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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과 여수를 잇는 해상 길목, 팔영,적금,낭도대교

특수교량형식으로 실용성과 미관 겸비한 노을대교 설계 이루어지길

2022년 07월 25일(월) 09:34 [(주)고창신문]

 

ⓒ (주)고창신문

① 경남 마창대교
② 경남 창선·삼천포대교
③ 전남 김대중대교·칠산대교·영광대교
④ 전남 돌산대교·화태대교
⑤ 전남 백야대교·화양조발대교·둔병대교
⑥ 전남 팔영대교·적금대교·낭도대교
⑦ 전남 고금대교·장보고대교·신지대교·신완도대교
⑧ 충남 보령해저터널·원산안면대교·안면대교
⑨ 서울 경기 남양대교·양화대교

새벽빛 뒤척이는 시간, 팔영대교 아래 불야성을 이룬 여자만은 장날 시장의 혼잡함을 방불케 한다. 소형 고무보트부터 10톤 어선에 이르기까지 크기도 다양한 백여 대의 낚시배들이 포인트를 찾아 돌진하듯 움직인다. 불빛과 마이크 소음, 부딪힐 듯 비껴가는 배들의 부산한 움직임,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느껴진다.
동력없이 떠있는 연안의 부선(艀船) 낚시꾼은 물고기 살림통(라이브웰)에 보관 중인 커다란 문어를 보여준다. 문어의 머리가 성인 남자의 주먹만 하다. “저 배들이 다 문어 잡이 낚시배”라며 코로나19로 낚시꾼이 부쩍 많아져서 그런지 요즘은 예전만큼 잘 잡히지 않는다고 편치 않은 기색이다.
현수교의 우아한 실루엣을 펼쳐 인간사를 무심하게 내려다보는 팔영대교는 희미한 가로등 깜빡거리며 아직 졸리운 기색이다.
현수교 케이블의 윤곽을 따라 조명이 켜지면 야간 경관이 화려할 만도 하련만, 도로에 가로등만 켜지는 팔영대교는 밤보다는 낮에 보이는 모습이 더 낫다.
대림산업(주) 외 4개 사가 12년의 공사기간을 거쳐 2016년 12월 개통한 팔영대교는 고흥군 영남면 우천리와 여수시 화정면 적금도를 이으며 여자만을 건넌다. 백리섬섬길을 이루는 11개의 해상교량 중 백야대교, 화태대교에 이어 세 번째 개통이었다.
대교의 명칭을 정하는 과정에서 고흥군과 여수시 간 갈등이 있었다.
고흥군에서는 지역 명산인 팔영산의 이름을 내세우며 지역의 상징성을 주장하였고 팔영산에서 내려다보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여수시에서는 설계 당시 대교이름이 적금대교였고 관례적으로 교량의 명칭은 섬 이름으로 정했다면서 이의를 제기하였으나 결국 여수시가 양보하여 팔영대교로 정해졌다.
교량형식은 현수교로, 주탑에서 곡선으로 내려오는 케이블이 수직으로 줄을 내려뜨려 다리의 상판을 잡고 있다.
현수교는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교량의 형식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앵커리지가 있는 타정식과 앵커리지가 없는 자정식으로 나누어진다.
앵커리지는 주케이블을 정착하기 위해 만들어진 구조체로 앵커리지를 설치함으로써 훨씬 안정적으로 주케이블을 지지할 수 있으나 지형적 조건이 맞지 않으면 앵커리지를 따로 설치하지 않는다.
팔영대교는 적금도에 앵커리지가 설치된 타정식 현수교로, 다리의 진행경로는 곡선으로 휘어지고 앵커리지는 직선으로 설치되어 교량과 앵커리지의 방향이 서로 다르다.
앞서 소개되었던 사장교와 현수교를 가장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다리의 상판과 연결된 케이블이 수직인지 사선인지를 따져보면 된다. 주탑에서 직접 사선으로 연결되는 다리가 사장교이고 주탑에서 곡선으로 늘어뜨린 케이블에 2차적으로 수직으로 내려온 케이블이 상판과 연결되었으면 현수교이다.
당간지주를 모티브로 디자인되었다는 팔영대교의 주탑 높이는 137m로 주탑 사이의 최대경간장은 850m이다.
교량 총길이는 1340m, 교폭은 15.5m로 왕복 2차로에 양 측면에 자전거도로가 있다. 교통량이 많아질 것을 대비하여 차로를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하여 다른 교량보다 교폭이 넓다.
2004년 설계 당시만 해도 국내 최장 현수교라는 명예가 부여되었으나, 2022년 3월, 우리나라 기술과 자재로 세계 최장, 최대의 현수교를 완성하였다고 언론에 소개된 터키의 차나칼레 대교와 비교하면 빠르게 발전하는 우리나라 교량 건설 기술력의 속도감이 느껴진다.
