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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송면 주민 태양광 설치 반대 갈등

주민동의절차 의무화 등 조례 강화해야

2022년 02월 16일(수) 10:49 [(주)고창신문]

 

ⓒ (주)고창신문

성송면 주민 태양광 설치 반대 갈등
주민동의절차 의무화 등 조례 강화해야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을 이론적으로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우리 사회에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과 더불어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인류의 절박함을 표상(表象)한 2015년 파리기후협약을 바탕으로, 정부는 2020년 12월에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 방안을 발표하였다, 한마디로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목표 실현을 위해 2021년 3월 정부는 태양광 및 풍력을 앞세운 ‘탄소중립 기술혁신 10대 핵심기술 개발전략’을 포함하여 다섯 가지의 기술혁신 전략을 제시하였다. 태양광과 풍력의 확대는 탈화석, 탈핵 에너지의 국제적 지향점을 향한, 피할 수 없는 대안이 된 것이다. 그중 태양광은 진입장벽이 낮아, 탄소중립의 기치 아래, 민간사업자나 개인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로 부각되었다.
하지만, 핵발전이나 화석연료발전을 대체하려면 과연 얼마나 넓은 면적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어야 할까?
2017년 가동이 중단된 고리1호기의 설비용량 58만7천KW를 태양광으로 대체한다고 하였을 때 얼마나 넓은 면적이 필요한가를 계산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의 조보영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어림잡아 24.56㎢의 면적에 모두 태양광 패널이 깔려도 그 정도의 전기를 생산하기 어렵다고 한다. 성송면 총면적 36.25㎢에서 산지와 수면 등을 제외하고 설치가 가능한 모든 토지에 태양광 패널을 깔아도 원자력 발전소 한 기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대체하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로 추정할 때, 농지가 태양광 패널로 뒤덮이는 현실은 이미 예견된 인재(人災)이며 정부도 이를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농촌 주민의 소외감과 불만을 배려하지 않은 태양광 장려 정책은 태양광 설치와 관련된 많은 분쟁의 원인이 되어 평온하고 소박했던 마을 주민들을 분열시키고 있다.

태양광 설치 반대 갈등으로 성송면 괴치리 마을주민은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이장 선거를 두 차례 치렀다. 마을 앞에서 공사가 진행되는 태양광 설치 반대 움직임에 대해, 지난해 12월에 선출된 전임 이장의 의견이 달랐기 때문이다. 전임 이장은 이미 허가된 태양광 시설의 취소는 사실상 불가능하여 실효성 없이 마을 분위기만 해치는 일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1월 17일 사퇴서를 제출하였다.
괴치마을가꾸기 이미정 위원장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은 새 이장을 선출하고 괴치마을 태양광 설치반대운동을 계속해 나갈 뜻을 분명히 하였다.
이미정 위원장은 공기 좋고 푸른 자연환경에서 살고 싶어 귀촌하였는데 마을이 온통 태양광 패널로 뒤덮이게 생겼다면서 고창군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이며 더구나 괴치마을은 동학농민 운동의 주역인 손화중 도소가 있는 곳으로 기념공원 건립도 추진되고 있어 경관이 보존되어야 할 곳임을 강조한다. 그런데도 환경평가와 주민동의절차도 없이 태양광 설치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괴치마을 태양광 시설 인허가 취소 ▲태양광 발전시설 철거 ▲고창군 태양광 발전시설 조례 강화 등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군에 제출하였다.

군청 담당자의 확인 자료에 의하면, 현재 괴치리에 허가된 태양광시설은 총 32건으로, 2017년까지 허가된 13건은 이미 발전이 개시되어 약 1783KW를 생산 중이고 2018년과 2019년에 허가된 19건은 총 2495KW의 설비용량으로 공사를 앞두고 있다.

태양광 사업과 관련이 있는 고창군 계획조례는 2021년 7월 15일 최종 개정되어 발전시설의 이격거리를 △공원, 문화재, 관광지 경계로부터 사업부지 경계까지 300m △주요도로 경계로부터 300m △농어촌도로 경계로부터 200m △공공시설 등 경계로부터 300m △주거밀집지역 경계로부터 300m △유네스코, 지질공원 경계로부터 500m △공유수면으로부터 1,000m로 규정하고 있다.
괴치리의 태양광 시설은 조례가 강화되기 이전인 2019년도에 허가가 이루어졌고 환경영향평가나 주민동의절차는 조례에 규정된 의무사항이 아니다. 군청 담당자는 “지금은 조례가 강화되어 앞으로 고창군에서는 더이상 태양광 시설의 허가를 받기가 어렵다”면서 한번 허가된 시설에 대한 취소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하였다.
태양광 설치 규정이 강화되어 앞으로는 태양광 설치가 어렵다하더라도 에너지 민주주의를 고려하지 않은 현재의 법과 제도는 지속적인 분쟁의 씨앗이 될 것이다. 태양광 패널에 의한 마을 농지와 경관 훼손, 그리고 무력감을 느끼는 주민을 위한 사후조치 방안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일지라도, 주민동의를 의무화하는 등, 주민들의 소외감과 불만을 어루만질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유석영 기자

고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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