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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교수 『인간의 경제학』

차가운 경제학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따뜻한 행태경제학 소개

2022년 06월 03일(금) 17:12 [(주)고창신문]

 

-신간안내-

ⓒ (주)고창신문

이준구 교수 『인간의 경제학』

차가운 경제학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따뜻한 행태경제학 소개

인간의 행동을 지배하는 것은 이성인가? 감정인가?, 의식인가? 무의식인가? 또는 의무나 책임감인가? 욕망이나 행복감인가?
인간을 어떠한 존재로 보느냐에 대한 서로 다른 견해는 여러 학문 분야에서 다양한 학설로 발전하였다.

전통적 경제학이 바탕으로 하는 전형적 인간형은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이다.
하지만, 저자는 행태경제학를 소개한 책, 『넛지(Nudge)』의 구절을 인용하여 전통 경제학이, 인간을 “아인슈타인처럼 생각할 줄 알고, IBM의 빅 블루에 해당하는 기억 용량을 갖고 있으며 간디와 같은 의지력을 발휘”하는 존재로 보고 있음을 지적한다.
한 마디로 현실에 존재할 수 없는 인간인 것이다.

행태경제학은 경제학의 뉴프런티어로서 전통 경제이론에 반기를 든다.
전통적 경제이론이 현실에서 존재할 수 없는 인간형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행태경제학의 선구자 세일러(Richard Thaler)는 인간형을 ‘이콘(Econ)’과 ‘휴먼(Human)으로 구분한다. 이콘은 전통 경제학의 전형적인 인간형으로서 극도의 합리적 존재인 호모 이코노미쿠스를 의미하고 휴먼은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형으로서 시기, 질투, 공정함, 복수심, 귀찮음 등에 의해 비합리적이고 감정적인 행동을 일삼으며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이지도 않은 보통의 인간이다.

정부가 모든 국민을 ’이콘‘으로 전제한다면, 부자에게 100의 이득을 주고 가난한 사람에게 1의 이득을 주는 정책에 대해 의심할 여지없이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전통적 경제이론의 이콘은 아무도 손해가 없고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대할 것이다. 현실의 휴먼은 남과의 상대적 맥락에서 나를 생각한다.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라 할지라도 이익에 큰 차이가 난다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때로 감정 때문에 자신의 삶조차 기꺼이 망가뜨리는 존재이다. 현실적 인간형과 괴리된 이콘을 전제로 경제정책을 구상한다면 실패 가능성이 클 것이다.

저자는 신자유주의적 정책은 비현실적인 ’이콘‘을 전제로 물질적 유인책만 강조하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진단한다.
경제를 비롯한 국가 정책들이 효과를 거두려면 상황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휴먼의 감정과 정의감 등을 고려하여 정책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경제학』에서는 인간이 이콘이 아니라 휴먼이라는 수많은 증거를 제시한다. 풍부하고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독자는 흥미롭게 공감하고 이해하며 현실을 돌이켜 보게 된다.
행태경제학을 발전시킨 대니얼 카너먼이 심리학에서 출발한 학자라는 사실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인간의 경제학』은 인간의 심리와 행동방식을 연구한 풍부한 행동심리학적 실험과 이론으로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행태경제학의 주제를 소개한다.

학계에서는 보통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으로 표현하지만, 저자는 행태경제학이라는 용어가 더 적합하다고 주장하면서 연구의 주요 대상이 인간의 행동 자체가 아니라 행동의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경제학 책이지만 소설을 읽을 때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 대목을 기대하게 만드는 책을 쓰겠다”는 저자의 목표처럼 우리 주변 일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례로 ‘휴리스틱’,‘닻내림효과’,‘부존효과’,‘틀짜기효과’,‘심적회계’ 등 행태경제학의 주제와 용어들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행태경제학에 대한 체계적 공부가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면, 경제학의 문외한이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경제활동의 인간적 측면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지은이 이준구 교수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프린스턴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뉴욕 주립대학교 경제학과 조교수로 강의하다가 1984년부터 서울대학교 경제학부에서 미시경제학, 재정학 등을 가르쳤다. 2015년 명예교수가 된 이후에도 활발한 교육과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유석영 기자

고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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