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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질공원의 선봉, 제주 지질공원
제주의 이국적인 분위기는 우리가 일상적인 삶 속에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노마드(nomad)에 대한 동경을 일깨운다. 제주는 그만큼 직접 발바닥으로 느껴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제주는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이래, 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고, 2010년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아름답고 뛰어난 자연환경적 가치를 인정받아 일찍부터 유네스코 3관왕의 명성을 자랑하는 곳이다. 특히, 2010년 제주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것을 계기로 국가지질공원 인증제도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통해, 이 분야에서 선구적이었던 제주의 역할을 알 수 있다. 국가지질공원 인증의 단계를 거쳐 세계지질공원 인증으로 나아가는 일반적인 순서와는 달리, 제주는 2010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되고 2012년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되었던 것이다.
또한, 여기에 람사르 습지[물영아리오름(2006), 물장오리오름(2008), 1100고지 습지(2009), 동백동산습지(2011), 제주숨은물뱅듸(2015)]까지 더해, 제주도라는 동일 지역이 네 번의 국제적 지정 지역으로 인증받은 유일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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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연 폭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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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질명소 방문 전 출입가능시간 등 확인 필수
약 200만 년 전에 형성된 화산섬 제주는 최근까지 발생한 화산활동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어 학술적으로 중요한 곳일 뿐 아니라, 독특하고 아름다운 경관의 신비로움과 웅장함은 발걸음을 떼기 힘든 감동을 준다.
다만, 늘 관광객이 붐비는 곳이므로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로, 즐거움을 같이 누릴 수 있는 마음가짐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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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패류화석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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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가 세계지질공원 대상지역인 제주에서도 대표 지질명소로 손꼽히는 곳은 한라산, 만장굴, 성산일출봉, 서귀포패류화석층, 천지연폭포, 중문대포동 주상절리대, 산방산, 용머리해안, 수월봉, 우도, 비양도, 선흘곶자왈, 교래삼다수마을 13개소이다.
13개 지질명소들은 중앙의 한라산과 교래삼다수마을, 북동쪽에 선흘곶자왈, 만장굴이 있고 서쪽 해안의 성산일출봉과 섬 우도, 남해안의 천지연폭포, 서귀포패류화석층, 중문주상절리대,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동쪽 해안에는 수월봉과 섬 비양도가 위치하고 있어서 제주 전역에 고루 퍼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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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문 주상절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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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명소들은 자연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므로 출입가능 시간을 확인하거나 예약하는 등 방문 전, 정보를 꼭 확인하여, 무작정 갔다가 낭패를 겪는 일을 막아야 한다.
예를 들어 용머리해안의 경우, 10월 2일 출입가능시간은 오후 3시에서 5시였다. 상황에 따라 출입가능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미리 시간을 확인해야 하고 시간에 맞추어 가지 않으면 출입이 불가능하다.
제주는 빼어난 자연환경과 이를 배경으로 한 관광 서비스가 발달한 곳으로 계절별, 상황별로 프로그램이 다양하므로 사전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계획한다면 모처럼 낸 시간과 경제적 투자가 아깝지 않을 것이다.
또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제주의 지형에 대해 기본적인 특성과 용어를 알고 접근한다면 좀더 깊이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짧은 지면에 13곳 지질명소를 모두 담는다는 것은 무리여서 제주의 특징적인 지질현상과 한라산, 성산일출봉에 대해서만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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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머리해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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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산분출물로 형성된 제주
제주도는 신생대 제4기부터 역사시대에 걸쳐 활동한 화산분출물로 형성되었다. 섬의 중앙부에 있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전체적으로 순상화산체를 이루며, 총 길이가 약 419.95㎞에 이르는 해안선은 전체적으로 단조롭고 대부분은 화산암이 노출된 암석해안이다. 제주도의 전체적인 지형은 해안저지대에 발달한 용암대지, 중앙부의 한라산 순상화산체와 단성화산(單成火山 monogenetic volcanoes)으로 크게 구분된다,
한라산을 흔히 순상화산(shield volcano)으로 분류하는데, 순상(楯狀)이라는 한자(漢字)에서 짐작할 수 있듯, 가운데가 볼록한 방패 형상을 떠올릴 수 있다. 비교적 평평한 돔의 형태로, 너비가 넓고, 높이가 낮아 경사면은 완만하고 밑바닥 면적은 넓은 화산이다. 점성이 낮고 유동성이 커서, 흐르기 쉬운 현무암질 용암의 분출과 유동, 퇴적에 의해서 형성된다.
순상화산체인 한라산을 중심으로, 단성화산인 386개의 오름은 제주에 개성을 더한다.
단성화산이란 단 한 차례 분출하고 죽는 화산으로 한 번의 분출에 의해 만들어지며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다. 제주의 오름은 대표적인 단성화산으로, 단성화산체는 한 지역에 무리지어 밀집되는 성질을 갖기 때문에 현대 화산학에서는 단성화산을 독립적으로 보기보다는 화산지대(volcanic field)로서 보는 경향이 있다. 즉, 제주도는 대표적인 화산지대인 것이다.
