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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_우후죽순 유감

2017년 07월 28일(금) 18:28 [(주)고창신문]

 

↑↑ 전북문화재연구원 고문, 전북대 초빙교수

ⓒ (주)고창신문

벌써 칠월이다. 무더운 소서, 대서 철에 삼복더위가 시작된다. 엊그제 모처럼 비다운 장맛비가 온 뒤에 우리 집 대밭에는 철늦은 죽순이 엄청나게 솟았다. 말 그대로 이러한 광경이 우후죽순雨後竹筍이다고 자랑하듯이 한꺼번에 수많은 죽순들이 앞 다투며 움을 낸다. 하루 동안에 키를 훌쩍 넘게 웃자라 죽순을 딸 겨를도 없이 맹렬한 기세로 치솟는다. 예년 같으면 5월에서 6월 사이에 죽순을 내는데, 올해는 그 지독한 물부족 탓에 비를 기다리고 기다리다 이제야 철지난 때를 만나 죽순을 낸 것이다. 우리 대밭은 자갈밭이니 더욱 목말랐을 것이다. 죽순들이 늦게 움을 내다보니 갈길이 바쁜 탓인지 빨리 크려고 서둘다 보니 성장속도가 예년보다 훨씬 더 빠른 것 같다.
대나무는 생김새나 성장하는 습성이 독특하다. 그 품종도 다양하여 지구상에 500여종이나 있다고도 한다. 요즘 윤달맞이 답성놀이가 한창인 고창 모양성의 또 하나의 명물인 대나무 숲은 왕대보다도 큰 맹종죽이다. 대나무는 대표적 속성수로 큰 것은 키가 30여 미터까지나 자라는데, 크기는 한 달이면 다 자란다. 지구상 생물중에서 가히 빨리크기 경쟁의 챔피언 감이다. 그래서 대나무의 왕성한 성장호르몬 얼개를 밝혀서 다른 작물에 응용하는 연구를 성공하기만 하면 노벨상감이라는 말도 있다. 대나무 꽃은 60년을 주기로 핀다. 대나무꽃 보는 일은 사람의 한 평생에 같은 밭에서 한번 밖에 볼 수 없을 만큼 드문 일이기에, 대꽃이 피면 나라에 변고가 생긴다거나 흉년이 된다는 속설도 있다. 필자는 초등학교 시절 우리 대밭에 꽃이 핀 것을 보았다. 한번 꽃이 피면 인근의 대나무가 다 말라 죽고, 대밭을 새로 시작해야 한다. 우리 조상들 특히 선비들은 대나무를 좋아했다. 대는 매화, 난초, 국화와 함께 4군자로 일컬어 왔고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였기 때문이다. ‘대쪽 같은 사람’은 지조있는 선비와 기개와 정절이 떠오른다. 윤선도는 ‘오우가’에서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식이며 속은 어이 비었는가 저렇게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 하노라”고 읊어 대나무의 특징을 잘 표현하였다.
일단 겉흙을 뚫고 땅위로 솟아난 죽순은 무서운 기세로 웃자란다. 그러나 속성 성장은 속이 비게 마련이다. 속이 비면 바람에 쓰러지기 쉽고, 물러서 쓸모가 없다. 대나무는 그래서 마디를 만들었다. 마디를 만들면서 속을 단단하게 다져서 풍파에 견딜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잠시 성장을 멈추고 마디에 영양분을 축적하면서 더 높이 오를 준비를 하는 지혜이다. 그래서 마디가 많을수록 대나무는 단단하다. 마치 사람도 인생의 시련과 역경을 겪을수록 내공이 쌓이고 속심이 단단해지는 것과 같다. 그래서 전주합죽선 값을 칠 때 마딧 수가 많은 것이 윗질이고, 마디가 많은만큼 부채손잡이가 단단한 것이다. 인생길도 손쉬운 성공만 계속하다 보면 속이 비어 풍파에 쓰러지기 쉬운 법이다. 싸가지 없다는 소리 듣는 소수 재벌이세나 금수저 고시합격자들에게 절실한 인생마디는 대나무 마디에서 배움직하다.
구십대 어르신들도 평생 처음 겪는 지독한 가뭄이라는 올 봄여름 가뭄 끝에도 기어이 죽순은 솟아오르고야 말았다. 철늦은 장맛비를 만나 우후죽순의 장관을 연출한 대나무를 보면서 관자管子의 교훈인 “준비를 잘 하고 때를 기다리다 때가 오면 이룬다(이비대시 이시흥사 以備待時 以時興事)”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비록 땅이 척박하더라도 비가 오지 않을지라도 싹을 낼 준비를 착실히 할 일이다. 죽순을 준비하고 때를 기다리면 비는 꼭 오기 마련이다. 비록 철이 지나거나 좀 늦더라도 때는 반드시 오기 마련이다. 오늘의 삶이 비록 고단할 지라도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는 말자. 준비만 잘하고 있으면 기회는 꼭 온다. 그 때가 오더라도 준비가 없으면 이룰 수 없는 법이다. 준비하는 일은 사람의 몫이다. 때를 주는 것은 하늘의 일이다. 하늘 탓과 남 탓은 하지 말고, 오직 내 준비부족만을 탓하면서 내일을 준비해보자.

고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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