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플라톤은 공권력을 가진 사람은 재산은 물론, 가족도 없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개인의 사적 영역을 배제했다. 개인의 권리가 중시되는 자유 민주주의사회지만, 민중을 포함하여 힘 있는 사람들의 공공의식 정도는 공동체의 수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일반인에 비해, 고급 정보를 접하기 쉽고 공권력을 집행하는 공직자가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은 더할 수 없이 크다.
공무원이 직무상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하여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해서는 안되며, 아무리 말단 공무원이라 할지라도 공공기물을 자신의 사유물로, 공권력을 자신의 힘으로 착각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고창군이, 일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적용 중인 공직자 재산등록 의무를 비서실 전 직원까지 확대하고 더 청렴한 고창군을 만드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심덕섭 군수가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이번 조치는 공직자 청렴성과 윤리성을 높이기 위한 군수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법적 규제는 없지만, 내부 규제를 통해 공직자의 경각심을 고취하고 가까운 주변부터 단속하겠다는 신호로 보여진다.
최근 불거진 공직사회 관련 부패사건과 군민들이 기대하는 공직윤리에 대한 기준이 더욱 엄격해진 상황에서 민원 최일선에서 일하는 정무·별정직 공무원 또한 청렴을 몸에 배도록 하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공직자 재산등록’은 『공직자윤리법』에 의거, 공직자 본인은 물론 배우자와 직계 가족이 소유한 부동산, 예금, 주식 등의 재산 내역을 등록하고 매년 변동 사항을 신고하는 제도이다. 이에 준하여 비서실 전 직원이 올해 하반기부터 재산등록을 할 예정이라고 감사팀은 전하고 있다.
한편, 『공직자윤리법』은 공직자 및 공직후보자의 재산등록, 등록재산 공개 및 재산형성과정 소명과 공직을 이용한 재산취득의 규제, 공직자의 선물신고 및 주식백지신탁,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 및 행위제한 등을 규정함으로써 공직자의 부정한 재산증식을 방지하고, 공무집행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등 공익과 사익의 이해충돌을 방지하여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가져야 할 공직자의 윤리를 확립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이다. 1981년 12월 제정된 이래 60여 차례의 개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대상자는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정무직 공무원, 4급 이상 공무원(경찰·소방·국세·관세 등 특정분야는 7급 이상) 등이다.
또한, 2021년 12월부터 시행 중인 『고창군 공무원 부동산 신규취득 제한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고창군 9개 부서(신활력경제정책관, 세계유산과, 농업정책과, 산림녹지과, 종합민원과, 환경위생과, 도시디자인과, 건설과, 상하수도사업소)는, ‘제한부서’(부동산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거나 이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로서 이에 속한 공무원은 9급이라 할지라도 직무관련 부동산을 신규취득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재산등록 대상자가 되면 법에 근거하여 성실하고 정확한 재산신고 의무가 발생하며 보유 재산의 누락 및 관련 의무 위반 시에는 징계 의결 등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된다. 다만, 재산공개대상자는 지방자치단체장 및 1급 이상 공무원 등에 한정되어 있으므로 재산등록의무가 있다고 해서 공개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재산등록 의무는 직위를 이용한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예방하고 공직윤리 확립을 위한 중요한 제도”라며 “모든 공무원이 공정하고 투명한 업무처리를 통해 군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석영 기자