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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과 강물이 만든 자연의 합작품, 한탄강 협곡

2023년 08월 18일(금) 12:19 [(주)고창신문]

 

기획 - 고창 세계지질공원 관리방안 모색 - 국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한탄강 권역을 찾아②


용암과 강물이 만든 자연의 합작품, 한탄강 협곡

화강암과 현무암, 침식과 풍화의 엎치락뒤치락 이야기, 한탄강 지질명소


↑↑ 고석정

ⓒ (주)고창신문


국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찾아
① 경북 청송군 권역
② 한탄강 권역
③ 전남 무등산 권역
④ 제주도 권역
⑤ 전북 서해안 권역



▶ 대한민국 국가지질공원 15곳 중 세계지질공원은 5곳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가 2010년 세계지질공원으로 최초 인정받으면서, 우리나라 지질여건이 국제적으로도 인정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2011년 자연공원법이 제정되어 국내에도 국가지질공원 제도가 도입되었고 지질유산의 보존과 현명한 이용이라는 국제적 흐름에 동참하게 되었다. 대한민국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곳은,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5곳을 포함하여 △백령·대청 △강원평화지역 △강원고생대 △단양 △경북동해안 △울릉도.독도 △의성 △진안·무주 △고군산군도 △부산 15곳이다.
고창신문은 전북 서해안권 지질공원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세계지질공원에 대한 취재를 기획하였다.
이는 고창의 소중한 지질유산에 대한 가치를 널리 알리고 지질경관 보호의 필요성에 대한 주민 의식을 높이며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일찍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되어 관리 운영되고 있는 선례를 통해 지질명소의 지속가능한 보존과 발전 방법에 대한 영감을 얻고 4년마다 이루어지는 재인증 심사를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큰 여울의 강, 한탄강
이번 호에는 두 번째로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을 찾았다.
한탄강은 그 발원지가 북한 강원도 평강군이다. 북한에서 시작하여 휴전선을 지나 남대천, 영평천, 차탄천과 합류하고 연천군에서 임진강으로 흘러든다.
한강의 제2지류이자 임진강의 제1지류로 길이는 134.5km에 이르고 강원특별자치도 철원군, 경기도 포천시와 연천군을 잇는다.
‘한탄’이라는 이름은 '크다·넓다·높다'는 뜻의 '한'과 '여울·강·개울‘을 의미하는 '탄'이 어울린 순수한 우리말인데 이를 한문으로 음차하여 클한(漢), 여울 탄(灘)의 한자를 쓴다. 하지만, ’탄식·한숨‘을 의미하는 ’한탄(恨歎)‘과 음이 같고 남북분단의 비극적 역사와 맞물려, ’6·25전쟁 중 다리가 끊겨 후퇴하지 못한 사람들이 한탄하며 죽었다고 해서 불려졌다‘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비장한 사연을 안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으나 옛 기록에 대탄(大灘, 큰여울)으로 기록되어 있어 본래 ‘큰 여울의 강’을 의미하는 명칭이다.

↑↑ 송대소

ⓒ (주)고창신문


▶ 용암대지의 침식과 풍화작용으로 형성된 한탄강 지질공원
희소한 주상절리 협곡으로 평가받는 한탄강 지질·지형은, 화산폭발로 열하(지각 깊이 갈라진 기다란 틈)분출된 용암이 한탄강 유역을 중심으로 그 일대를 뒤덮은 뒤, 그 위를 다시 물(한탄강)이 흐르면서 침식과 풍화작용이 일어나 형성되었다. 한탄강 지질공원은 수십만 년 동안 불(용암)과 물(하천)이 만들어낸 자연의 아름다운 합작품인 셈이다.
철원용암대지(소이산)의 형성에서도 알수 있듯, 우리나라 내륙지역에서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현무암류 용암대지인 철원용암대지는 약 54만~12만년 전(신생대 4기) 한탄강의 발원지인 북한 강원도 평강군 오리산과 680m고지를 중심으로 수차례 일어난 화산폭발에 기인한다. 추가령 구조곡의 지질적으로 약한 부분을 따라 열하분출(裂罅噴出)한 용암은, 철원-평강 용암대지로 불리는 대규모 화산 지형을 형성하였다. 용암이 지표를 메워 평탄한 철원용암대지를 형성할 때 기존의 산지가 용암에 매몰되지 않고 용암대지 위로 섬처럼 돌출된 지형도 나타났는데 이를 스텝토(Steptoe)라 한다. 철원 용암대지 내에 위치한 스텝토는 입지적 조건 상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하여 6.25전쟁 당시 격전이 벌어졌던 장소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아이스크림 고지(철원군 동송읍 하길리, 219m)가 있는데, 6.25전쟁 당시 폭격을 받아 산이 아이스크림 녹듯이 흘러내렸다 하여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 한탄강 협곡의 특징
선캄브리아기, 고생대, 중생대(트라이아스기, 쥬라기, 백악기), 신생대 제4기 시대의 지질이 분포된 한탄강 유역의 협곡은 기암절벽, 하식애, 하식동굴들이 잘 발달되어 있어 지구 과학적으로서 뿐만 아니라 교육적, 경관적 가치가 높은 지질 명소이다. 지질공원 내에 분포하는 지질유산들은 지구를 이루고 있는 물질과 이들 물질의 형성과정 및 지구의 역사와 환경을 이해하는데 귀중한 자산이어서 지구의 미래까지 연구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이다.
용암대지 위를 흐르며, 기존의 물길이 변화된 한탄강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다양한 협곡을 볼 수 있는데 크게 4가지 형태 협곡으로 구분한다.
예를 들면, 포천 대교천 협곡, 멍우리 협곡(일부) 등은 하천 바닥과 협곡의 양쪽 벽이 모두 현무암으로 구성된 경우이고, 포천 아우라지 베개용암, 멍우리 협곡 일부는, 기존에 분포하고 있던 화강암 또는 변성암이 하천바닥을 이루고 협곡의 양쪽은 현무암이다. 포천 화적연, 철원 고석정, 연천 전곡리 일부에서는 하천의 바닥과 한쪽 벽이 화강암 또는 변성암이고 다른 한쪽 벽은 현무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철원 순담계곡, 승일교 부근에서는 하천 바닥과 계곡 양쪽이 모두 기반암인 화강암 또는 변성암으로 형성되어 있다.

