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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가 전하는 말·말·말

2022년 06월 14일(화) 13:14 [(주)고창신문]

 

ⓒ (주)고창신문

오뉴월은 파랑새의 계절이다. 봄이면 고창을 찾는 진객 중 하나이다. 언제부터 찾아왔는지는 파랑새도, 군민 누구도 알지 못한다. 매년 오월이면 파랑새가 고창 경수산과 소요산 기슭에 찾아온다. 항상 두 마리가 짝을 지어 다닌다. 회전 비행과 같은 구애 행동을 한다. '케엣, 케케켓, 케에케겟' 특이한 노랫말로 인사를 한다. 날마다 집 주변을 맴돌며 소란을 피워도 기분은 나쁘지 않다. 도시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파랑새니까. 그래서일까. 고창 땅, 전체가 생물권보전지역이다. 인간과 생물권 계획에 따라 지정된 보호구역을 의미한다.

파랑새의 몸은 파란색이고 머리와 꼬리는 검다. 크기는 비둘기만 하다. 철새인 파랑새는 산기슭에서 딱따구리나 까치집을 탈취한 둥지에서, 알에서 부화한 새끼를 키워서 가을에 동남아로 이동한다. 5월의 푸른 하늘을 파란 들판을 마음껏 날아다니며 풋풋한 노래 청청한 울음을 우는 새가 파랑새다.
파랑새의 단란한 날갯짓을 보고 인간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동화로 민요로 노래나 시어로 풀어놓았다.

도미의 노래 '청포도 사랑'은 "파랑새 노래하는 청포도 넝쿨 아래로 어여쁜 아가씨여 손잡고 가잔다”로 호기롭게 시작한다. 이문세의 ‘파랑새’는 경쾌하다. "귓가에 지저귀던 파랑새 마음에 파닥이던 파랑새 (생략)” 혜은이의 '파란 나라'는 가족 동요이다. "파란 나라를 보았니? (중략) 울타리가 없는 나라 난 찌루 찌루의 파랑새를 알아요."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을 사랑한 화랑 사다함이 지어 부른 애절한 파랑새 노래도 있다. “파랑새야 파랑새야, 저 구름위의 파랑새야, 어찌하여 나의 콩밭에 머무는가. 파랑새야 파랑새야, 나의 콩밭의 파랑새야. 어찌하여 다시 날아 구름 위로 가는가 (생략).” 옛시조에 ‘파랑새’는 “청조야 오도 고야 반갑다 님의 소식. 약수(弱水) 삼천리를 네 어이 건너온다. 우리 님 만단정회를 네 다 알까 하노라.” 한하운의 시 「파랑새」에서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어 푸른 하늘 푸른 들 날아다니며 (중략)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리” 파랑새 노래는 경쾌한 리듬에 꿈과 사랑과 자유를 이야기한다. 가을이면 파랑새가 남녘으로 휙 하고 떠나버려서인지 사극이나 시어에서는 갖가지 정과 회포를 풀 수 없는 안타까움을 빗댄 슬픈 곡절의 빛깔이 담겨있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는 어린 시절 불렀던 민요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 장수 울고 간다.” 실은 파랑새가 녹두밭에 앉지는 않는다. 마른 가지나 전봇대 위에 앉아 있다가 날아다니는 곤충을 잡아먹으므로. 이 노래는 동학 농민운동 당시 전봉준 장군을 빗댄 참요(讖謠)로 알려져 있다. 전봉준은 1855년 고창읍 죽림리 당촌마을에서 출생하여 키는 작지만 다부진 몸매여서 어릴 적 별명이 녹두였다. 1892년 탐관오리(貪官汚吏)인 고부군수 조병갑의 폭정에 못 견뎌 1894년 1월에 전봉준과 농민군의 봉기로 고부군수는 쫓아내고 곡식 창고를 열어 농민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런데 후임 군수가 봉기에 참여한 농민과 가족들을 색출하여 학살하자, 그해 3월 고창 무장으로 피신한 전봉준은 김개남 등과 함께 8,000여 명의 농민군을 모아 동학혁명을 기포하고 전개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전봉준을 녹두장군이라고 불렀다. 가사에 나오는 파랑새는 그들을 탄압하는 일본 군대이고, 녹두밭은 전봉준이 이끄는 농민군이며, 청포 장수는 조선 민중을 암시한다. 그렇다면 녹두꽃은 녹두장군을 견준 말일 터. 바로 이 민요는 전봉준의 농민운동이 성공하여 백성이 더 이상 학정에 시달리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내용이다. 전봉준 장군이 우금치에서 패하고 체포되어 당시 감옥인 전옥서에 구금되었다가 1895년 4월 24일에 처형되었다.

순국 123년째 되는 날 전옥서 터에 전봉준 장군 동상이 세워졌다. 제막식에서 故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봉준 장군이 123년 전 구속된 몸에서 이제 자유의 몸으로, 해방된 몸으로 이 자리에 돌아왔습니다. 그때는 패배자의 신분이었지만 이제 승리자의 신분"이라며 전봉준 장군의 얼을 기렸다.

오늘 하전리 상공을 나는 파랑새는 참요의 새가 아니다. '케엣, 케케켓, 케에케겟' 녹두장군의 결기가 옳았고 행위는 정의로웠다고 노래하는 거 같다. 맞다. 정의는 외롭지 않은 거다. 힘이 없을 때는 무력하기 짝이 없지만. 갈릴레이가 종교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재판장을 나오며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매년 고창 생물권보전지역을 찾아오는 파랑새를 통해 들여다본 녹두장군의 정의와 민본주의의 얼은 고창 정신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지금껏 나는 정의로웠는가를 되돌아본다.

※참요(讖謠): 시대적 상황이나 정치적 징후를 암시하는 민요.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임동옥 시민기자>

고창신문 기자  .
“서해안시대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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