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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과 소통하며 실천하는 선운교육문화회관

불보살의 자비를 군민과 나누고자 노력하는 법만 스님

2021년 05월 25일(화) 21:51 [(주)고창신문]

 

<탐방_선운교육문화회관>

ⓒ (주)고창신문




중생과 소통하며 실천하는 선운교육문화회관
불보살의 자비를 군민과 나누고자 노력하는 법만 스님

“나는 어디서 왔고, 죽어서는 어디로 가는가?” 어린 시절, 화두인지도 모른 채 화두에 사로잡혔던 조숙한 아이는 청년기에 접어든 어느 날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출가 수행의 길을 걸었다.

그저 떠난 길 끝이 선운사였으니 우연처럼, 필연이 이끌었던 인연이었을 것이다. 새벽 도량석부터 밤늦게까지 바닥에 등 붙일 새도 없이 일하고 노스님을 시봉하며 선운사의 법통을 이은 법만 스님은 2007년 선운사 최연소 주지로 선출되었다.

법만 스님의 많은 공적 중 하나가 선운교육문화회관의 설립일 것이다. 지역 주민과의 소통으로 선운사와 고창이 비전을 가지고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2011년부터 ‘한평 사기’ 운동으로 부지 확보를 시작하였다. 법만 스님의 임기는 끝났지만 부지 확보의 초석이 다져졌기에 2015년 주지로 취임한 경우 스님이 2018년 기공식을 하고 2019년 공사를 마무리하였다. 6년 전 선운사 주지의 소임을 내려놓고 선운사 말사(末寺)인 참당암 선방에서 기도하고 수행하던 법만 스님은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심정으로 선운교육문화회관 관장의 책무를 안게 되었다.

선운사의 기금으로 고창군민들의 교육 문화 복지를 위해 마련한 선운교육문화회관은 불보살의 가피를 군민과 함께 나누며 번뇌와 더러움을 벗어나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정토 세상을 구현하고자 하는 목적을 향하고 있다. 처음에는 불교회관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였으나 군민과 지역사회에 이바지하기 위한 의미를 부각시켜 ‘선운교육문화회관’으로 결정하였다.

코로나19로 개관이 미루어지는 등 우여곡절도 있었으나 관장 법만 스님을 중심으로 2020년 6월 갤러리 ‘리유’와 북카페 ‘담마’를 열어 첫걸음을 떼면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담마협동조합의 형태로 운영되며 장차 사회적 기업으로 승인을 받아 교육과 문화와 복지로 군민의 삶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현재 지하 1층과 지상 3층의 총 1200평의 공간에 갤러리 ‘리유’를 비롯하여 북카페 ‘담마’, 채식음식점 ‘산·들·바람’, ‘반야’스터디카페, 공동육아나눔터, 고창시니어클럽, 고창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명상학교, 요가교실 등 11개의 시설이 운영되면서 고창읍의 핫플레이스가 되고 있다.

5월 3일에는 채식음식점 ‘산·들·바람’이 문을 열었다. 고창의 청정자연에서 공들여 생산한 먹거리를 재료로, 사찰 음식과 김치의 명인인 지영 스님이 셰프로서 솜씨를 발휘하여 정성스럽게 음식을 준비한다. 산·들·바람에서 선보이는 음식들은 1500년 역사를 가진 전통 자염으로 빚어지기 때문에 건강에 더욱 좋다. 저녁 메뉴는 현실성을 감안하여 약간의 단백질도 포함되기 때문에 점심 가격보다는 조금 비싸다.

선운교육문화회관에서는 산·들·바람 음식점과 연계될 수 있는 모량부리 로컬푸드 입점도 추진 중이다. 모량부리는 고창의 옛지명으로 고창 먹거리의 품격과 자존심을 그 이름에 담았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생을 위한 생명공동체로서의 역할이 기대되는 모량부리 로컬푸드는 내년에 입점 계획으로 추진 중이다.

관장으로서 운영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법만 스님은, 회관을 운영하는 일은 불가의 수행과는 결이 다른 경영능력과 사업수완을 요구하는 일이어서 생활 방식이나 사람을 대하는 관계의 방식이 다른데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아 버거운 일이 한둘이 아니라고 말한다.

에너지가 고갈되고 머리가 아플 때는 어린 시절 기억의 공간으로 들어가 관조의 여유를 갖는다. “어린 시절 한옥 마루에 큰 대(大)자로 누워 흘러가는 구름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나 평화로워지고 넉넉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었는데 요즘도 간혹 주변의 일 때문에 마음이 혼란해지고 견딜 수 없다는 느낌이 들 때는 방문을 닫고 큰 대자로 누워 어린 시절의 그 공간으로 빠져든다.” 잠시 ‘쉼’의 시간을 가지면 다시 세상일을 마주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 순간에 대한 기억이야말로 세상을 관조할 수 있는 안목과 에너지를 주는 나만의 보물창고”라고 귀띔한다.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행복한 기억으로 패트로누스를 불러내 디멘터를 물리치는 해리포터가 연상된 것은 동심처럼 순수한 법만 스님의 내면이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일 것이다.

법만 스님은 “코로나19는 인류에게 잠시 멈추어 성찰하라는 자연의 메시지”라면서 “매 순간 갈등과 번뇌 속에서 사는 범부 중생들이 잠시 쉼의 공간 속에서 성찰의 여유를 가진다면 어려운 순간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고 전한다.

불교의 기본 사상인 ‘연기’는 세상의 모든 것을 업연의 결과로 보기 때문에 악연을 끊고 선연을 지으려면 참회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모든 깨우침의 근원은 참회”라면서 “다시는 짓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뉘우치는 과정은 악연의 고리를 끊는 단초가 되기 때문에 참회없는 성불은 없다”고 강조한다. 또한 초심을 잊으면 방향과 기준을 잃고 타락하기 쉽기 때문에 가끔 뒤돌아보며 처음 먹었던 마음을 돌이켜 생각하고 굳건하게 초심을 지켜나갈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법만 스님은 “우리나라의 대승불교는, 세상과 괴리된 채 극단적 고행으로 깨달음을 얻으려 했던 부처가 극단적 자세의 위험성을 깨닫고 세상에 내려와 심신의 조화를 추구한 중도사상에 맥락을 두고 있다”면서 “선운교육문화회관은 그러한 대승불교의 정신을 바탕으로 중생과 소통하며 군민과 함께 부처님의 지혜를 배우고 자비를 실천하기 위한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한다.

“선운사가 1500년간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조상 대대로 이어진 고창 군민과의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면서 “선운교육문화회관은 지역사회를 위한 선운사의 봉사와 회향(回向)의 일환으로 군민들을 위한 복지와 문화의 공간으로 기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선운교육문화회관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운사 현 주지 경우 스님의 원력(願力)이 큰 힘이 되고 있다면서 힘을 보태고 있는 선운사 및 말사 70여 곳의 스님과 신도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유석영 기자

고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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