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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해수욕장 국민여가캠핑장 조성 ‘명품솔숲’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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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해야 할 해송숲지역 미래 방향과 조화 이루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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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0일(수) 15:03 [(주)고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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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주)고창신문 | | 기획-동호해수욕장 해송숲
동호해수욕장 국민여가캠핑장 조성 ‘명품솔숲’ 훼손
보호해야 할 해송숲지역 미래 방향과 조화 이루어야
바람은 동호해변의 괄괄한 원주민이다. 동트는 새벽, 바다로 일 나가신 아버지가 갯내음 가득 안고 돌아오듯 먼바다를 내달려 온 바람은 수평선 너머의 이야기를 솔숲에 잔뜩 풀어놓는다. 두런두런 전하는 바다이야기는 소문 빠른 솔마을의 전설이 되고 비로소 바람은 곤한 몸을 두툼한 솔숲에 누인다.
거친 바닷바람이 머물고 그 이야기를 품는 해송이 바닷가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유이다.
동호해수욕장의 국민여가캠핑장 조성사업이 이루어지는 동호해변은, 데크와 콘크리트로 조성된 개별 주차장 등 쉽게 제거할 수 없는 인공물을 설치할 장소라기보다는 해송 숲 우거지도록 나무에게 양보해야 할 자리이다. 치열한 일상의 계산에 지친 사람들이 잠시 숲에게 양해를 구하고 흙내음 갯내음 비비며 달려드는 바람과 함께 동호해변의 아름다운 일몰에 빠져도 충분할 일이다.
동호해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는 그곳에 반드시 캠핑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면 평평한 흙바닥에 밧줄 등으로 사이트를 표시하여 차별화된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2004년 8월 해수욕장으로 인가된 동호해변은 ‘노을 미항’, ‘명품 솔숲’을 내세울만큼 자연경관이 아름답다. 올해 7월 해양수산부는 코로나 시대의 우울한 마음과 무더위를 떨쳐버리고 조용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한적한 해수욕장으로 동호해수욕장을 선정하기도 하였다.
흙진주 뿌려놓은 듯 반짝이는 1.56km의 긴 갯벌 해안은 동죽이며 모시조개 등 갯벌이 품어 기르는 생명체를 깊이 숨겼다가, 진정 원하는 사람에게 호기롭게 내어준다. 동호의 갯벌은 이렇게 어린아이들에게도 삶에 각인될 즐거운 체험의 추억을 선물한다.
또한, ‘노을 미항’이라는 용어에 걸맞게 동호해변은 일몰의 장관을 연출한다. 폭 190m의 갯벌해안이 끝나는, 높은 단 위의 해송숲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사람의 마음을 홀려 정신을 멍하게 만든다. 정신을 차려보면 복잡한 실타래가 풀린 듯 한결 마음이 가뿐하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장관(壯觀)에는 인간의 마음을 순화하는 위대한 자연의 힘이 있다.
동호해변이 자랑하는 ‘명품 솔숲’은 인간의 한 세대, 30년을 족히 다섯 번은 겪었을 해송이 보여주는 세월의 위엄을 지녔다. 오랜 연륜이 느껴지는 해안의 오른쪽 해송 군락에 비하면 왼쪽의 해송은 아직 어리고, 군락이라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으로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어서 더욱 신경을 써서 관리해야 될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는 현재 국민여가캠핑장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어서 캠핑데크와 콘크리트로 된 주차공간이 설치되어 있다. 보호를 해도 힘들 정도로 간신히 살아가고 있는 해송에 큰 타격을 주는 형국이다. 일반적으로 캠핑카는 높이도 높아서 이곳으로 차량이 드나들면 드리워진 소나무 가지가 꺾이는 일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애지중지 차만 아끼는 사람들이 소나무 때문에 차량이 다쳤다고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일도 생길 수도 있다.
해수욕장의 해송숲 기획 취재는 올해 6월, 국민여가캠핑장 조성사업 공사를 지켜본 주민이 “인공적인 데크를 설치하지 않아도 관광객들이 불편 없이 텐트 치고 야영할 수 있을 정도로 평평한데 왜 저렇게 콘크리트로 포장을 해서 소나무를 죽이려고 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제보를 하면서 시작되었다. 주민들의 눈에도 이상한 일을 왜 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해변의 해송숲 관리와 캠핑 시설에 대한 다른 지자체의 실정과 관리 추세를 알아보고 싶었다.
