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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실학의 거두(巨頭) 황윤석 선생의 호를 딴 이재 연구소가 지난해 7월 전북대학교에서 문을 열고 지난달 30일 고창청소년수련관에서 처음으로 학술발표회를 가졌다. 이번 학술발표회는 고창군이 주최하고 전북대학교 이재연구소(소장 최영찬)가 주관해 관련 교수, 향교유림, 지역주민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재 황윤석 선생의 학문과 사상에 대한 발표 및 논평 등으로 진행 되었다. 성내면 출신이며 호남실학사상의 산실인 이재 황윤석 선생(1729∼1791)은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31세 때 급제하고 38세 때 장흥 참모와 현감을 지내며 홍대용·홍계희·신경준 등 노론계 학자는 물론 이가환 등 남인계 실학자들과 교유하며 학문의 지평을 넓혔다. 성리학·천문역상학·산학·기하학·역사학·지리학·국어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업적을 남긴 위인이다. 현재 그의 저서 ‘이재난고’가 초고의 행태로 남아 있어 상대적으로 유형원이나 정약용에 비해 덜 알려진 실학자이다. 이재난고는 황윤석 선생이 10세 때부터 63세로 작고하기 이틀 전까지 54년간 쓴 일기 57책은 원고지로 2만 9천여장이며, 글자수 5백27만4천여자의 기록으로 한 위인의 일생의 기록이 아니라 실질적인 역사를 반추하며 망라하고 있다. 이재난고는 황윤석 선생의 일상생활에서 물건의 가격, 품질, 분량까지 기록하였으며, 지명을 기록할 경우 한자이름 한글이름, 옛 이름과 그 유래와 전설까지 기록했다. 여행을 할 때에는 숙박한 곳, 점심 먹은 곳과 찾아온 사람에 대해 기록했다. 일기와 메모의 형태로 이루어져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상세한 생활사와 미시사를 파악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으며 현존하는 조선시대 일기류 가운데 규모나 분량면에서 최대·최다로 꼽힌다. 이재 연구소 개소로 호남지역이 낳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실학자인 이재 황윤석 선생의 학문과 사상을 연구하며, 그의 실천주의적 학문을 계승·발전시키고 있다. 또한 이재 황윤석 학문을 중심으로 호남의 실학사상 및 전통사상을 연구하여 한국사회의 정신적 발전에 이바지해 호남실학의 학맥을 바르게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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