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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사 농부의 신바람 김점식·정영희 부부

영양풍부 간척지쌀, 당도높은 단호박, 빛깔좋은 고추농사까지 농사일 재미있어

2021년 08월 06일(금) 22:30 [(주)고창신문]

 

ⓒ (주)고창신문

<탐방_김점식 고창농협 이사>

이발사 농부의 신바람 김점식·정영희 부부
영양풍부 간척지쌀, 당도높은 단호박, 빛깔좋은 고추농사까지 농사일 재미있어

모두가 힘들다고 하는 요즘, 주변 사람들을 덩달아 신나게 하는 사람이 있다. 김점식(69) 고창농협 이사는 같이 있는 사람의 에너지를 상승시키는 힘이 있다. 69세의 신체나이에도 반짝반짝 빛나는 소년의 눈빛을 한 김점식 이사는, 간척일을 하다가 물에 빠져 죽을 고비도 겪었고, 부러진 예초기 날에 찔려 한 달 가까이 입원을 하는 큰일을 당하기도 하는 등 분명 만만치 않은 삶이었음에도 “힘든 일 하나 없었다”고 말한다.

군대 가기 전부터 이발 기술을 배워 ‘이발하는 농부’이면서 한 때는 한우를 사육했기도 한 다채로운 삶을 사는 김점식 이사는 농사도 여러 작물을 다양하게 짓는다. 그동안 농사지었던 작물만 해도 대파, 생강, 대추, 무, 수박 등 마늘 농사만 안 해보았단다. “농사일이 재미있다”는 김 이사는 올해도 단호박 농사에 고추농사, 2만여 평의 벼농사 까지, 일 년을 하루처럼 바쁘게 보낸다.

일부 땅을 임대하여 짓고 있는 벼농사에 대한 자부심도 숨기지 않는다. 밥맛이 좋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쌀의 품질이 가장 중요하다. 김점식 이사의 쌀은, 일조량이 풍부하고 각종 미네랄을 포함한 무기성분이 많으며 서해안 해풍을 맞고 자라는 간척지에서 생산되는 쌀이기 때문에 밥맛이 좋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동안에는 수확한 쌀을 직거래로 식당에 납품하여 모두 소비하였으나 코로나로 식당이 어려워지면서 다른 판로를 모색해 보아야 할 것 같다고 한다.

최근에 농사를 마친 것은 단호박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여럿이서 같이 복분자 농사를 하였는데 연작 피해로 복분자 농사를 접고 단호박 농사를 시작한 지 벌써 13년이 되었다.

올해는 3000평의 밭에서 20톤을 수확하였는데 작고 모양이 예쁜 김점식 이사의 단호박은 당도도 높아 금방 동이 났다. 당도를 높이기 위해 김 이사는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인다. 단호박을 수확할 때는 익은 것만 따기 때문에 한 번에 수확하지 않고 단계를 나누어 수확하고, 수확한 단호박은 통풍이 잘되도록 높이가 있는 나무판 위에서 말리는 등 정성을 기울인다. 쉽고 편하게 농사를 지을 수도 있겠지만 소비자들은 민감하게 차별화된 맛을 느끼기 때문에 적당히 할 수가 없다.

고추농사도 마찬가지이다. 80년대 초반부터 시작한 고추농사는, 그동안 해풍고추 축제에 4번 출품하여 금상, 은상 등 출품 때마다 수상(受賞)할 정도로 빛깔이 좋고 크기와 모양이 우수하다. 하지만 고추농사는 병충해에 약하고 손이 너무 많이 가는 힘든 농사인데다, 농사가 잘되었다 싶으면 가격이 폭락하기 때문에 남들에게 권하고 싶지는 않은 농사라고 말한다. 작년 긴 장마에도 탄저병 타격을 입지 않았던 마을 후배의 조언으로 올해는 탄저병에 강한 종자를 심었는데 날씨마저 너무 좋아 고추가 실하게 잘되었다.

다양한 농사를 하는 와중에도 김점식 이사는 70년대 초부터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다. 농사짓는 틈틈이 이발하고자 하는 동네 사람들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워 지금은 간판도 없이 알음알음 부탁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예약을 받아 이발소도 운영하고 있다. 16살부터 이발 기술을 배웠으니 53년간 이발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젊은 시절 혈혈단신으로 부산 생활을 하며 이발의 기본기와 응용력을 다진 김점식 이사는 고향인 부안면으로 돌아와 벼 29섬 값에 이발소를 인수하였다. 무일푼으로 시작한 이발소는 대목이면 날을 새야 할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부안면에 간척이 시작되었을 때는 아침저녁으로만 이발 일을 하면서 낮에는 ‘만보떼기’로 발채에 흙짐을 져서 나르는 일을 병행하였다. 타고난 부지런한 성품으로 잠시도 몸을 가만히 두지 않는 김점식 이사는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농사와 병행하여 이발 일도 계속 할 생각이다.

“남의 것은 1원도 조심해야 하고, 무슨 일을 하던지 내 속을 빼서 묻어놓고 해야지 내 고집 내세우면 안된다”는 김점식 이사의 말에서 신나는 인생을 만들어가는 비결이 어렴풋이 느껴진다.

“감기 한 번 안걸렸다”는 김 이사의 건강 또한, 끊임없이 움직이는 부지런함과 세상 일을 여유있게 대하는 긍정적인 낙천성에 있는 듯하다.

농사일로 바쁜 와중에도 사회활동도 열심히 하여 (사)한농연 부안면회장, (사)한농연 고창군연합회 감사, 부안농협 이사를 하였고 부안면 용현마을 이장으로도 8년을 활동하였다. 현재는 자율방재단 부안면 회장과 고창농협 이사로 역할을 하고 있다.

27살에 동네에서 중매로 결혼한 부인 정영희(63) 씨와의 사이에서 두 아들을 두었는데 아들들도 김 이사의 에너지를 물려받아 순천에서 개인 사업을 잘하면서 다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좋은 밭 나쁜 밭이 따로 있지 않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김점식 이사와의 만남은 세상일이 마음가짐에 있음을 새삼 느끼게 한다.

유석영 기자

고창신문 기자  .
“서해안시대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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