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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탐방 여주 목아박물관

‘죽은 나무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싹을 틔운다’는 ‘목아’

2014년 08월 13일(수) 17:29 [(주)고창신문]

 

ⓒ (주)고창신문


박물관 탐방 여주 목아박물관

글 실은 순서
① 과천 말박물관
② 강진 청자박물관
③ 대구 방짜유기박물관
④ 보성 한국차박물관
⑤ 해남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
⑥ 대전 화폐박물관
⑦ 상주 자전거박물관
⑧ 포항 등대박물관
⑨ 고양 중남미박물관
⑩ 파주 세계민속악기박물관
서귀포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여주 목아박물관

목아박물관

‘죽은 나무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싹을 틔운다’는 ‘목아’

여주 목아박물관
주소: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이문안길 211

생명을 복제하고 유전자를 프로그래밍하는 과학의 시대에는 사실과 증거만이 진리를 증명할 수 있는 것이라고 여겨지지만, 인간다운 삶은 냉정하고 여지없는 과학적 진리보다 불투명한 가능성의 토양에서 자라나는 희망과 사랑으로 지탱되는 것이기에 과학의 시대가 깊어질수록 우리는 예술과 종교에서 위로를 구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종교적 체험이 삶의 기둥이 되기도 하고 예술적 영감으로 작용하기도 하는 것이다.
목아박물관은 중요무형문화재 제108호 목조각장인 박찬수 옹이 1989년 개관한 박물관으로 1992년 문화관광부 제28호로 등록된 전문사립박물관이다. 50여년의 세월동안 불교와 전통문화 작품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온 설립자는 직접 조각하고 수집한 불교적 예술작품들을 중심으로 박물관을 개관하였다.
1948년 6월 경남 산청의 작은 시골에서 태어난 목아 박찬수 관장은 초등학교 시절 목조각 공방에 들어가 일을 하면서 부지런한 태도와 타고난 손재주를 인정받아 조각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1967년 조각가로서 정식 입문하게 된 그는 특히 ‘불교목조각’의 신비에 흠뻑 취해 전국의 다양한 불교 자료를 수집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다녀오는 등 전통불교미술 재현을 위해 노력한 결과, 1982년 제1회 단원예술제 종합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1986년는 대한민국 불교미술전 종합대상을 수상하고 1989년 정부 주관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에서는 ‘법상(法床)’으로 최고의 상인 대통령상에까지 오르며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미술대전에서 여러 차례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뛰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한 끊임없는 노력은 1996년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108호 목조각장으로 인정받음으로써 우리나라 최연소 인간문화재가 되는 결실로 맺어졌다. 그 후에도 2001년에는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대통령상, 2002년에는 대한민국 만해예술상 등을 수상하였고, 그 밖에도 일본 순회전을 비롯하여 유네스코 초청 미국순회전, 국제문화축제 멤피스 초대전, 프랑스 에브리시 국립종교미술관 초대전, 한국전통공예 UN본부 초청 전시 및 오프닝 퍼포먼스 등 그의 다양한 활동은 흐르는 세월조차 막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이 가진 작은 기능이라도 전승시켜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2011년에는 그의 고향 ‘산천’에 ‘목아 박찬수 전수관’을 개관하였고 여주의 목아 발물관에서도 전통문화에 기반을 둔 다양한 전시를 수시로 열고 있다. 박물관 문화학교, 청소년박물관학교, 전국 어린이부처님 그림 그리기 대회 등을 비롯한 문화행사를 통해 지역문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학점인정기관인 목아 전통예술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의 이름인 ‘목아’는 박찬수 옹의 호를 따서 ‘나무 목(木)’에 ‘싹 아(芽)’를 쓴다. 설립자가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로서 목조각 장인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죽은 나무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싹을 틔운다’는 ‘목아’의 의미가 쉽게 이해된다. 마치 사찰에 온 듯한 느낌이 드는 목아박물관은 보물로 지정된 묘법연화경, 대방광불화엄경 정원본 3점을 포함한 불교문화재를 비롯하여 도자기류, 목가구, 문방사우, 생업용 민구(民具) 등 다양한 민속 문화재를 전시하고 있다. 본관에 사용된 붉은 벽돌은 서울 문리대 건물에 쓰였던 것을 활용한 것으로 중앙 앞쪽과 좌, 우로 원추형의 계단을 두어 불교의 불(佛), 법(法), 승(僧) 삼보를 형상화시켰고, 전체적인 조형은 인도 석굴사원을 모방하여 불교의 전통을 기본으로 하여 변화하는 현대와의 조화를 추구하였다고 한다. 