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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농악이 진화하고 있다. 진화를 통해 종을 보존하는 자연 법칙처럼, 고창농악은, ‘샤이닝 고창’에서 근사한 현대적 변신으로 감동을 주고 있다.
7월 6일 개막하여 9월 14일까지 토요일 상설 공연으로 이루어지는 ‘샤이닝 고창’은, 무형유산 고창농악이 쌓아온 기록영상과 사진을 비디오아트로 활용하면서 농악공연에 감성적 이야기를 입혔다. 고창농악을 지켜온 사람들, 고창농악을 이어갈 사람들의 영상스토리는, 한 분야에서 경지를 이룬 사람들의 삶이 주는 감동과 함께, 흥겨운 ‘굿’으로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무대공연이 끝나면, 함께 즐기는 ‘뒷굿’으로 농악 본연의 어울림을 살려, 여운을 신명으로 마무리한다. ‘샤이닝 고창’의 주인공, 고창농악을 알아보기 위해, (사)고창농악보존회 구재연(53) 회장을 만났다. 구재연 회장은 2020년 제8대 회장으로 취임하여 현재 제9대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이 고향인 구 회장은 대학 시절 풍물패 활동을 계기로 고창농악과 인연을 닿아, 농악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 고창에 왔다. 구 회장은, 당시엔 아무것도 없는 맨바닥이었는데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모르겠다고 웃으며, 하지만 지금 생각해도 참 잘했다고 말한다.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고창농악의 매력이 무엇인지 물었다. ▷ 농악에는 어떤 매력이 있는지? 농악을 칠 때 가장 행복했다. 사람이 가장 행복한 순간은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고 집중돼 있을 때이다. 보통, 무슨 일을 하면서도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정신이 분산되기 마련인데 농악은 마음을 오롯이 집중시키는 힘이 있다. 농악 자체가 치유인 것이다. 생활이 고달프고 한이 깊을수록, 화려한 고깔모자와 색색의 띠를 두르고, 서로의 애환을 나누는 교감으로 그 순간만큼은 모두 주인공이 된다. 또한, 다른 사람과 같이 어울리면서 ‘하나’로 수렴되는 퍼포먼스이기 때문에, 혼자 있을 때는 느낄 수 없는 큰 에너지와 성취감이 있다. ▷ 고창농악의 역사와 특징을 소개하신다면? 고창농악은, 호남우도농악의 정수로 꼽히는 전통문화유산이다. 해방이후 고창을 중심으로 왕성하게 활동했던 박성근 패의 명맥이 이어졌고, 1993년 고창농악 전수가 시작되어 1998년에는 고창농악보존회가 발족되었다. 1998년에서 2005년까지 기능보유자로서 정창환(고깔소고춤), 황규언(상쇠), 정기환(설장구) 선생이 전북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2006년에는 고창농악보존회가 사단법인으로 등록되었고, 2014년 이후 보존회와 전수관이 합병 운영되고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농악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다. 고창농악은 빠른 윗녘 가락과 느린 아랫녘 가락의 중간에 위치하여 간이 잘 맞는다는 평에 걸맞게, 착 감기는 맛있는 농악이다. 전국적으로도 농악이 가장 센 곳이어서 고창에서 잘하면 전국, 더 나아가 세계에서 농악을 제일 잘하는 사람인 것이다. ▷ 회장으로서 보람을 느꼈던 일은? 여러 가지 일이 많지만, 그중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전수 활동을 멈추지 않았던 것을 가장 잘한 일로 꼽고 싶다. 아무리 엄중한 시국이라도 농악 전수의 불씨를 꺼뜨릴 수는 없었다. 50페이지에 달하는 방역 매뉴얼을 만들어 철저히 대비했고 방역 수칙 준수 등을 엄격하게 적용하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수활동을 이어갔다. 나중에는 문화재청에서 우리 매뉴얼을 달라고 할 정도가 되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팬데믹 이후에도 공백없이 전수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 향후 계획이 있다면? 보존회의 가장 큰 목적은 고창농악 전수와 대중화로, 많은 사람에게 고창농악을 알리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문화재로서 가치가 있으니까 보존해야 돼’라기 보다는, 사람들이 좋아하고 누리는 현재적 문화로서, 시대를 초월하여 장수하는 고창농악을 만들고 싶다. 읍면마다 조직된 농악단을 활성화하고, 군민 대상 예술전통학교를 운영하며 미래세대가 경험할 수 있도록 학교를 찾아가는 농악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군민과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형식의 공연도 매년 진행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인 행사로는 ‘샤이닝 고창’이 있고, 8월 31일 ‘꽃대림 굿’을 준비 중이다. 꽃대림 굿은, 농사일을 한숨 돌리는 벼꽃 필 무렵에, 농민들이 서로의 노고를 다독이고 풍년을 기원하며 한판 걸지게 놀던 잔치였다. 이를 모티브로, 현시대에 맞게 재해석하여 세련된 농악, 다양한 만족을 드리는 공연을 만들고자 한다. 많이들 오셔서 같이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고창농악은 수많은 분의 열정과 노력을 담고 있다. 행정과 의회가 한뜻으로 지원해주셨고 농악인들의 열정이 바탕을 이루었다. 그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지속 가능하고 사랑받는 고창농악을 이어가고 싶다. 아무리 좋아서 하는 일이라지만, 주말도, 저녁도 없이 일하는 농악인들을 보며,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과 안정적인 활동 기반 마련이 시급함을 느낀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농악에 대한 군민 관심과 사랑이 중요하다. 전수관에 오셔서 장구채를 한 번 들어보시면 그 매력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가져주시고 직접 참여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유석영 기자 / 사진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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