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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사람들_ 제3대 도의회 정기수 전 의원

"정치는 군민 의견 대변자 돼야"

2015년 11월 13일(금) 15:30 [(주)고창신문]

 

지방자치가 시작되고 민선1기가 출범하기까지, 고창의 대표성을 띄는 정치인은 국회의원과 도의원뿐이었다.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제1~3대 전북도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던 지역의 어른들은 대부분 타계했다. 남은 것은 제3대 전북도의회 정기수 전 의원뿐이다. 이번호 <고창신문>에서는 정기수 전 의원을 만나 그 시절 이야기를 나눠볼까 한다. /편집자 주

ⓒ 하우람 기자

▶ 제3대 도의회로 활동하며 기억에 남는 일은?

= 일종의 ‘도의원 패스’ 같은 것이 있어 버스를 공짜로 타고 다니며 전주를 왕래했던 게 기억에 가장 남습니다. 지금과는 달리 도의원이 일종의 명예직에 해당하던 때입니다. 일정한 금액이 지급되지 않았고, 회의에 참석하면 ‘수당’이 지급되던 시기였습니다. 다만 지역민들께서 도의원이라고 하여 대접을 해주셨을 따름입니다. 군청이나 면사무소 등의 감사를 맡으며 종횡무진 했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에는 군수가 선출직이 아니었고, 군의원이 없던 시절이었죠. 지역의 대표성을 띄는 선출직이 도지사와 도의원, 국회의원 정도였습니다. 도의원으로 당선된 걸 영광으로 생각했죠. 더욱이 제가 당시 27세의 나이로 당선되어 도의원 중 ‘최연소’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저와 같은 27세로 국회의원이 되었고, 도의원 중에는 제가 여전히 최연소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도의원으로 활동하긴 했지만 타 의원들보다 임기가 짧았습니다. 3대 도의원으로 당선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5·16 사건이 터지며 도의회가 해산됐기 때문입니다. 지역 정치권의 흐름이 모두 멎어버렸죠. 그 뒤로 30년의 시간이 흘러서야 지방자치가 자리 잡게 됐습니다. 3대 도의원과 4대 도의원 사이의 간극이 큰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었죠.


▶ 5·16사건으로 도의회를 떠난 이후의 행보는?

= 국회의원으로 출마해볼까 생각을 갖기도 했습니다만, ‘정치보다 농촌운동을 하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꼭 어딘가에 나가서 활동하기보다 지역발전을 위해 직접 나서보고 싶었죠. 그렇게 74년도에 군농협 조합장직을 맡게 됐습니다. 당시에는 단위조합 조합장을 직접 임명하는 요직이었죠. 조합장으로 두 번의 임기를 지내는 동안 우리 ‘아산조합’이 전국 1등으로 등극하고 전체적으로 잘 자리 잡아 만족스러웠습니다.

또, 농협 운영위원 선출에 나가 당선됐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운영위원은 각지로 분배될 예산을 심의하는 등 막강한 권한이 주어졌습니다. 전국의 조합장 중 단 두 명만 운영위원이 될 수 있었죠. 당시 공화당이 막강했으니 모두들 전라도 출신은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직접적으로 압력이 들어오기도 했고요. 반면 경기도에서 한 명, 그리고 제가 당선되어 지역 정치계의 주목을 받았죠. 일간지에서도 대서특필할 만큼 이슈가 됐고요.


▶ 삶에 있어 가장 보람을 느끼는 점은?

= 아직도 많은 이들이 기억해주고 찾아준다는 게 가장 큰 보람입니다. 의료보험조합, 그러니까 지금의 건강보험공단이 다시 만들어졌을 때 제가 대표이사직을 맡았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이나 농협 조합장으로 활동할 때 저와 함께 일했던 이들이 지금은 조직의 요직에 앉아 있습니다. 이들과 가끔 연락을 하고 밥을 같이 먹으며 안부를 주고받고 이야기할 때면 ‘나도 괜찮게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때로는 이들의 주례를 서기도 했고요. 주례를 섰던 이들이 결혼기념일에 저를 찾아와 좋은 술을 건네고 가기도 합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 1~3대 도의회 의원 중 정기수 전 의원님만 살아계시다. 건강의 비결에 대해 한 말씀 하신다면?

= 제가 아무래도 속없이 살아서 그런 모양입니다(웃음). 욕심을 버리고 세상의 흐름에 맞춰 따라가다 보니 남들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고 산다고 생각합니다. 후에 제가 세상을 떠나게 되더라도 가족들과 선현들에게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많은 사랑을 받았고, 고마움을 느낍니다.


▶ 후배 정치인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 정치인은 대변자입니다. 주변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반영하여 지역과 조직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반영해야 합니다. 친구관계에 있어서도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만 하고 있다면 관계를 유지하기 힘듭니다. 정책을 수립하기에 앞서 군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의견과 조합해야 합니다. 언제나 군민들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를 당부 드립니다.

또, 일정 위치에 있다고 하더라도 권력과 직위로 남들을 찍어 누르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권력과 돈은 언젠가 떠나기 마련입니다. 지금은 강제력을 동원할 수 있겠지만, 모두 떠난 후에는 반드시 쓸쓸해질 것입니다. 고창과 군민,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며 행동하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하우람 기자  holloh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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