 모를 저 연들은 일본연이다.
“그럼 키 크고 하얀 백연은 미국연이것네.”
아니다. 백년은 그 종류가 너무 많아 국적불명 잡연이다.
함평댁네 둘째딸. 몽당연필로 눈썹 그리며 이쁜 얼굴 뽐내던 숙희란 년을 닮은 솜털부시시한 흰 어리연꽃.
열다섯에 시집가겠다고 보따리를 싸던 발라당 까진 명숙이란 년을 닮은 눈부시도록 하얀 꽃은 각시수련이다.
저 두 연들 우리 토종 연꽃이다.
두 연들은 너 잘났네. 나 잘났네. 시기하지 않고 키 크고 속없는 잡연들 그늘에 짓눌려 살면서도 아련히 잊혀져가는 마음속 나의 살던 고향 그곳에서 새벽이슬 두어 방울 머금고 솜털부시시 기지개를 켜며 눈부시도록 하얀 꽃 각시수련 한 송이가 아침햇살을 기다리며 피어난다.
고인돌들꽃학습원장 이 학 성
학습원 홈페이지: www.flower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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