육당 최남선은 우리나라의 불교를 결론불교로 평가한다. 인도 불교는 서론불교, 중국 불교는 각론불교로 보고 원효의 원융회통 사상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불교의 조화의 특성을 결론불교라 표현한 것이다. 박물관은 우리 고유의 조화 사상을 보여주듯 다양한 색채의 건물들과 한 울타리를 이루고 있다. 고려시대 양식으로 건축된 ‘한얼울늘집’은 단군신화와 관련된 조각상을 모아 놓았고, 조선시대 양식으로 세워진 ‘큰 말씀의집’은 500개의 나한상이 있는 건물이다. 야외 전시장 곳곳에는 전통양식에 머물지 않고 현대적 조형미를 적극 수용한 ‘석조미륵삼존불입상’, 사천왕상이 있는 ‘마음의문’. 백의관음의 흰색에 대한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흰빛이 많은 여주 화강석을 사용한 ‘석조백의관음입상’ 뿐 아니라, ‘하늘교회’안에 직접 조성한 예수님상 등 다채로운 대형 조각품들이 배치되어 있어, 각각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보다 높은 차원에서 다양성을 포용하여 조화시키고자 한 설립자의 의지가 담겨있다.
전시관 1층은 박찬수 옹의 작품들을 비롯하여 다양한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는 선물코너로 꾸며져 있고, 2층에는 불상을 만드는 재료와 목조각도구, 의식법구, 장엄구를 비롯하여 목조관음좌상에서 나온 복장유물을 불상과 함께 전시하여 나무불상과 복장유물의 관계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복장유물 뿐만 아니라 절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유물들을 전시하여 스님들의 생활을 소개하는 코너와 더불어 나무로 제작한 불상 이외에 여러 종류의 불상을 전시하여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불상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불상은 불격에 따라 불타, 보살, 명왕, 천부, 나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불타는 모든 법의 진리를 깨달아 중생을 교화하고 이끄는 성자로 원래는 석존에 대한 명칭이었으나 불교교리가 발달함에 따라 점차 이상세계와 현실세계에 걸쳐 있는 모든 부처를 가리키게 되었다. 불타에는 석존 이전의 과거에도 연등불, 다보불을 비롯하여 과거 7불이 있으며, 석존 열반 후 56억 7천만 년 후인 미래에 이 세상으로 내려와 중생구제를 기약한 미륵불이 있다. 따라서 불교에서의 삼세불이란 과거, 현재, 미래불을 말하며 흔히 연등불, 석가모니불, 미륵불을 가리킨다. 한편 대승불교의 불신관에서 삼신불 사상은 인간세계에 태어나 불법의 진리를 몸소 실천한 석가모니불을 응신불로, 인간세계에는 태어나지 않았으나 서방정토에 사는 아미타불과 동방의 유리광정토의 약사불 등을 보신불로, 그리고 불법의 진리 자체를 형이상학적인 의미의 집합체로 본 모든 부처의 으뜸인 비로자나불을 법신불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이 부처에는 그 역할과 가르치는 내용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널리 알려진 석가모니불을 비롯하여 중생을 위해 자비를 베푸는 아미타불, 질병의 고통을 없애주는 약사불, 부처의 진신을 나타내는 존칭으로 불, 보살을 비롯한 여러 신들을 다스리는 비로자나불, 석가가 태어날 때의 모습으로 오른손은 위로, 왼손은 아래로 내리고 있는 불상인 탄생불 등이 있다. 보살은, 불교 초기에는 ‘깨닫기 이전의 석가’만을 의미했지만 대승불교가 일어나면서 여래 다음 가는 지위를 얻고 미륵, 관음, 대세지, 문수, 보현, 지장 등의 여러 보살이 나타나는 등 그 종류와 성격이 다양화 되었다. 또한 대승불교의 발전에 따라 재가, 출가를 막론하고 대승법을 수행하는 덕이 높은 사람은 모두 보살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2층 전시실에는 특히 박찬수 관장이 1989년 전승공예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700년 된 느티나무로 만든 법상이 전시되어 흥미를 끈다. 법상(法床)은 고승이나 법사들이 설법하는 자리로 단순한 의자가 아닌, 부처의 소중한 가르침을 전수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대개 화려하고도 장엄하게 꾸며져 불교 목공예의 진수를 아낌없이 보여준다. 3층은 목조각전시실로 박찬수 관장이 직접 조각한 150여점의 대표 작품들을 전시한 공간이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개신교와 천주교를 포함한 기독교도의 숫자가 불교신도 수를 앞지르는, 동양에서는 보기 힘든 특이한 현상을 보여주고 있지만, 전통문화를 논할 때 불교를 빼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목아박물관을 돌아보면서 우리의 전통문화라 말할 수 있는 불교에 대해서 너무도 모르고 있었구나 하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사라져가는 것들을 지키고 창조적으로 발전시키고자 애쓰는 사람들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마움과 위대함을 느낀다.

글, 사진 : 유석영, 조창환

고창신문 기자  .
“서해안시대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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