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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소나무의 꿈, 삼일농원 김석봉, 박영순 부부

사람보다 더 오래 사는 나무, 어릴 적 수형 잡아주는 등 정성 기울여

2021년 07월 27일(화) 13:57 [(주)고창신문]

 

ⓒ (주)고창신문

“추운 날씨에 서릿발이 얼어붙은 소나무가 젤 멋있지” 50여 년 동안 소나무를 가꾸어 온 삼일농원 김석봉(72) 대표는 고창 소나무 사업의 시조라고 해도 될 것이다. 스물을 갓 넘기면서부터 어깨 너머로 조경 일을 배우며 소나무 농장주의 꿈을 키웠던 청년은 이제 일흔이 넘은 나이가 되었지만, 기상(氣像)만큼은 사시사철 푸르른 소나무처럼 정정하다. 성내면 주민자치위원장, 바르게 살기 위원장, 농악 단장으로 사회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땅 한 평 없이 품 일을 하며 ‘나무’에 관한 일이라면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살았던 부부는, 그렇게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 번 돈으로 나무 심을 땅을 해마다 늘려서 지금은 수만여 평 농장을 관리하는 농장주가 되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아들이 대부분의 농장 일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도 쉬지 않고 농장 관리에 바쁜 나날을 보낸다.

삼일농원에 들어서자 잘 가꾸어진 소나무들이 뾰족한 잎을 보송보송 흔들며 방문객을 맞는다. 수많은 나무 관리에 얼마나 많은 인건비가 들어갈지 걱정이 앞선다.

“사람이나 나무나 돌보고 가꾸는 만큼 잘 자란다”고 운을 뗀 김석봉 대표는 “옷 잘 차려입고도 신발 하나 잘못 신으면 사람이 이상해 보이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갖추어야 사람의 품격이 돋보이듯 나무도 뿌리에서 자잘한 잎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조화가 중요하다”고 하며 “전지(剪枝)도 예술”이라고 말한다.

“전지를 잘해 놓으면 나무의 가치가 올라가는 만큼, 한 번 잘못한 전지로 나무를 영영 망칠 수 있다”면서 “전지를 잘해 주어야 바람이 잘 통해서 태풍에도 견딜 수 있고 눈이 와도 쌓이지 않아서 가지 부러지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고 전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전지는 나무의 예술적 가치뿐 아니라 생존에도 꼭 필요한 일일 것이다.

김석봉 대표는 “젊었을 적에는 직접 전지를 했다”며 “전지가 끝나고 잘 가꾸어진 나무를 보면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른 듯 뿌듯하였다”고 말한다. 사람은 백 년을 살지만, 나무는 수백 년을 살기 때문에 어쩌면 사람보다도 더 정성을 기울여서 어릴 적에 수형을 잡아주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손아귀 힘도 약해지고 다리 힘도 약해져서 다리가 후들거려 나무에 오르기가 어렵다”는 김석봉 대표는 전지도 남의 손을 빌어야 하는데 전지 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인건비가 더 비싸다고 하소연한다. 더구나 “예전에는 남의 일을 하려면 필요한 장비를 다 본인이 챙겨야 했는데 요즘 일하러 오는 사람들은 아무 준비도 몸만 온다”고 말하며 어려움을 토로한다.

“소나무 하면 고창 소나무라고 할 정도로 우리 고창 소나무가 전국에서 최고로 쳐주는 소나무지” 고창 소나무의 명성 때문에 예전에는 전국에서 소나무를 사러 오는 수요가 많았다고 김석봉 대표는 좋았던 옛 시절을 회상한다. “우리 농원 소나무가 평창 올림픽에도 들어가고 대기업 삼성에도 들어갔다”며 자부심을 보이는 김석봉 대표는 “고창 소나무가 그렇게 잘 나가다 보니 너도나도 소나무 사업에 뛰어들어서 지금은 경기가 예전 같지 않은데다, 작년부터는 코로나 때문에 나무 수요가 뚝 끊겼다”면서 “일할 사람 구하기는 더 어려워져서 인건비는 계속 오르고 날씨마저 도움이 안된다”고 말한다.

작년에는 장마로 나무에 피해가 있었고 올해는 너무 가물어서 나무 관리가 몇 배 힘들다는 것이다. “우리만 힘든 게 아니고 모두 힘들 때이니 모두 잘 견뎌내자”고 말하는 김석봉 대표는 고생과 어려움을 겪고 살아 온 백전노장다웠다.

내내 옆에서 듣기만 하던 아내 박영순(66)씨가 자신에게는 말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섭섭함을 표현한다. “나 고생한 것은 말로 할 수 없다”고 말문을 연 박영순 씨는 “평생 구부리고 앉아 꺾꽂이를 하고, 일하는 사람들 밥해주는 일을 지금도 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이내 “그런 고생 덕분에 딸, 아들 다 시집, 장가보내서 네 명의 손주도 보고, 해마다 나무 심을 땅을 사서 농장을 만들고 좋은 집도 지었다”면서 “그런 것을 생각하면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었다”고 불평같은 자랑을 한다.

정이 많고 손이 넉넉한 박영순씨는, 100세까지 천수를 누리시다 작년에 돌아가신 이모의 생일을 매해 거르지 않고 챙길 정도로 친족 간 관계도 도탑다. 정읍 고부면에 사시다 돌아가신 이모는 ‘정읍기네스’에 선정된 것이 계기가 되어 최근 전라북도 일간지에 보도가 되었는데 이모네 가족과 같이 찍힌 사진도 보여주었다.

부부는 “옛날에는 장비도 없이 목도를 해서 하나하나 돌을 쌓고 나무를 심어 가꾸었다”면서 “그 시절부터 일을 맡겨주신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잘살게 된 것 같아 항상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한다.
몸은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여기저기 아픈 곳 투성이지만 부부의 마음 속엔 여전히 명품 소나무를 키워내는 꿈이 자란다.

유석영 기자

고창신문 기자  .
“서해안시대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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