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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유점마을’

2024년 08월 07일(수) 11:49 [(주)고창신문]

 

우리동네이장님 - 유점마을 배동길 이장


부모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유점마을’


ⓒ (주)고창신문

사서삼경을 배우며 인간의 도리를 배우는 고창의 유점마을을 다녀왔다. 신림면 가평마을을 지나 구비 구비 계속 올라가니 능선 꼭대기 쯤에 유점마을이 있다. 마을의 풍경은 단장이 잘 되어 깔금하다. 전형적인 한옥마을을 예상하였으나 현대적인 일반 양옥집들이 대부분이다. 밭에는 고구마나 옥수수 등 일반적인 밭 작물 보다 아름다운 정원수들이 많았다.

▶유점마을 이장과 마을 소개
유점마을의 이장은 올해 만으로 74세인 배동길씨이다. 배동길 이장은 민족종교인 갱정유도를 믿는 집안에서 태어나 도를 숭상하는 분위기에서 성장하였다. 젊은 시절 폐병으로 2년간 자리를 보전하게 되면서 수행에 깊이 정진하게 되었다. 여수가 본향이지만 처가와의 인연으로 고창에 오게 됐다. 수행하기 좋은 장소를 물색하던 중 지금의 유점마을이 인적이 드물고 산세가 좋아 함께 수행하던 이들을 불러 마을이 형성되었다. 마을이 형성된 지는 35년이다. 현재 유점마을은 10여 가구에 4~50명에 이르는 주민이 살고 있다. 한 가구에 아이들은 평균 3~4명이 있으며 마을에 유아기의 아이들이 너댓 명 정도 있다. 배동길 이장으로부터 시작된 세대가 지금 3세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마을의 주요시설
마음을 수련하기 위한 수련관과 주민들이 모이는 회관, 아이들이 공부하는 서당이 있다. 서당 옆으로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작은 놀이터가 있다. 수련관은 마을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고 산세가 험하여 찾아가 볼 수 없었으나 서당은 마을의 훈장(기범수)에게 허락을 받은 후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었다. 기범수 훈장은 유점마을과 근접한 왕림마을 출신인데 올해 48세로 생각보다 젊었다. 어릴 적에 마을 서당에서 공부를 한 후 남원과 대전, 지리산 청학동의 서당에서도 수학하였다고 한다. 유점마을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지 않고 서당에서 사서삼경을 배운다. 그리고 왕림마을과 유점마을은 근접하여 함께 행사를 하거나 자주 모인다고 하였다.

▶마을의 생계수단
유점마을의 주 생계수단은 농사이다. 배동길 이장은 “나는 입에 풀칠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은 옛날 사람들과 생각이 틀리기 때문에 일반 작물 보다는 돈이 되는 특수작물 위주로 키운다.”고 하였다. 주로 체리, 딸기, 정원수를 키운다.

▶배동길 이장이 말하는 유점마을의 정신
도를 닦고 전통을 따른다고 해서 세상과 단절하여 사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 외부인들의 출입을 금하던 시기가 있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가끔 취재에 응하고 오는 사람을 막지 않는다. 이 시대에는 물질과 권력을 추구하고 살다 보니 나를 돌아볼 기회가 없다. 마음공부를 하면 해가 될 일이 없다. 모든 사람은 부모의 마음을 타고 난다. 부모에게는 열 손가락에 하나도 미운 손가락이 없다. 세상의 모든 이들을 부모의 마음처럼 바라본다면 어느 누구도 미운 사람이 없을 것이다. 사람은 소우주라 한다. 내가 하늘의 마음을 가진다면 작은 일에 연연하거나 애태우고 누구를 미워할 일이 없을 것이다. 사람의 품성은 하늘에서 받았다. 그 품성이란 바로 ‘인의예지’이다. ‘인’이란 지금 시대가 말하는 ‘사랑’을 뜻한다. 모두가 평등하게 갖고 있는 품성이다. 그래서 하늘 아래 누구나 평등한 것이다. 사람들이 산업화 시대에서 자신의 목적만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다 보니 내 마음에 있는 하늘이 준 품성을 잊고 살아간다. 그래서 수시로 내 마음을 돌아 봐야 하는 것이다. 모두가 나를 잊고 살아가서야 되겠는가? 세상의 어느 한 곳에서라도 이런 하늘의 뜻, 사람의 선한 품성을 지키고 살아가는 곳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미정 기자

고창신문 기자  .
“서해안시대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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