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후, 이 시대 우리의 삶은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까?
시간의 거름망은 무엇을 걸러내고 무엇이 남길까?
유리 건판에 담겨 우리에게 소개된 인류의 100년 전 생활상은 그런 질문을 던지며 사색의 단초를 제공한다.
완주군 소재 카메라영상박물관(관장 조창환)이 주관한 「100년 전 생활상」(Life in the Early 20th Centruy展) 사진전이 10월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삼례문화예술촌에서 열렸다.
전라북도와 완주군의 후원으로 열린 이번 사진전에는 20세기 초반 유리건판에 찍힌 세계 각국 인류의 생활상을 담은 사진이 전시되었다.
‘유리건판’은 유리에 감광제를 도포한 흑백필름의 원형으로, 1871년 영국인 리처드 리치 매독스(Richard Leach Maddox)가 발명하여 전 세계에 보급되었다. 1870년대 후반부터 1920년대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었으며 플라스틱베이스 필름이 보급된 후에도 1980년대까지 사용되었다. 해상도는 필름보다 뛰어나지만, 무겁고 커서 깨지기 쉽다는 단점과 연속 촬영이 불가능하다는 특성 때문에, 필름이 등장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카메라영상박물관이 소장한 유리건판은, 조창환 관장이 호주와 뉴질랜드,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수집한 자료로, 이번에 그중 39점을 확대 인쇄하여 전시하였다. 여행길에 우연히 전시장을 찾았다는 한 부부는 “그 어떤 여행보다 값진 체험이었다”며 “한 자리에서 시간여행과 세계여행을 다 한 기분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

|
|
ⓒ (주)고창신문 |
|
조창환 관장은 “많은 관람객이 이번 전시에 흥미를 보이며 설명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리건판과 같은 역사 속의 물건 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키고자 하는 의지일 것이다.”고 말했다. 덧붙여, “속된 표현으로, 돈도 안되고 보관 자체도 힘든 일이어서 가끔 허탈감을 느끼지만, 이러한 일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고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시간이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유석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