▶ 포천시, 연천군, 철원군에 산재한 세계지질명소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은 포천시(493.3㎢), 연천군(273.3㎢), 철원군(398.06㎢)에 걸쳐 총 1,164.74㎢의 면적에 20여 개가 넘는 지질명소를 포함하고 있는데 그중 세계지질공원의 명소로 18개를 꼽을 수 있다.
포천시에는 △화적연 △지장산 응회암 △멍우리 협곡 △비둘기낭 폭포 △포천 아우라지 베개용암 △아트밸리와 포천석 등 6개소, 연천군에는 △재인폭포 △백의리층(미고결 퇴적층) △좌상바위 △은대리 판상절리와 습곡구조 △전곡리 유적 토층 등 5개소, 철원군에는 △샘통(용출수) △소이산(철원용암대지) △직탕폭포 △고석정 △삼부연폭포 △철원 평화전망대(용암 기원지) △송대소 등 7개소이다.

▶ 현무암으로 덮였다가 다시 살아난 고석정(孤石亭)의 옛 이야기
한탄강세계지질공원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은 포천시에 위치한 한탄강세계지질공원센터와 철원군 한탄강지질공원방문자센터가 있다.
수많은 지질명소를 짧은 지면에 다 담을 수는 없으므로, 풍광이 아름다워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지질·관광명소를 중심으로 기술하려 한다.
철원군 지질명소 중 빼놓을 수 없는 곳이 고석정(孤石亭)이다.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일대 한탄강 협곡 가운데 약 15m 높이로 우뚝 솟은 외로운 바위, 고석(孤石)은 약 1억 1천만 년 전(백악기 중기)의 기반암인 화강암이 현무암 용암류에 덮였다가 한탄강의 침식작용으로 다시 드러난 것이다. 주변에 고석정(孤石停)이라는 누각이 있어서 이 일대를 고석정이라는 지명으로 부른다. 일대는 현무암 용암대지 형성 이전의 지형과 함께 현무암질 용암이 기반암 위로 흘러 용암대지를 형성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질·지형 학습장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다.
한탄강 협곡의 탄생은 용암대지 형성으로 기존 물길이 메워지고 강바닥 높이가 높아짐에 따라서 하천이 아래를 깎는 힘(하방 침식력)이 증가되어 나타났다. 하천은 기본적으로 해수면과 높이를 맞춰가려는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인데, 이로 인하여 한탄강이 용암대지를 깊게 파내려가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현무암 용암류에 뒤덮였던 기반암(화강암)의 일부인 고석이 지표로 드러나게 되었다.
고석을 중심으로 일대의 지형을 살펴보면 좌·우측이 비대칭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메워진 한탄강이 새롭게 물길을 내는 과정에서 두 암석의 경계를 따라 침식작용이 활발히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종류의 암석이 만나는 곳은 다른 곳에 비해 침식작용이 쉽게 일어나 오랜 시간을 두고 깊은 계곡으로 변하게 된다. 이같은 영향으로 고석일대는, 기존의 화강암이 위치한 쪽은 비교적 완만한 산지를 이루지만, 용암대지를 구성하는 현무암 쪽은 수직의 절벽을 형성하여 하천 양쪽의 지형이 비대칭을 이루는 것이다.