터키의 차나칼레 대교는 다르다넬스 해협을 사이에 둔 아시아 쪽의 라프세키(Lapseki)와 유럽쪽 겔리볼루(Gelibolu)를 왕복 6차로로 연결하는 전체길이 4,608m, 최대 경간장 2,023m, 주탑높이는 334m로 높이와 길이, 규모가 세계 최고라고 한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기술력에 대한 소식을 들으니 노을대교(가칭)에 대한 욕심과 기대도 슬쩍 높아진다.
팔영대교를 지나면 또 하나의 짧고 평범한 다리가 보인다. 255m의 요막교는 적금도의 호리병처럼 가늘어지는 구간을 이어주는 평범한 거더교 형식의 다리이다. 요막교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적금도 전망대가 보인다.
적금도 전망대에는 다른 곳에는 없는 당집이 있어서 특별한 민속행사가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적금도의 당제는 열두 당산에서 각기 다른 가락을 농악으로 치며 매굿을 하는 민속행사로 비교적 보존이 잘 되어있다고 한다.
적금도라는 이름의 어원은 ‘작기미’로, ‘작’은 자갈, ‘기미’는 후미진 해안을 의미한다. 적금(積金), 즉 금을 쌓아둔 곳이라는 한자 때문에 금이 많다는 전설이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이 금맥을 찾아 채굴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고 한다.
적금도는 또다른 의미로 특별한 섬이다. 2006년 전국 최초의 ‘어민주식회사’를 등록하여 섬주민의 공동체적 경제활동을 강화시킨 것이다. 이는 섬 주변 해상 자원에 대한 주민의 권리를 보장하고 주민 소득을 향상시켰다. 2008년에는 마을 어업분야 최우수공동체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역사가 있다.
이러한 적금도는 2016년 고흥군과 팔영대교로 연결되고 2019년에는 적금대교, 낭도대교, 둔병대교, 화양조발대교가 개통되면서 여수시와 육로로 이어졌다.
적금대교는 적금도와 낭도를 잇는 다리이다.
신동아건설(주) 외 2개사가 2012년 3월부터 공사를 시작하여 2019년 12월에 개통한 적금대교는 길이 470.5m, 교폭 12.5m로 왕복 2차로에 양쪽으로 자전거도로가 있는 연도교이다. 최대 경간장 120m의 아치교인데 아치가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듯 비스듬히 열린 구조이고 도로가 아치의 중간을 지나가는 중로아치교이다.
아치교는 도로가 아치의 어느 부분을 지나느냐에 따라 상로, 중로, 하로로 구분되는데 도로가 둥글게 휘어지는 아치의 정점을 지나면 상로 아치교, 아치의 중간 부분을 지나면 중로 아치교, 아치가 시작되는 양쪽 끝을 지나면 하로 아치교이다.
상로 아치교는 도로 위에서 아치의 모습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멀리서 옆모습을 보아야 비로소 아치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로 아치교는 아치의 윗부분 일부만 도로에 드러난다. 하로 아치교는 반원같은 아치가 도로 위로 모두 드러나 있어서 구조에 따라 답답하고 무겁게 보일 우려도 있다.
적금대교는 위로 넓게 열린 아치의 윗부분에 붉은색을 칠하여 단순한 곡선미를 선명하게 드러내어 강조하였다.
적금도에서는 적금대교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장소를 찾지 못했으나 낭도의 해안으로 내려가면 적금대교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사진을 거부하는 듯 촬영이 어려운 낭도대교도 멀리서 전신을 드러내어 보여준다.
바닷물이 빠진 시간에 적금대교의 다리 밑을 지나 반대편으로 가면 해안의 절벽이 바다를 향해 내려오듯 판상절리(板狀節理)의 비경을 만날 수 있다.
이리 낭(狼)자를 쓰는 낭도라는 지명은 여우를 닮은 섬의 생김새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적금대교에서 낭도대교로 이어지는 도로 중간쯤 마을로 들어가는 도로로 접어들면 길은 양 갈래로 나누어진다. 오른쪽은 규포항, 왼쪽은 낭도항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관광객 편의시설은 낭도항이 있는 여산 마을에 있다. 마을어귀에서부터 3km에 이르는 담장에는 따뜻하고 아기자기한 색채의 미술 작품들이 전시된 ‘갱번 미술길’이 꾸며져 있다.
