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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커뮤니티 살리고픈 작은도서관, 광승서가

2023년 11월 08일(수) 11:54 [(주)고창신문]

 

탐방 - 해리면 광승서가(서가지기 권영섭)


주민 커뮤니티 살리고픈 작은도서관, 광승서가


↑↑ 서가지기 권영섭

ⓒ (주)고창신문

“어쩌까잉~” 예쁜 사투리가 좋아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의 청정 자연이 좋아서, 30년 가까이 몸담았던 조선대학교와 가까운 거리라는 점 등 서울 남자 권영섭(67) 전 조선대학교 교수(공과대학 선박해양공학과)가 정년퇴직 후 해리면 광승리에 사는 이유는 많고 많다.
지난 10월 15일 해리면 작은도서관 ‘광승서가’는 많은 손님으로 북적였다. 마을 어르신 위로연 겸 광승마을의 작은 도서관을 홍보하기 위한 국악잔치가 열린 날이었다.
조용하던 마을에 설장구 덩기덕쿵덕 장단을 치고 판소리에 부채춤까지 ‘국악한마당’이 펼쳐져, 동네 사람들이 모두 어울려 신나는 한 판 춤사위로 격의 없이 하나가 된 시간이었다.
‘자생적 치유문화란 이런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한 참가자는 “소규모 행사였지만, 우리 동네에서 우리 이웃이 같이 어울려 노래하고 춤추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달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 11월 개관 1주년을 맞은 광승서가를 찾아, 권영섭 서가지기를 만났다.

▶ 서울토박이가 해리면에 터를 잡은 이유는?
광승서가는 내 오랜 꿈의 시작이다. 아직 완성된 꿈은 아니고 앞으로도 시간이 많이 흘러야 한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지치지 않고 공을 들여야 비로소 무엇인가 나타날 수 있는 긴 여정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시절에 읽었던 덴마크의 엔리코 달가스의 이야기가 그 꿈이 시작된 바탕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엔리코 달가스는 황무지에 나무를 심어 거친 땅을 옥토로 바꾸고, 전쟁으로 실의에 빠진 덴마크 국민들에게 용기와 삶의 의욕을 불러일으킨 영웅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 시절의 어렴풋한 동경은 유학시절, 영국에 체류하면서 정원과 수목원 문화로 좀 더 구체화된 듯하다. 특히 관계가 살아있는 시골마을의 커뮤니티(공동체) 속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이왕이면 자연의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곳에서 살고 싶었고, 거기에, 지는 해를 바라볼 수 있는 바닷가 어촌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아름다운 해안의 낙조가 있고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자연이 살아있는 고창이 후보1순위가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정년을 10여 년 앞두고 5개년 계획을 세워 고창에 정착하기 위한 ‘고창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조경 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하고, 건축 관련 서적도 많이 읽었다. 가장 기본이 되는 ‘터’를 찾기 위해 처음에는 심원면을 중심으로 알아보았다. 국악을 너무 좋아하여 ‘진채선’ 생가가 있는 심원면에 자리를 잡고 싶었다. 5년이 훌쩍 지나도록 땅조차 구하지 못할 정도로 여러 상황이 녹록치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으니 결국 8년 만에 자금 사정을 헤아린 적당한 ‘터’를 찾았다. 비록 낙조가 보이는 곳은 아니나, 바다가 가까이 있다는 사실로 위안 삼는다.

▶ 왜 작은 도서관인가?
일단 나 자신이 책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전공은 해양공학이지만, 젊은 시절부터 관심사가 다양했고, 전공 분야를 깊이있게 공부하면 할수록 인문학적 소양이 꼭 필요함을 깨달았다. 오른쪽 시력의 악화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인간과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욕구는, 여전히 닥치는 대로 책을 읽는 독서열로 나타나는 것 같다.
젊은 시절, 영국과 미국에서 생활할 때, 종종 찾은 마을도서관과 그곳 사서의 친절함, 박식함에 대한 좋은 추억도 도서관지기가 되고 싶은 동기를 부추겼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로렌조 오일’에서 아들의 불치병을 고치기 위해 온갖 서적을 탐독하며 치료법을 찾는 주인공이, 예민한 마음에 사서를 닦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주인공의 신경질을 유머와 함께 선선히 받아주는 중년 사서가 등장한다. 그 서비스 정신에 감동을 받았고, 그런 사서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오랫동안 저변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광승서가라는 작은 공간을 통해 마을 사람들의 관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젊은이들은 떠나고 홀로 혹은 둘이, 평생 농사일을 하며 살고 계시는 어르신들에게 다른 종류의 삶의 기쁨을 드리고 싶었다.

ⓒ (주)고창신문

▶ 앞으로 광승서가를 이끌어 가실 방향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자생적인 마을공동체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고창에 내려와서 안타깝게 느껴졌던 것은, 현수막은 난무하는데 정작 삶에 필요한 주민소통은 찾기 힘들었다. 현수막 문화가 아니라 게시판 문화가 절실하게 느껴졌다. 광승서가가 광승리의 게시판이 되었으면 좋겠다. 주민들이 생산하는 소량의 농산물을 비롯하여 ‘사고 파는 정보’도 교환하고 마을의 물물교환이 이루어지는 기회도 마련하고 싶다. ‘커뮤니티가 살아있는 작은 도서관’이 광승서가를 만든 목적이자 앞으로의 목표이다. 마을 어르신들이 편안함과 여유를 느끼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문화적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듯,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노인회장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어르신들을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수락하였다. 작은 변화지만, 이러한 변화가 큰 흐름을 만들 것이다.
‘광승’이라는 마을이름이, 수많은 별똥별이 떨어진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광승리 밤하늘에 소원을 비는 마음으로 광승서가를 지켜나가겠다.

유석영 기자

고창신문 기자  .
“서해안시대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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