다양한 양식의 분출이 번갈아가면서 일어나는 겹화산에 비해, 단성화산은 한 번 폭발하고 끝나기 때문에 화산모양은 그 한 번의 분출 방식에 의해 결정되는데, 분출되는 마그마의 성분과, 마그마가 올라오면서 마주치는 물의 양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가장 흔한 형태의 화산인 분석구는 현무암질 마그마가 물을 만나지 않고 그대로 분출된 것으로 제주도에 분포하는 대부분의 오름이 분석구이다.
반면, 마그마가 지하수나 호수, 강 혹은 얕은 바다에서 터지게 되면 그 물의 양이나 특성에 따라 응회환(tuff ring), 응회구(tuff cone) 등 수성화산체가 만들어진다.
응회환과 응회구는 둘다 마그마가 분출하면서 물을 만나 형성되는 수성응회암(hyalotuff)이 모이고 쌓여 만들어진 수성화산으로서, 영어 표현인 ring(고리)과 cone(원뿔)의 차이처럼, 응회환은 높이에 비해 넓이가 넓으며, 응회구는 넓이에 비해 높이가 높은 화산체를 일컫는다. 제주에서 응회환으로 잘 알려진 곳은 산방산 아래 용머리 해안이고, 응회구로는 성산일출봉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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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방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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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치기해변과 성산일출봉의 참 아름다운 조화
제주 동부에 위치한 성산일출봉은 약 5천 년 전에 분출한 화산으로 지름이 약 600m, 화구륜의 최고 해발고도가 180m, 화구 바닥의 해발고도는 90m인 응회구이다. 현무암질 마그마가 얕은 해저에서 분출하여 해수면 위로 성장한 섯치형(Surtseyan type) 화산으로, 바닷물이 화구로 공급되며 수성화산 분출을 일으켰기 때문에 습한 분출(wet eruption)이 일어났다. 물에 흠뻑 젖은 화산쇄설물이 사면 아래로 흐르고, 축축한 화산재가 바닥에 들러붙는 등의 현상에 의해 마치 걸쭉한 밀가루 반죽이 흐르다가 굳은 모양의 연흔(ripple)을 비롯하여 섯치형 수성화산 분출로 만들어지는 거의 모든 종류의 퇴적구조들을 간직하고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
성산일출봉이 가장 아름답게 돋보이는 광치기해변 이야기를 빼놓는다면 너무 섭섭할 것 같다.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 사이의 광치기 해변은 제주올레 1코스의 마지막 구간으로 성산일출봉의 옆모습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는 사진명소이다. 해변의 모래는 오랜 세월에 걸친 현무암의 풍화작용으로 검은색을 띄며 굵은 입자에서 가는 모래로 변화한 시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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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승생악에서 본 한라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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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산이 제주이고 제주가 곧 한라산
‘한라산이 제주이고 제주가 곧 한라산’이라는 구절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공식일 것이다.
제주도 순상화산의 중심 봉우리인 한라산은 해발고도 1950m로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정상부의 백록담 분화구와 영실기암의 가파른 절벽, 약 40여 개의 오름 등 여러 화산지형을 포함하고 있으며 1966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고 197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전술한 바와 같이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한라산 탐방코스로는 어리목(총 6.8km), 영실(총 5.8km), 성판악(총 9.6km), 관음사(총 8.7km), 돈내코(총 7km), 어승생악(총 1.3km) 탐방로를 소개할 수 있는데 이 중 한라산 정상, 백록담까지 오를 수 있는 길은 한라산 동쪽 코스인 성판악탐방로(편도 4시간 30분 소요)와 북쪽 코스인 관음사탐방로(편도 5시간 소요)이다.
한라산은 기상변화가 심해 등반을 위해서는 날씨 확인이 필수적이고, 물과 간식, 등산복, 등산화 등 철저하고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며, 시간, 체력 등이 많이 소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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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월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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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마 한라산, 어승생 오름
여러 제약으로 백록담 정상까지 등반하기 어렵다면, 꼬마 한라산으로 불리는, 왕복 1시간 코스 어승생 오름(해발 1,176m) 탐방으로 한라산 등반의 기분을 느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어승생’은 ‘임금님께 바치는 말’이란 의미로, ‘말’이 조선시대 제주 특산물로 이름이 높았다는 역사를 상기시킨다.
진입로부터 정상까지 나무 계단이 편리하게 설치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어려움없이 등반할 수 있고 정상에 오르면 한라산 정상이 마주 보이며 아래로는 제주 해안의 광활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와 등반의 묘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주의깊게 살펴보면 한쪽에 콘크리트 군사 시설도 보인다. 2차 세계 대전 말기 제주도를 마지막 결전지로 삼은 일본 군대가 이곳에 설치한 토치카로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한편에 버려두지 말고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이용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 한달살기를 하면서 하루 한코스씩 탐방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만큼 지질공원과 함께 하는 제주의 모든 순간이 좋았고, 충분히 소개하지 못한 아쉬움을 접으며 글을 마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글 · 사진 유석영 조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