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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나이 들어가기

2016년 07월 19일(화) 16:22 [(주)고창신문]

 

 

↑↑ 조금자
(전 군의원)

ⓒ (주)고창신문

 

이 세상에는 남자와 여자 그리고 아줌마가 있다는 요즘 아이들의 농담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줌마는 여자도 아니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말이겠지요.

그래서 그런지 환갑을 지나온 나이이고 보니, 요즈음은 어디를 가도 남녀를 초월하여 어른의 자리에 앉아야 할 일도 많은 편입니다.

말수 적고 이해심 깊게 아름답게 나이 들리라던 젊은 날의 다짐도 무색하게, 내 아이 네 아이 구분 없이 잔소리가 튀어나오는 걸 보면, 흐르는 세월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요새 초등학교 아이들의 눈은 정확해서 아줌마는커녕 ‘할머니’란 소리를 듣고 산 지 오래지만 그래도 꽃들의 축제가 기다려지고 가슴이 설레는 걸 보면 마음은 늙지 않는다는 옛말이 꼭 맞나 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참 인생 거저 살았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농사 한번 제대로 지어보지 않고 여태껏 밥 먹고 살고, 벽돌 한 장 내 손으로 쌓지 않은 집에 살아 왔으며, 길쌈 한번 안 해보고 이제까지 잘 입고 살았으니, 참으로 고마운 것들 투성이입니다.

게다가 좋은 대학 나오지 않았지만 내 뜻을 거스르지 않는 아들 딸들에, 이제 세상에서 제일 편한 친구가 되어버린 남편까지 있느니 참으로 부러울 것이 없는 요즈음입니다.

어느 가수는 “청춘을 돌려다오”라고 노래했다지만, 저는 싫습니다.

보릿고개의 추억도, 새마을운동의 기억도, 남편 승진하던 날도, 아이들 결혼시키던 날도, 첫 손자를 품에 안던 날도 모두 제 소중한 기억 속에 고이 넣어두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마치 줄줄이 사탕처럼 하나씩 하나씩 꺼내어 곱씹으며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언제라도 눈을 감으면 바로 그 때로 돌아갈 수 있는 지금이 나는 훨씬 좋기 때문입니다.

해야 할 좋은 일들도 너무나 많습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좋은 일을 택해서 할 수 있다는 게 아름답습니다.

이제는 머리보다 가슴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습니다.

적십자 활동을 열심히 하는 제게 우리 아이들은 명예욕 때문이라며 비아냥대지만, 소외받는 이들을 위해 내가 가진 작은 열심히나마 나눠주고 싶습니다.

많이 말하기보다 듣는 삶이고 싶습니다. 사회가 이렇다 저렇다 따지기보다 이해하고 품어주고 싶습니다.

종소리가 멀리까지 울려 퍼지는 것은 그 속이 비어있기 때문이고, 강물이 넓은 바다로 흐르는 것은 낮은 데로 흐르기 때문이며, 바람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것은 그 형체가 없기 때문이라지요.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강물처럼,

바람처럼,

올해도 바람이 참으로 따뜻합니다.

고창신문 기자  .
“서해안시대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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