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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즐거워 - 박양대 어르신의 신바람 나는 이야기

흥겨운 노래 가락과 춤사위에 담긴 봉사와 사랑

2010년 08월 26일(목) 09:44 [(주)고창신문]

 

ⓒ (주)고창신문


“잠깐만~♪ 잠깐만~그 발길을 다시 돌려요~♬”
고창군종합사회복지관을 들어서니 저 멀리서 가수 주현미씨의 노래 가락이 흘러나오고 간간히 추임새를 넣는 어르신들의 목소리가 흥겹게 들린다.
노래 소리에 자연스럽게 이끌린 기자는 재미있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빨간 모자에 빨간 조끼를 입고 까만 선글라스를 멋있게 끼고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가락에 맞춰 온 몸을 이용하여 댄스 삼매경에 빠진 박양대 어르신(78·심원면 하전리)을 보게 된 것이다.
박양대 어르신은 두 달 전부터 복지관에 거의 출근하다시피 나오셔서 노인들을 위해 춤과 노래로 봉사를 해오시고 계신다.
박 어르신이 복지관에 들어서면서 제일 먼저 하는 것이 라디오를 트는 일이다. 그 소리가 들리면 박 어르신이 오셨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일제히 어르신들이 박 어르신의 주위로 모이기 시작한다. 범상치 않은 노래와 현란한 발놀림이 예사 솜씨는 아니다.
박양대 어르신을 필두로 하여 복지관 복도를 가득 메운 어르신들은 박 어르신의 손동작과 발동작 하나에 박수 장단을 맞추며 즐거운 웃음을 연발하신다.
지금 이 순간 가장 행복한 사람들은 여기에 계시는 어르신들일 것이다. 그분들이 느끼고 계시는 행복감은 자식들도 아닌, 손자·손녀도 아닌 일흔 여덟의 나이 지긋한 노인의 춤사위에서 표출되는 것이다.
이 시대의 어르신들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모진 세월을 견디면서 평생 자식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며 고된 세월을 견뎌왔다. 그분들에게 남은 것은 깊게 패인 주름과 허리며 무릎 등에 생긴 통증뿐이다.
같은 시대를 걸어온 사람으로서 박 어르신은 본인의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동생·누나·형님이 될 수도 있는 이분들을 위해 춤으로서 그리고 노래로서 즐거움을 드릴 수만 있다면 한 여름의 더위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복지관 어르신들은 박 어르신을 통해서 즐거움을 느끼지만 되레 박 어르신은 그분들을 통해서 인생의 참 맛을 새삼스레 경험하고 계신다.
주체할 수 없는 끼에 박 어르신은 전국노래자랑이며 각종 마을축제, TV를 통해서도 얼굴을 알린 유명인사다. 글을 모르시는 어르신은 라디오를 통해 들려오는 노래 음성만으로 민요며 가요 등 500곡이나 되는 노래를 외우고 계신다. 또한, 금주와 금연으로 인해 기억력이 젊은 사람 못지않으시다.
박 어르신은 춤과 노래를 병행하는 터라 노래를 부르다가 힘이 들 때면 그때 라디오를 트신단다.
20년 동안을 라디오와 함께 생활하셨지만 복지관 어르신들에게는 박 어르신 자체가 라디오인 셈이다. 단 한번의 흐트러짐도 없이 춤과 노래를 병행하고 있는 박양대 어르신의 얼굴은 온통 땀으로 흠뻑 젖었다.
78세란 연세가 무색하게 젊음을 유지하고 계시는 박 어르신의 건강 비결은 ‘등산’이었다. 이와 더불어 복지관에 나와서 춤과 노래로 마무리를 해주시니 서로가 득이 되는 운동을 하고 계시는 것이나 다름없다.
박 어르신은 “젊은이는 젊은이대로 노인들은 노인대로 각자의 삶을 즐기고 살아야 한다”며 “나처럼 건강해야 인생을 즐길 수 있다”고 당부했다.

병약한 노인들이나 무료한 삶을 살고 계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끼와 재능을 십분 발휘하며 즐겁게 봉사에 임하고 있는 박 어르신은 자신의 건강이 허락하는 한 매일 복지관에서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다시 라디오를 끼고 어르신들을 향하신다.
김희정 기자

고창신문 기자  .
“서해안시대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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