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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씨앗으로 종자주권 회복 주장하는 김남수 회장

고창토종씨앗연구회 “거기 가면 토종 다 있다”는 말 듣고 싶어

2021년 10월 12일(화) 13:33 [(주)고창신문]

 

ⓒ (주)고창신문

<탐방_ 고창토종씨앗연구회>
토종씨앗으로 종자주권 회복 주장하는 김남수 회장
고창토종씨앗연구회 “거기 가면 토종 다 있다”는 말 듣고 싶어

농부는 다음 해 농사의 종자를 위해, 한 해 농사 중 가장 실한 열매를 아껴 보관하였다. 부모에게서 자식에게로 이어진 씨앗은 이 땅에 뿌리 내린 사람들의 입맛에 각인되어 소울푸드가 되었다.

햇볕과 바람으로 시간을 품은 씨앗은 농부의 가보이자 미래의 희망이었다. 종자주권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몰라도 좋았던 순박한 시절에 씨앗은 대물림되는 것이었다.

모든 것들이 자본에 종속된 이 시대는 우리가 의식하지도 못한 사이, 인간의 먹거리인 종자마저 부의 축적 수단이 되어, 씨앗을 독점하는 다국적 기업의 통제 아래 놓이게 되었고 종자에 대한 농부들의 주권은 점점 희미해졌다.
고창토종씨앗연구회는 사라져가는 종자주권을 되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토종씨앗을 수집하고 이를 보존, 보급하며 소득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고창토종씨앗연구회 김남수 회장의 논에는, 운동장에 반별로 모인 학생들처럼, 이름표를 붙인 푯말 아래 각양각색의 벼들이 자라고 있다. ‘이웃모르기’, ‘홍두나’, ‘진나’, ‘산두’ 등 생소하고 재미있는 이름의 토종벼를 38개 품종이 넘게 수집하여 연구회라는 이름에 걸맞게, 종묘장을 만들어 민간 종묘를 하는 것이다.

“우리 토종벼들은 개량종보다 키가 크고 꽃이 화려하며 향이 강하여 벼꽃이 필 때면 벌이 날아와요. 품종에 따라 메밀꽃처럼 흰꽃이 피기도 하고 핑크뮬리처럼 분홍꽃이 피기도 해요”라며, 김남수 회장은 “토종벼는 색과 향의 개성이 뚜렷하여 경관농업에도 적합하다”고 말한다.

조선시대부터 전라도 지역에 주로 심었던 토종벼 38개 품종을 심어서 생산하며 토종 씨앗을 지키고 알리기 위해 연구회를 만든 김남수 회장은 “개량 종자는 생산량이 많아 소득에 도움은 되겠지만, 맛과 향이 떨어지고, 퇴화현상이 나타나 무엇보다 종자주권을 잃는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옛날에는 비료를 치지 않아도 논에서 살아가는 새우며 미꾸라지 등이 벼에 양분을 공급하였는데 농사를 쉽게 하고 돈을 목적으로 하다보니 화학비료, 개량종자에 의존하게 되었다”면서 “우리나라 농산물 종자의 대부분은 종자회사에서 개량한 것으로 개량 종자는 발아 성공률이 높고 작물 생산량이 높아 보통 첫해에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만 매해 25%씩 퇴화한다고 한다. 해가 갈수록 작황이 나빠지기 때문에 매년 농부들은 종자를 구매해서 써야 하는 것이 지금의 농업현실”이라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씨앗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토지임대료보다 더 비싸도 울며 겨자먹기로 종자를 사다 심을 수밖에 없다”라면서 “농사의 근본은 땅과 씨앗인데 씨앗을 대물림하지 못하면 종자주권을 가졌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조상으로부터 후손에게 대물림되어 매해 좋은 결실로 나타날 수 있는 토종씨앗을 지키는 일이 어렵고 힘들지만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 전에 서둘러서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역설한다.

김남수 회장은 지금도 14개 읍·면을 돌아다니며 토종 씨앗을 수집하고 있다. 관심을 가지고 돌아다니다가 눈에 띄는 식물이 있으면 작물의 주인을 수소문하고 씨앗을 얻기 위해 설득도 하면서 190여 가지의 토종 씨앗을 모았다. 김남수 회장의 좋은 입담이 아니더라도 “어르신이 혼자 가지고 계시면, 어르신이 돌아가신 후에는 종자가 사라져서 후손들이 그것을 먹을 수 없지만, 연구회에 주시면 길이길이 보존하여 토종씨앗을 살리고 후대까지 이어갈 수 있다”는 타당한 설득에 넘어가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 같다.

“한번은 어떤 어르신이 요즘 음식들은 맛이 예전같지 않다면서 깨도 예전처럼 고소하지 않다고 말씀하시던데 그럴 수밖에 없다”면서 “요즘 생산되는 개량종 깨는 알이 굵고 많이 생산되지만 껍질이 두꺼워서 같은 중량이라도 기름이 적게 나오고 고소한 맛이 떨어지는 것처럼 토종의 맛과 향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최근에는 토종 농산물에 관심을 가지는 농가가 늘어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는 김남수 회장은 “토종이 비록 경제성과 생산량이 떨어지지만 우리의 토양과 환경에 적응하여 살아남은 종자”라고 토종의 가치에 대해 힘주어 말한다. 김남수 회장은 “‘토종씨앗’하면 자연스럽게 고창토종씨앗연구회를 떠올리고 고창토종씨앗연구회에 오면 구하지 못할 토종씨앗이 없도록 해서 ‘거기 가면 토종 다 있다’라고 평가받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라고 말하며 “토종씨앗으로 종자주권도 지키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면서 수익도 올리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한다.
유석영 기자

고창신문 기자  .
“서해안시대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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