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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학원 경영기

2011년 05월 26일(목) 09:35 [(주)고창신문]

 

ⓒ (주)고창신문


대성중 교장 강 헌 희

근래에 내가 퇴근시간 이후에 따로 관리하는 작은 자연 생태 학원이 있다. 아직은 국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은바가 없어서 혼자 속마음으로만 뜰 학원(뜨락원의 뜻)이라는 이름을 지어 부르고 있다. 장소는 나의 현직 근무기간 중에만 사용을 허락받은 작고 아담한 관사 뜨락에 자리를 잡고 있다. 학원 운영상의 재원 마련을 위해 별도의 납부금을 징수할 수도 없는 처지라서, 수업료는 일정기간 거치 후 후불제를 적용할 생각이다. 만약 나의 정당한 수고의 대가를 거부한다면, 그들은 아마도 우리 가족들의 생계를 위한 육신공양까지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나는 우선 어린 새싹들이 쾌적하게 잘 자랄 수 있는 환경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원주민 격의 각종 식물들에게 강제 퇴거명령 조치를 취하였다. 그리고 적당한 크기의 학습실로 나누어 우리 집 노모님께서 소개해 주신, 갖가지 유전형질의 씨앗들을 학급별로 구분하여 열무 반, 시금치 반, 쑥갓 반, 상추 반, 강낭콩 반, 호박 반으로 편성하였다. 그리고 고추 반, 조선 물외 반, 가지 반, 수세미 반 아이들은 전주 남문 시장 바닥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녀석들을 데려와 외지 전입학생 반으로 편입 조치하였다.
각기 고향이 다르고 출신 성분이 다를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가정환경에서 제멋대로 굴러먹다가 모여 온 녀석들이다 보니, 아무래도 처음부터 학습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질서가 문란하다. 벌써부터 상추 반에서는 정해진 자리를 무단으로 이탈해 버린 녀석들이 있다. 호박 반의 몇몇 녀석들은 학원이 별로 맘에 들지 않았던지, 아니면 나쁜 짓 하다가 고양이 순찰대에게 끌려간 것인지 종적이 묘연하다. 하는 수 없이 자리를 비운 녀석들은 과감하게 제적처리하고, 대신에 고창 읍내 상설 시장에서 어정대던 녀석들을 불러와 빈 자리를 채우도록 했다.
나로 하여금 정작 더 머리 아프게 하는 일은, 원래 그 자리는 자신들이 조상 대대로 살아오던 터전이라면서 끈질기게 생존의 기득권을 주장하고 있는 잡초들의 반란이다. 단지 인간들의 입맛에 잘 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쫓겨나간 억울한 사정을 호소하기도 하고, 빼앗긴 땅을 되찾기 위한 번식투쟁의 강도를 갈수록 더 높여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여차하면 치명적인 농약을 살포하여 ‘종족 말살’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최후통첩을 내려 두고 있다.
또 하나, 우리 아이들을 괴롭히는 녀석들이 있다. 일명 ‘해충’이라고 하는 불량배들이다. 벌써 열무 반에 대거로 침투하여 아직 곱고 여린 새싹들의 얼굴에 흉측스러운 마마자국을 내어 내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경찰에 신고할 정도의 폭력 사안도 아니라서 더욱 속수무책이다. 다만 ‘극약 처방’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강구해 두고 있지만, 그 방법은 비록 해충은 통쾌하게 즉사시킬 수 있다지만 결국에는 우리 인간에게도 장기적인 수명단축이라는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 할 수도 있는 일이라서 몹쓸 놈들의 하는 꼴을 그저 두고만 보고 있는 중이다.
이래저래 자연 생태학원 운영을 하면서 생각해 보니, 나 자신에게도 경영관리상의 상당한 잘못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우선 첫째로 ‘잡초’에 대한 개념의 재인식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무조건 인간에게 이롭지 않으면 모두 잡초로 치부해 버리는 사고의 편협성이 문제이다. 둘째로 원래 조물주께서 천지를 창조하실 때 서로 사이좋게 나누어 쓰라고 주신 땅을 몽땅 혼자서만 가지려고 하는 인간의 무한한 이기심이 문제이다. 셋째로 무릇 자연을 이루고 있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의 가치는 동등하다는 보편성의 원칙에서 볼 때, 오직 인간의 이익만을 위해 뭇 생명들을 함부로 희생시키는 일들이 과연 정당한 일인가 하는 문제이다.
나는 지금부터라도 지상의 모든 생명체들과 조물주의 축복을 함께 나누어 갖는 지혜를 실천해 보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나보다 약한 자에게 사랑의 눈길을 먼저 주면서, 비록 나에게 주어지는 이익이 좀 부족하더라도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상생의 정신을 보다 충실하게 배워 볼 생각이다. 그리고 힘이 강하거나 약하거나 몸집이 크거나 작거나, 먹잘 것이 있거나 없거나, 성질이 둥글거나 모나거나, 타고 난 재능이 비범하거나 평범하거나, 부자 집안이거나 가난한 집안이거나, 잘났거나 못났거나를 막론하고 모두를 함께 아우르면서 존경과 사랑의 마음, 편안하고 인정스러운 눈길로 나 또한 자연의 한 구성원으로서 겸허하게 살아가야 하겠다.

고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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