갱번은 갯가의 사투리로 미술길 명칭도 주민들이 낸 아이디어라고 한다.
지역 문화예술인의 일자리 창출과 주민의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공공미술 프로젝트 사업으로 추진되어 2021년 1월 준공식을 가졌다.
전시된 작품 중에는 50년 전까지만 해도 실존했던 낭도 카니발을 소개한 작품도 눈에 띈다.
낭도의 카니발은 정월 대보름날 가면을 쓰고 여장을 한 남자, 남장을 한 여자들이 당제를 지낸 후 달집을 태우며 농악과 춤을 즐겼던 가장무도회였다. 고령화되고 인구도 줄면서 축제도 사라졌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마을 주민이 아니더라도 관광객의 신청을 받아 낭도의 카니발을 재현하는 행사를 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낭도에는 새로 지은 건물에 깔끔한 민박도 있고 규모는 작지만, 식당도 있다. 특이한 점은 섬임에도 막걸리 양조장이 있어서 ‘낭도 젖샘 생막걸리’가 나온다는 것이다. 젖이 나오지 않는 산모가 바위에서 솟아나는 물을 마시고 젖이 나왔다고 해서 젖샘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이 물로 막걸리를 만든다.
솜씨 좋은 식당 아주머니의 서대 회무침에 낭도젖샘막걸리 한 병은 그 어느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낭도 여행객만의 특권이다.
낭도에는 천연기념물 제434호 공룡 발자국 화석지도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시간을 내어 꼭 들러보고 싶다.
낭도와 둔병도를 잇는 다리가 낭도대교이다. 낭도대교가 놓은 낭도와 둔병도의 양쪽 해안은 해안 절벽과 같은 지형이어서 대교를 가까이 보기는 어려운 구조이다.
낭도대교를 촬영하려면 적금대교 아래 낭도 쪽 해안마을로 내려가든지, 낭도의 규포항으로 가는 산등성이로 가야 하는데 여기서는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모습만 보인다.
가까이 보기 어려운 지형적 조건 때문에 미관에 공을 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인지 낭도대교는 개성이 없는 PSC(Prestressed Concrete) 거더교이다. 거더교는 특별한 외형적 특징이 없이 교각 위에 상판을 얹은 형태이다.
공사기간은 2011년 12월부터 2019년 12월 까지이며 HDC 현대산업개발(주) 외 3개사가 공사에 참여하였다.
길이 640m, 폭 12.5m로 왕복 2차로에 양옆으로 자전거도로가 있고 최대 경간장은 170m이다.
우아한 현수교, 웅장한 사장교로 높아진 눈 때문인지 낭도대교의 모습은 밋밋하고 초라하게 느껴진다.
노을대교는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답게 건설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가 지나야 노을대교의 설계를 알수 있겠지만, 익산청 주무관에 따르면 노을대교는 일반교량으로 건설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낭도대교처럼 거더교 형식으로 건립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특수교량으로 명품 다리가 건설되려면 노을대교의 취약점인 비용편익(B/C)을 상쇄할 무엇인가가 있어야 하는데, 최근 건설자재비 급등에 따른 어려움이 겹치면서 시공을 하겠다고 섣불리 나서는 업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명품 대교 건설을 위한 주민의 요구 반영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글·사진 유석영, 조창환 >

고창신문 기자  .
“서해안시대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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