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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의 명물 성송면 향산리 ‘각설이 홍성덕’

각설이 인생 15년 이제는 고향 위해 봉사도...

2012년 11월 01일(목) 14:24 [(주)고창신문]

 

ⓒ (주)고창신문


고창읍 시내버스 승강장에 삼삼오오 어머님들이 모여 읍성축제장에서 '각설이'들이 질펀하게 놀이판을 벌인다며 ‘각설이가 고창사람이여 얼른 서둘러 가자’고 재촉하는 소리에 그 뒤를 따라가 보았다.
그를 처음 만났을 때는 행사장에서 각설이 공연을 한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처음 인사를 나눌때 그의 모습은 엉거주춤한 모습과 평범한 인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였다. 인터뷰라는 말에 부끄러워하는 표정은 읍성축제장을 휘젓고 있는 '각설이'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읍성축제장에 도착하여 그의 옷차림과 걸쭉한 입담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그가 '각설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읍성축제장에서 만나 인사를 나눈 각설이 그의 이름은 홍성덕이며 각설이패들에서는 ‘전국구’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한다고 말했다.
각설이 전국구 홍성덕은 고창군 성송면 향산리가 고향이다. 내가 각설이 홍성덕에게 몇가지 지나치듯이 묻는 말에 그는 성의껏 답했다.

- 매일 전국에 행사를 다니면서 힘들진 않나요.

"힘이 들때도 많습니다. 행사가 서로 겹칠 때는 짜증도 나고요. 하지만 '각설이'라는 것을 포기 할 수가 없어요. 공연장에서 사람들 앞에만 서면 없던 힘이 절로 납니다. 공연하면서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하며 어울려 놀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그저 평범하기만 한 얼굴과 약간은 촌스러운 옷차림, 어눌한것 같으면서도 할 말은 놓치지 않고 다하는 그의 어투에 나는 묘한 호기심을 느꼈다.

- 보편적으로 일반대중적인사람들은 각설이를 시장바닥에서 엿이나 팔면서 타령하는 천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로 알고 있는데 각설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많은 분들이 저희들을 그렇게 보는게 사실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우리 각설이 패들도 정말로 빠르게 상업적으로 변한 것은 맞습니다. 딸린 식구는 많고 주둥이가 석자다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각설이의 본뜻은 깨달은 각, 설할 설로 깨달음을 설파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우리 패거리들이 하고있는 행위는 일종의 행위예술입니다. 기성가수들처럼 무대가 아닌 언더그라운드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많은 관객을 만나고 그 사람들에게 나의 춤과 음악 그리고 걸쭉한 입담으로 즐거움을 주는 것이지요. 처음 보는 분들은 각설이패들의 걸쭉한 입담에 놀라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깝게 우리는 우리의 원형을 잃어버렸습니다. 우리의 고향, 우리의 뿌리를 망각한 떠돌이 신세가 된 것 입니다.

- 각설이란 직업을 언제부터 시작하셨어요?
각설이란 공연을 처음 시작할때가 우리나라가 IMF로 경제위기에 허덕이던 시절 가족들 빼고는 저 또한 모든걸 잃었습니다. 사업은 망하고 가정도 파탄 날 지경이였으니까요. 하지만 자식들을 바라보고 힘을 냈습니다. 예전에 제가 무명가수를 20여년 가까이 해왔기 때문에 제 특기를 접목시켜 각설이 활동을 15년째 해오고 있습니다. 현재는 솔미디어 레코드사의 전속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 처음 일 시작할 때 집안에 반대는 없었나요?
집사람이 심하게 반대했습니다. 아마 걱정스러웠을 겁니다. 제가 지금 57살입니다. 일 시작할 때가 42살이예요. 불혹의 나이에 집안의 가장이 갑자기 '각설이'를 한다고 하니 말리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결국 아내도 제 확고한 의지에 두 손 들고 말았어요.

- 행위예술 각설이를 하는 분으로서 앞으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언젠가는 나도 고향을 위해 봉사를 하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봉사라고는 각설이 공연이 최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음향장비, 북과 꽹과리 등 민속악기 등이 좀 더 확보되면 형편이 어려워서 회갑, 칠순, 팔순잔치 등을 못하는 노인들에게 무료잔치를 해주고 싶습니다. 이런 봉사의 계기를 통해서 각설이라는 행위예술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전국구 단장의 공연 순서가 왔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그가 판을 이어가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사람들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어라! 저놈 내가 아는 놈인데 언제 왔어?”
장사하는 멘트다. 나는 가벼운 목례로 웃어보였다. "언니 어디서 그렇게 쳐마시고 왔어. 이거 누꺼여. 임자 나와봐~ 먹으라는 엿은 안쳐먹고 술만 진탕 빨고 왔고만 "할머니 다리 좀 오므리쇼. 너는 고장나서 쫙 벌리고 있어도 누가 안가져가야 환장 허것네!"
그의 대사가 터질때마다 굿판은 박장대소였다. 신기하게도 화내는 관객들은 아무도 없고 그저 자지러지게 웃었다.
그리고 간드러지는 그의 노래에 맞춰 패거리들은 신명나게 장구와 북을 연신 두둘겨가며 각설이들과 관객들의 흥겨운 한마당이 이뤄졌다.
각설이 공연이 끝날 무렵에 "엄니 아부지 절때 아프지 말고 항상 만수무강 하세요. 엄니 아부지들이 있응께 저희가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여러분이 살아 있어야 내가 내년에 또오지 엿팔러 내년에도 나 보고싶으면 꼭 아프지 말고 죽지 말고 건강하게 살아계셔. 내가 꼭 뵈로 올랑게.”라며 눈시울을 적시며 말했다.
그의 말처럼 그 약속이 꼭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 고창의 명물 '전국구 각설이' 홍성덕은 옛날 시골 장터의 아련한 향수를 지키는 파수꾼이었다.

프리랜서 주행찬

고창신문 기자  .
“서해안시대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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