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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봉기 기념식 남녀 낭송 詩 - 물 결 고 중 영(두줄시협회 이사)

2008년 03월 11일(화) 16:36 [(주)고창신문]

 



남 :
만경강 뉘엿해진 늦살배기 물살도
맨발로만 달리던 농투성이들의 아우성 못자니
죽어서야 눈이 부시는 떼 나비
은행잎 노란 저 나비 떼들

빼 마른 삭신을 가지 끝에 내걸고
오뉴월 땡볕에 피 말렸으니
조바심 잦은 이승의 날개 짓 말고도
한결 가벼워진 혼은 어김없이 승천하리

하, 수상타 깊은 연애병 깊어진 누이의 눈길이
인천강 건너 포승줄 같은 농로만 겨누었던지
떼 나비 촉수마다 통한의 시위 당겨
정인의 주검 그 뒷소문만 겨누었던지
여하 간에
막후절충 한번 없이 허물린 목숨
그들의 어여쁜 목숨들이
만경강 저편 은행나무에서
지금 막 탈속을 시작했다.

여 :
꽃이 지고 있다.
사람의 마을에서 꽃이 지고 있다.
피는 일이 무상하듯
지는 일 조차 그리도 덧없었구나.

지는 저 꽃잎마다 애간장이 다 녹아
노을로 번지고 있다.
지는 꽃잎들 노을로 번져
온 천지를 물들이니
꽃 지는 세상을 배경으로
사람들도 그토록 저물어 갔던 것이구나.
아! 모두들 그렇게 저물었음으로
그대 또한 고개를 깊이 숙인 채
삶의 한 모서리를 쓸쓸히 베이겠구나.

남 :
끝끝내 터져 나온 보국안민의 함성이
총검 앞에 무참하게 도륙당한 날이 있었다.
천개를 묶어 하나가 되고
하나를 쪼개 만인이 누리자던 노릇이
섬김의 참뜻을 져버려 부질없구나.

“댓잎 솔잎 푸르다고 봄철인 줄 알지 마라”

가여운 파랑새 심장을 터뜨려 뿌린 피는
역사의 텃밭에 자유 평등의 싹으로 돋았으되

여 :
피우지 못하고 시들어간 꽃들이
승전보다 어여쁘던 그 패전이
붉을 사
붉을 사
하얀 옷에 얼룩져 이토록 아픔이다.

거룩하게 일어나 아름답게 쓰러진 임들이여!
이제금 다시 일어나라
일어나 꽃이 되고 겨레의 넋이 되고
고요가 되고 묵념이 되고
나아가 때 묻지 않은 믿음 되라.

합송 :
이르되 하늘은 온후하여 땅을 덮어주고
땅은 인자하여 만물을 기른다 하였다.
섬기는 도리가 모쪼록 명정하였건만
애석타 이에 이르지 못한 세상이었으리-
말씀이 모자라 무너진 사직은 없고
가르침이 더디어 흐트러진 인륜은 없었다.
오천년을 어질게 이어온 민초들이
떨치고 일어나 회오리친 그날의 태풍 백열세 개의 디딤돌을 징검징검 밟고 와
오늘 이 역사의 현장에 뜨겁게
뜨겁게 물결치고 있다.

고창신문 기자  .
“서해안시대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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