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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을 빛낸 사람들 - 고 강한영 우석대 전 총장

판소리의 거장 고 강한영 박사 50여년 동리선생 연구 외길 걸어

2009년 04월 14일(화) 14:15 [(주)고창신문]

 

ⓒ (주)고창신문


지난 4일 동리 신재효 선생 연구와 고창 판소리 연구의 토대를 다진 강한영 전 우석대 총장이 향년 97세, 노환으로 별세했다. 강 박사는 전주(전북 완주군 이동면 서신리(새터), 지금은 전주시 서신동으로 편입됨)에서 출생했지만, 고창보통학교와 고창고보를 졸업하여 제 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연희전문(현 연세대학교의 전신)과 서울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후 서울대를 비롯한 숙명여대, 일본 천리대학, 우석대학 등에서 판소리와 신재효사상에 대한 강의를 펼쳤으며 가람 이병기 선생에게 수학하며 신재효·판소리 연구에 매진했다. 이병기 선생은 강 박사에게 신오위장(신재효 선생이 제수받은 실직) 선생의 신오위장본을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신재효 선생의 문학적 가치를 잘 알고 있었던 이병기 선생의 가르침은 강 박사에게 평생 신재효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깨달음을 주었던 것이다. 이병기 선생에게 학문적 깨달음을 얻은 강 박사는 고창을 다시 찾았고 신재효 선생의 후손들은 기적에 가까울 정도로 신재효 선생의 유품들을 대부분 간직하고 있었다. 신재효 선생에 대한 경의와 학문에 대한 열정으로 불탔던 강 박사는 신재효 선생의 집안을 자주 방문하게 되었고 이를 인연으로 신재효 선생의 증손자인 신기업씨의 딸 신옥선씨와 결혼했으며 신재효 선생 4대손 종부인 강한희여사의 큰오빠이기도 하다. 판소리학회장, 문예진흥원 국학진흥부장, 동리연구회장, 국립창극단장 겸 예술감독 등을 지내고 전북애향대상, 국민포장, 외솔상, 보관문화훈장, 동리대상 등을 수상했다. 특히 강 박사는 학자로서는 유일하게 동리대상을 수상하여 그 의미가 남다르다. 고창 판소리사에서 가장 빛나는 업적으로 판소리 문화의 초석을 놓은 것이 동리 신재효 선생이라면 고 강한영 박사는 동리 신재효 선생의 연구에 관한한 국내의 권위자로서 판소리의 본고장이 고창을 빛낸 인물이다. 강 박사는 신씨가에서 간직하고 있던 고문서와 고서, 그리고 신재효 판소리본 성두본과 신씨가장본을 하나하나 연구해 나가기 시작했다. 신재효 선생의 후손들과 선생이 남긴 고서 및 고문서, 그리고 족보 등을 토대로 신재효 선생의 기념비를 발굴하는 한편 선생의 예술지향적인 삶을 재구성해 나갔다. 일일이 고문서와 고서를 주석했으며, 마침내 신재효 판소리 성두본과 신씨가장본을 주석하고 출판하기에 이르렀다. 대략 25년 동안의 연구 끝에 강한영 박사는 그동안 연구작업을 총망라하는 신재효 판소리 사설집(全)(민중서관, 강한영 교주, 1971.)을 출간했다. 이 전집을 내기 전에도 박사는 신재효 선생의 판소리본을 각 바탕별로 단행본으로 출간하기도 했고, 영인본으로 출간하기도 했으며, 신재효 선생에 대한 생애를 논문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강한영 박사는 오랜 연구를 통해서, 신재효 선생의 판소리 후원가로서, 이론가로서, 판소리 개작 및 창작자로서의 면모를 낱낱이 파헤쳤다. 그로 인하여 신재효 선생의 면모는 많은 사람들의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판소리사에서 볼 때 일제강점기 말과 한국전쟁을 거쳐 1970년대 무형문화재 제도와 전통문화에 대한 자각이 일어나기까지는 판소리의 암흑기였다. 가장 혹독하고 고통스러웠던 기간이었던 것이다. 판소리 소리꾼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러했을 것이지만, 연구자의 입장에서도 냉담함과 무관심이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이와 같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그는 묵묵히 신재효 선생의 판소리 연구를 해냈다. 만약 고창 땅을 불 밝히는 그의 연구가 없었다면 신재효 선생과 고창의 판소리 중흥은 생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판소리의 본고장 고창을 빛낸 판소리의 거장 고 강한영 박사, 50여년 동안 동리선생연구의 외길 인생을 걸어온 그이기에 그를 떠나보낸 후손들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김희정 기자

고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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