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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넘치는 항아리발효 마을 꿈꾸는 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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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독대에서 발효와 숙성을 거치는 항아리 발효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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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1일(수) 18:35 [(주)고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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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주)고창신문 | | 고창에는 1호 식초마을이 있다. 심원면 연화리 연화 저수지 언저리에 놓인 길을 따라 한참을 오르면 하늘을 지붕 삼고 숲을 벽지삼아, 번잡한 세상은 ‘레드썬’으로 순간 잊게 만드는 마법 같은 공간이다.
선운산을 배경삼아 등을 기대고 심원 갯벌 방향을 바라보는 깊은 분지에 윤기 나는 까만 염소들이 어미를 좇아 골짜기 여기저기를 누비며 옹기종기 풀을 뜯고 산등성이에서 슬쩍 내려온 호기심 많은 바람은 솔향을 듬뿍 머금었다. 골짜기의 온화한 햇볕에 둥근 배를 천진하게 내 놓은 식초 항아리, 가만 귀 기울이면 ‘뽀글뽀글’ 식초들의 이야기 소리도 들릴 것 같다.
2019년 11월 1일 고창군이 ‘식초문화도시 고창 선포식’을 하며 세계4대 식초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첫 걸음을 뗀 이후, 조준영, 양인숙 부부는 이 곳에 1호 식초마을의 초석을 놓았다.
한 때는 도시에서 제법 이름이 알려진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조 대표는 두 딸들이 광주로, 서울로 떠나고, 50대를 넘기면서 북적대는 도시생활에 마음이 지쳐 농촌 생활을 동경하게 되었다. 사람에게 마음을 시달리는 도시와 달리 몸을 부리는 일에 빠져 열심히 하다보면 머리가 개운해지고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12년 전에 심원으로 이주한 부부는 그 당시 마을 사람들이 ‘오지, 맹지를 사서 뭐에 쓰려고...’하는 핀잔을 들으며 사람구경하기도 힘든 저수지 옆 분지 땅 5천여 평을 구입하였다. 처음 고구마 농사를 지었는데 농사를 안 하던 사람이 농사를 지으려니 3년 지은 농사가 30년 지은 듯 힘들었던 기억만 남을 정도였다.
그 뒤 한참 동안은 식용곤충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국내 곤충식품산업은 곤충을 먹는다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이 아직 팽배하고 농가 중심으로 생산과 판매를 하려다보니 한계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만난 것이 식초였다. 농업기술센터의 식초 가공 교육에 참여하며 식초의 매력에 빠져 식초 연구회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하였다. 지금은 두 부부가 기술센터의 식초 리더과정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2019년에 ‘초담’이라는 이름으로 식초 사업자 등록을 하며 식초를 상품화하려고 생각하다보니, 뭔가 특별한 식초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창만 해도 식초를 상품으로 판매하는 농가가 많고 대기업에서도 생산되는 식초도 종류가 수십 가지이니 남들과 똑같은 식초로는 경쟁력이 없는 것이다.
조 대표는 고문헌에 나오는 전통방식의 식초를 초담 만의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웠따. 보통 곡물식초를 만들 때 누룩을 사용하지만 그는 누룩 대신 흑보리로 만든 ‘고리’를 사용한다. 연예인들이 건강관리 비법으로 소개한 후 관심을 모으고 있는 ‘블랙푸드’의 하나인 흑보리는 더욱이 고창지역의 특산품이라는 강점이 있다. 항산화, 항염, 항암, 항바이러스, 심장병과 동맥경화예방, 노화방지 등에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진 안토시아닌이 검은콩의 4배나 함유되어 있고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효능이 알려져 있다. 곡물식초는 과일식초보다 단백질 함유량이 많아, 숙성되어 맑은 식초가 나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금은 ‘없어서 못 판다’고 한다.
초담 만의 특징은 또 있다. 바로 항아리 발효식초라는 것. 초담의 사훈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인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장독대에서 발효와 숙성을 거치기 때문에 하늘의 뜻이 담기지 않으면 이루기 힘든 일이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이 ‘초두루미’라고도 했던 초항아리를 부뚜막에 두고 요긴하게 이용하였는데 여기에 영감을 얻어 자연발효를 위한 항아리 제작에 많은 돈을 투자하였다.
고수면에서 500년 역사를 이어가는 ‘고창옹기’ 배용권 옹기장이 직접 제작한 항아리이다. 그래서 초담에 들어서면 높을 고(高)자 형태로 배열되어 햇빛아래 반짝이는 큼직한 항아리들을 만날 수 있다.
조 대표는 5천여 평의 부지에 가공장, 체험장, 식초테라피 공원, 식초 농법 작물재배지, 식초 둘레길, 글램핑 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0여 평씩 땅을 분양하여 4세대 정도를 유치하여 뜻을 같이하고자 한다. 돈벌이를 목적으로 들어온다면 오래 견디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식초라는 유대감으로 사람냄새 나는 공간을 오래오래 지키며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
초담 부부는 “식초를 만들고 즐기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세상을 한층 살맛나는 곳으로 만들기를” 바라며 사람의 정이 넘치는 항아리발효 마을을 꿈꾼다.
유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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