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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년을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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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석(아산면 상갑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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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1월 17일(화) 14:08 [(주)고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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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임진년이 다가왔다.
요새 몇일은 참 춥다
한해가 끝나갈 때면 한번씩 혹한이 다녀간다
세수한 후 문고리 잡으면 쩍쩍 얼어붙게 하든
밤새 윗목에 놓아둔 요강물을 얼게 하든
세검정 칼바람 북한산 강추위는 아니건만
오늘 아침 손등을 타고 오르는 한기
찬물에 아침밥 쌀 씻는 손 너무 시리다
어머니 70년간 새벽밥 쌀 씻다가
얼음물에 얼어붙은 손가락 생각하면
영혼은 시려오고
내 시린 손은 멍멍해진다
요까짓 것 추워야 아무것도 아니로다
임진년하면 나에게는 420년전
임금과 백성이 쫒겨가든 임진왜란이 다가온다
시퍼런 총칼에 쓰러져간 선조의 영혼이 떠오른다
몰아닥친 추위와 굶주림과 일본군의 총칼에
귀잘리고 손잘리고 목잘리고 얼어죽고
임진 정유 왜란 7년동안 무참히 쓰러져간
원혼마저 구천을 떠도는
100만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영혼을 생각한다
슬퍼도 살아야 하고
슬퍼서 살아야했던 할머니들
오늘 아버지 어머니 무덤에 가보았다
겨울 문풍지에 스며 들어오는 냉바람에
항상 웅크리고 모로 누워 계시던
그 모습이 어른거려
오늘 방장산 아래 무덤에 가 보았다
무덤 머리에 실금이라도 갈라지진 않았는가
자갈하나 들어갈만한 작으만 구멍하나라도 있는가
무덤 돌아가며 돌아가며 둘러 보았다
실금이나 구멍 사이로
얼음물 얼음 바람 들어갔나 조마조마하며
오늘 웅크리고 누워계실 어머니
잠자리를 보러 갔다
내년봄엔 무덤위에 더 두껍게 흙을 올리리라
황토빛 흙이불을 덮어 드리리라
찬바람 얼음물은 꼭 막아 드리리라
무덤 돌아 상원사 내려오는 길
방장산을 휘몰아치는 하이얀 눈바람
무덤가에 대나무 숲 흔들어 대네
날리는 눈가루 빈 하늘을 가리고
얼굴을 얼리네
임진왜란에 귀잘리고 얼어죽은 할아버지 할머니
새벽밥 쌀씻는 물에 손가락 얼었던 어머니
마음은 가라앉고 생각은 아득하고
60넘은 초라한 고목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하구나
무능 무력했던
너무나 무심했던 차가운 바우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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