지면에 소개하지 못한 해수욕장을 포함하여 열 곳이 넘는 해수욕장을 취재한 결과, 해안은 해송숲의 자리이고 캠핑장을 설치하려면 해안에서 떨어진 배후 지역에 조성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대체로 지자체가 주도적인 관리를 하는 해수욕장은 상업지역과 보호지역을 확실하게 구분하여 해안 해송숲을 가꾸며 보존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보성 율포해변은 보성군에서 해수욕장의 경관 조성과 관리를 위해 민가와 상가 130여 채를 사들여 배후로 이주시키고 백사장 해송숲과 별도의 배후 해송숲까지 조성하였다. 음식점과 숙박시설, 오토캠핑장 등은 배후 해송숲 뒤편으로 배치하여 백사장과 해송숲에서는 자동차 진입 및 취사를 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다.
강릉시는 ‘솔향 강릉’의 슬로건 아래 소나무 가꾸기가 관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사천해변에는 50여 년 전에 조성된 솔숲이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다. 송림 중간에 조성된 걷기 길은 ‘강릉 바우길’의 일부 구간으로 바다와 솔숲의 색채와 향기가 방문객에게 큰 선물을 안긴다.
널리 알려진 경포해변은 사시사철 가리지 않고 지나칠 정도로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곳으로 수많은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한 상업적 시설들이 넘친다. 이러한 상업적 분위기를 상쇄하려는 듯 해안을 따라 해송숲을 조성하였고 ‘취사, 야영 및 주차행위 금지’ 등 관광객들이 훼손하지 못하도록 보호하고 있다.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역시, 올해 해수욕장개장일 동안 집계된 관광객만 해도 280만명이 넘는 유명 관광지로 관 주도의 계획적인 개발이 이루어진 곳이다. 상업적인 분위기가 물씬하지만 백사장을 따라 소나무를 심은 녹지대를 조성하여 어린 소나무들을 관리하고 있다. 15년 전인 2006년에 조성된 국민여가캠핑장은 대천해변에서 동떨어진 배후에 자리잡았는데 민간단체에 위탁하여 유료로 운영되고 있다.
해수욕장 중에는 마을주민들의 조직에 의해 관리되는 곳들도 많았는데 주민들이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해송숲 관리 상황과 방향도 크게 달랐다.
여수 방죽포 해수욕장 해송숲은 주민들이 모두 참여하는 ‘방죽포해수욕장관리위원회’의 관심 아래 철저하게 보호되고 있었다. 해송 숲에서는 텐트 설치 및 취사를 하지 못하도록 주민들이 나서고 있다. 취사가 허락되는 야영장은 백사장에서 멀리 떨어진 해수욕장의 배후에 있어서 백사장이나 해송숲이 음식물 냄새나 쓰레기 등으로 오염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예방하고 있다.
울진군 기성망양해수욕장은 울창한 해송숲에 설치된 데크 시설을 해빛뜰마을운영위원회에서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울진군청 담당자에 따르면, 데크 임대 등으로 마을회에 높은 수익이 창출되다보니 아예 해수욕장 지정을 해제하여 무료 관광객을 배제하고 해변의 모든 시설을 유료화함으로써 마을회 중심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전한다. 재주넘는 곰처럼 이용되는 솔숲과는 별개로 반대편 백사장에는 어린 소나무 숲을 조성하여 미래를 예약하고 있다.
취재한 해수욕장 중에는 해안 해송숲이 사유지 혹은 마을부지인 경우도 많았다. 이런 곳은 해송숲이 개인사업장이 되어 지자체의 관리가 어려운 듯 환경이 너저분하여 경관을 해친다.
여러 사례들로 볼 때 현재의 동호해수욕장 국민여가캠핑장이 조성되는 장소는 미래 방향과 어울리지 않는 듯한 위화감을 준다. 개발구역과 보호구역을 구분하여 보호할 곳은 보호하고 개발해야 할 곳은 개발해야 할 터이지만 보호해야 될 구역을 개발하고, 정작 개발하여 정리해야 장소는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앞으로, 없는 예산 5억을 더 끌어다가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 하니, 망친 그림에 비용을 더 많이 들여 크게 망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이미 설치된 시설을 뜯어내기 어렵다면 현재의 예산 내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유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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