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전 이현곤 개인전이 고창문화의 전당 전시실에서 20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다.
(사)한국미술협회 고창지부(지부장 권애란)가 주관하고 고창군이 후원하는 ‘제2회 고창세대공감예술인전’ 전시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 작가는 「나무에 비친 글씨 그림자」를 주제로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누구든 보면, ‘집에 들여놓고 싶다’는 욕심이 들 법한 나무 식탁이며 찻상, 도마, 찻잔 받침을 비롯하여, 그림인 듯 독특한 글씨체로 쓰인 서예작품도 눈에 띈다.
한때는 농협에 근무하기도 했고, 오랜 스카우트 활동으로 최고 직책인 교수가 되어 스카우트 교수 훈련소에서 강의 경력도 있는 하전 작가는 한국미술협회 회원이자 고창 전 지부장으로서 전북예술인상, 고창예술인상을 수상하였고 2022년에는 애향대상을 받았다.
전시장에 들어서니, 작품이 공간에 너무나 자연스러워, 그만 전시작품이라는 사실도 잊은 채 작품 「식탁」에 앉아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 서예와 그림, 조각을 넘나드는 새로운 경지를 어떻게 구축하셨는지?
한 단계가 지나면 다음 단계로 들어서듯 자연스럽게 이어져 온 것 같다.
예전에 서예 속에 사군자가 있고 낙관을 새기는 조각 즉 전각이 포함되어 있듯, 나에게는 글씨나 그림, 조각이 하나의 맥락이다.
서예를 한 세월만 따져도 50년이 넘는데 글씨를 쓰다보니 글씨를 빠개고 싶었다. 즉, 기존의 글씨를 탈피하여 내 취향대로 나만의 글씨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조선시대 문인들이 서예를 하다가 붓을 씻어가며 농담(濃淡)으로 한 수 휘둘러 사군자 문인화를 그렸고 점차 가볍게 색을 담기 시작한 담채(淡彩)가 나온 것처럼 글씨를 쓰다보니 그림도 그리고 싶었고 그림을 그리다보니, 이제 종이가 아니라 나무에 새기고 싶었다. 또 서예를 하는 사람들이 차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차 도구를 많이 만들게 되었다.
▷ 전시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모든 작품이 다 소중하다. 전시된 다반(찻상)들을 보면 겉면이 도료를 칠한 것처럼 반질반질한데 그게 다 손으로 밀어서 만든 작품들이다. 거친 표면이 유리처럼 반들거릴 정도면 어느 정도의 시간과 힘과 정성이 들어갔는지 짐작할 수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앉아 있는 식탁도 온전한 하나의 나무판이 아니라 나비장으로 잇고 붙여서 장식한 식탁이다. 비뚤어졌으면 비뚤어진 형태 그대로 살리고 못생긴 부분을 개성으로 보완하면, 처음에는 쓸모없는 것처럼 여겨졌던 나무도 누구나 탐나는 물건으로 변신한다. 이 나무 찻잔 받침을 불빛에 비춰보면 투명하게 보이는데 이 받침도 버려진 나무로 만들었다. 호박처럼 투명하게 보이는 가운데 부분이, 소나무가 죽지않으려고 송진을 분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예술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사물을 보는 다른 시각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죽은 나무에도 생명을 불어넣는 힘이 되는 것이다.
내 작품을 사람들이 좋아한다면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드러나고 표현되어 편하게 쓸 수 있는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공감을 얻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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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회를 여신 소감은?
혼자 작품에 몰두하며 고독감이 있었는데 의외로 많은 분이 전시회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한편으로는 놀랍고 울컥했다.
수없이 많은 세월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며 그래도 지금까지 견디고 지내온 자신과 아내에 대해 고맙다는 생각을 하였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안식구의 힘이다. 불편한 몸으로 고생이 참 많은 안식구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은 표현할 길이 없다.
요즘은 후손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한다. 후손들에게 남겨주고 싶은 문화를 만들고 싶다. 우리가 선조들에게 받은 만큼만이라도 물려줄 수 있는 자랑스런 문화 발전을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유석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