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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이야기-백합

2012년 06월 28일(목) 09:16 [(주)고창신문]

 

ⓒ (주)고창신문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향기로운 순결한 꽃이다.
티끌 없이 하얗고 그 향기 또한 일품이지 않는가.
한 땀 한 땀 수를 놓아 완성하듯 내 삶의 조각들을 정성들여 모아가며 여름의 초입에서 꽃을 피웠다.

지난겨울 엄동설한에 얼어 죽지 않으려고 얼마나 몸부림을 하였던가. 목구멍 속까지 깔딱거리던 숨을 고르려고 또 얼마나 그 고통을 참았던가.
그 고통과 몸부림으로 향기 좋은 꽃을 피웠으니 내 영혼 밑바닥에 묻혀있는 뿌리덩어리도 이제는 내려다보자.

대를 이어 다음 생을 잘살아 보겠다고 내 몸둥이를 갉아먹으며 우글거리며 자라고 있는 저 새끼들을 보라.
조금이라도 나를 더 빨리 더 많이 갉아먹어야 잘 살 수 있다고 독을 품고 있지 않는가.
그 새끼들의 독이 백합꽃의 향기일까.
백합꽃의 진한향기에는 사람이 취해 죽을 수 있는 독이 있다고 한다.
수많은 꽃 중에서 떨어질 때 가장 더럽고 추잡한 꽃이 백합꽃이다. 그러나 그 진실을 누가 얼마나 알고 살아가고 있는가.

내 몸둥이는 이 여름 꽃이 떨어지기 전에 더 갉아먹겠다고 독을 뿜은 내 새끼들에게 다 내놓아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 새끼들이 다음 생에 제대로 된 꽃을 피우지 못하니 말이다.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요 우리가 살아가야할 서글픈 운명인 것이다.


꽃이름: 백합
과명: 백합과
분포지: 아시아
서식지: 숲
크기: 1cm
꽃말: 순결

고창신문 기자  .
“서해안시대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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