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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그곳에- 고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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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모양성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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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3월 03일(목) 15:10 [(주)고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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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끝자락에서 봄이 자욱이 내려앉은 주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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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모윤이
(전주창작모임SHIP) | ⓒ 본인 제공 | |
고창으로 나들이를 간다기에 동네 마실 나가는 마음 즈음- 특별할 것도 나쁠 것도 없는 빈 마음으로 고창으로 향하였습니다.
이렇게 쉽게 나설 수 있는데 여유가 쉬 생기지 않는 연유가 무언지 잠시 상념이 스쳤습니다. 어쩌면 일상으로 멍울진 마음이 딱딱히 굳어 그대로 습관이 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 늦은 겨울에 내린 폭설이 그대로 얼음이 되어 차가움에 갇힌 것 마냥 나의 변화의 계절은 멈춘지 오래인 것 같더랬습니다.
잠깐 기지개를 켜는 정도의 사소함으로 고창으로 향하였습니다.
출발한 곳에서 한 시간 즈음 내 달려 도착한 곳은 고창읍성이었습니다. 나고 자란곳이 고창이어서 모양성을 잘 안다 싶었으나 근 십 년 만에 만난 모양성은 내가 알던 옆집 순이가 어엿한 어른이 되어 해사하게 웃고 있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네가 이렇게 예뻤던가. 많이 컸구나. 허허 이 애가 내가 알던 그 애라오-
같이 온 일행에게 바삐 자랑을 하고 싶은 조바심이 날 정도로 모양성은 나의 기억과는 다른 신선함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한복으로 치자면 옷고름 아래 넓은 치마폭 같은 아늑함, 혹은 펄럭이는 도포자락의 늠름함이 느껴졌습니다. 야트막한 언덕으로 시작되는 모양성 어귀에서 뉘엔가 우리를 기다릴 것 같은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모양성 입구에서부터 우리의 걸음은 느릿하여졌지요.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흙길에서 가만가만 모양성의 자취를 살피었습니다. 한 바퀴 휘 두른 성곽이 관절 마디마디를 펴서 우리를 안아주는 듯 했습니다.
성 안을 가로질러 보다 아늑한 품 안에 위치한 관청을 만났습니다. 세월의 자국이 선명히 새겨진 건물 한 채가 우뚝 고창을 이고 있다는 생각에 대견하다고 칭찬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모양성에선 바람이 조용히 흘렀습니다.
곧게 뻗은 대나무 숲에서 바람의 이야기가 들렸습니다. 휘어짐 없이 반듯한 대나무도 풍파이는 하늘에서 서로 의지하는 듯 했습니다. 모양성의 날개인 성곽은 이런 모든 모습과 이야기를 보자기 같이 싸매고 있었습니다. 고창읍내와 모양성을 경계로 하나지만 분리된 시대적 존재를 각각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성곽 아래로 탁 트인 고창은 세월의 흐름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있었고 성곽 안 모양성은 그 기품과 모양을 매일 단장하고 있었습니다.
모양성은 여전히 고창의 심장 같은 자리인 듯합니다. 나는 그것이 심지이며 정신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고창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발전하고 변해가지만 그 중심, 심장은 변함없이 한결 같음에 모양성이 여전히 모양성으로 이름하는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상으로 멍울져서 치대는 나의 삶에 변화를 따라가더라도 중심을 지키라는 훈계가 대나무 잎이 사그락 거리는 소리와 함께 지난 듯합니다. 모양성 입구를 나오며 일상으로 돌아가는 등 뒤로 따뜻하게 흙내음 나는 바람이 불었습니다.
후두두 빗방울이 떨어지네요. 내친김에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무심한 듯 던진 격려 같습니다. 빗방울이 툭툭- 어깨를 두드립니다. 이제 돌아갑니다.
글 : 모윤이(전주 창작모임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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