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6-04-22 | 05:53 오후

로그인 회원가입 기자방 원격

    정치/지방자치 사회 교육 문화/생활 지역소식/정보 고창광장 독자위원회 전북도정 기타

 

전체기사

커뮤니티

독자투고

공지사항

개업 이전

편집회의실

뉴스 > 뉴스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지금 모든 생명은 물을 원하고 있다.

강헌희(대성중 교장)

2012년 06월 28일(목) 09:19 [(주)고창신문]

 

과연 농사는 농부가 아닌 하느님이 주관하시는 모양이었다. 온갖 밭작물을 선택하여 파종하거나 모종하는 것은 농사짓는 사람 마음대로이지만 정작 그걸 온전하게 자라게 하는데 있어서 최상의 조건이라 할 수 있는 물의 공급은 하느님의 절대적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하느님께서 내려다보시기에 지상의 인간들이 하는 꼴이 썩 마음에 내키지 않으셨는지 모르지만 가끔씩 어린아이 심술부리듯이 우주의 정상적 순행에 혼란을 주거나 자연적 재해를 통한 여러 가지 형태의 재앙이 내려져 우리를 괴롭히기도 한다.
요즘 봄 가뭄이 오래 지속되어 밭작물들의 목마름이 심하다. 나도 조부모 산소 주변의 작은 땅뙈기에 고구마를 심어두고 마른하늘을 자주 쳐다보는 농부의 애태우는 심정에 동정하고 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어린 고구마 잎줄기에 나의 땀을 동반한 물 공급 작전에 나섰다. 수원이 멀리 떨어져 있어 자가용 차량의 작은 트렁크 공간을 이용하여 수송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고사리 손으로 한해 피해를 줄이기 위해 수업을 작파하고 논 물대기 대작전에 투입되어 집에서 가져 온 세수 대야를 들고 봉사활동에 나서던 때에 비하면 많이 수월해진 느낌이다.
몹시 배가 고프다고 칭얼대며 보채는 어린아이에게 풍성한 젖을 먹이듯이 콸콸 한 모금씩의 물을 쏟아 부어주니 막힌 숨이 터지듯이 후련해 하는 고구마 순들의 기쁜 함성이 들리는듯하여 답답한 내 속마저 시원스럽게 뚫리는듯하다. 그런데 그 곁에서 눈치 보며 물 한 모금을 애걸하는 잡초들의 애처로움을 어찌하랴! 애초에 인간에게 사랑받는 좋은 집안 씨족으로 태어나지 못한 탄생 기원을 원망하는 도리밖에는 구정물 한 그릇도 취하지 못하리라. 아마도 그들은 특정의 작물만을 편애하는 인간의 속성을 원망하며 ‘두고 보자’며 이를 갈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주 삼라만상을 섭리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생명의 젖을 내려 보내주면서 자연의 혜택을 모두가 골고루 나누어 가질 것을 주문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지배적 속성을 갖고 있는 종족들은 자기 것만을 더 많이 챙기려 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남의 것까지도 빼앗아 가지려고 한다. 그래서 자연 상호간에도 불화가 발생하고 심지어는 공멸의 늪 속으로 깊이 빠져 들고야 만다.
어차피 살아남아야 하는 게임이 불가피하다면 생존적 공격이나 방어는 상대방이 먼저 나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해 올 때로 제한되어야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음료를 꿀맛처럼 달게 들이키는 고구마 잎줄기 옆에서 부럽게 바라보는 잡초들이 까닭 없이 밉다하여 낫을 들어 무차별로 목을 쳐내다보니 문뜩 ‘물 동냥도 거절하더니 쪽박마저 깨트린다’며 불퉁거리는 그들의 원성이 들려오는 듯하다. 그래서 슬그머니 어두워지는 사위를 핑계 삼아 피로해진 육신을 거두어 집에 돌아 와 ‘오늘 내가 벌린 잡초와의 전투는 과연 누가 진정한 승자일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고창신문 기자  .
“서해안시대의 주역”
- Copyrights ⓒ(주)고창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고창신문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제46회 장애인의 날 기념 장애인 인식개선 공연..

봄의 기억, 길 위에 남다 고창 청보리밭 축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고창군 예비후보자 현황..

과거를 품고 내일로, 신재효판소리박물관 재개관!..

회사소개 - 조직도 - 임직원 - 윤리강령 - 편집규약 - 광고문의 - 청소년보호정책 - 기자회원 약관 - 구독신청

 상호: (주)고창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404-81-20793 / 주소: 전북 고창군 고창읍 읍내리 성산로48 (지적공사 옆) / 대표이사: 유석영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유석영
mail: gc6600@hanmail.net / Tel: 063-563-6600 / Fax : 063-564-8668
Copyright ⓒ (주)고창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