↑↑ 순담계곡

ⓒ (주)고창신문


▶ 환상의 트레킹 코스, 한탄강 주상절리길
고석정 하류 1.5km에 이르는 순담계곡은 한탄강에서 가장 경치가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힌다. 순담이라는 명칭은 조선 정조 때 인물 김관주가 이곳에 연못을 파고 약초를 재배한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한탄강은 래프팅 명소로 젊은이들이 많이 찾지만, 남녀노소 모두 즐기는 트레킹(trekking) 코스로도 유명하다.
2021년 11월에 준공된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순담계곡을 따라 절벽에 선반처럼 달아서 낸 잔도를 포함하고 있다.
폭 1.5m로 3.6km에 이르는 길 중 1,415m가 잔도로, 중간에 유리바닥으로 조성된 구간은 원하는 사람만 걸을 수 있도록 선택가능하다. 전망대 3개 이외에도 전망쉼터가 10개소 있어서 쉬엄쉬엄 걷기 편리하게 되어있다.
다만, 화요일은 휴무이고, 높은 곳에 조성된 하늘길에서 바닥이 내려다보이는 잔도라는 점을 주의해야 하며, 한번 시작하면 도중에 빠져나갈 길이 없기 때문에 체력을 감안하여 무리하지 말아야한다. 보통 걸음으로 1시간 30분을 걷기 때문에 마실 물을 꼭 준비해야 한다.
신분증을 지참한 철원군민들에게는 무료 개방되지만, 타지인에게는 입장료가 있다. 성인기준 만원이고 65세 이상은 50%할인혜택이 있으며 지불한 금액의 50%는 철원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준다.
입장은 순담 매표소나 드르니 매표소에서 할 수 있는데 햇살의 방향을 감안하여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지 선택하면 좋다. 또한, 높은 곳에서 물건을 떨어뜨리면 찾을 길이 없으므로 휴대폰·안경 등을 목에 걸 수 있도록 준비하기를 권한다.
자동차를 주차해 놓은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오는 왕복 걷기를 할 수도 있지만, 보통 편도 걷기를 마치고 택시나 셔틀버스를 이용하여 출발점으로 돌아온다.
셔틀버스는 주말 및 공휴일에만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 운행한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에는 하늘길(잔도)과 더불어 물윗길도 있다. 계절이 맞지 않아 걷지는 못했지만, 순담계곡-고석정-은하수다리를 잇는 물윗길 코스가 겨울철(11월부터 3월까지)에만 한시적으로 설치된다. 물 위에 띄워 설치한 부표길이기 때문에 유량이 적은 겨울철에만 운영한다는 설명이다. 주상절리길처럼 화요일은 휴무이고 입장료도 동일하지만, 주상절리길과 물윗길을 당일 걷는 사람에게는 50% 할인혜택이 있다.

↑↑ 직탕폭포

ⓒ (주)고창신문

이 밖에도 직탕폭포, 송대소 등 세계지질명소의 절경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지오트레일 코스 등 트레킹 코스가 있다.

▶ 비둘기낭 폭포를 중심으로 구성된 포천 주상절리길

↑↑ 비둘기낭 폭포

ⓒ (주)고창신문

포천시의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한탄강 양쪽으로 걷기길이 조성되어 있다.
△ 비둘기낭 폭포와 운산리 자연생태공원을 연결하는 총거리 6.2km의 구라이길(1코스) △ 비둘기낭 폭포와 중리(온로드테마공원)를 연결하는 총거리 5.6km의 가마소길(2코스) △비둘기낭폭포와 부소천주차장까지 이어지는 총거리 5.3km의 벼룻길(3코스) △ 비둘기낭폭포부터 멍우리교까지 총거리 5.9km의 멍우리길(4코스) △비둘기낭폭포에서 출발하여 비둘기낭폭포로 돌아오는 순환코스로 총거리 6.3km의 비둘기낭순환코스(5코스) 등이 있다.

↑↑ 화적연

ⓒ (주)고창신문

이 밖에도 화적연-멍우리 협곡-비둘기낭폭포 내부협곡을 지질공원해설사와 함께 버스를 타고 투어하는 지오버스투어링 프로그램, 지질공원해설사와 함께하는 한탄강 지질명소 투어프로그램인 한탄강 지오투어링, 교과과정과 연계한 지구과학 심화학습을 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한탄강 지질탐험대, 자연유산을 다양한 체험으로 만나는 특별체험 프로그램인 한탄강 지오야 놀자, 한탄강 자연유산에서 즐기는 1박2일 가족캠핑 프로그램인 한탄강 스테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한탄강세계지질공원센터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글 · 사진 유석영 조창환

고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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